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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冊)

정조의 비밀편지

by Khori(高麗) 2013.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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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조의 비밀편지

안대회 저
문학동네 | 2010년 0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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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찾아보니 2009년의 일이 아래의 사진과 함께 세간에 이목을 끌었던것 같다. 왕의 어찰이 추가로 발견됬다는 기사를 듣고 시간이 한참 흐른뒤, 이웃집 블로그에서 본 글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다고나 할까?  기록과 역사를 통해서 정조라고 하면 영조의 탕평책을 계승하고, 왠지 젊고 도전적이며 진보적인 개혁군주의 틀로 자연스럽게 기억된다. 교육의 역할이지만, 정조란 인물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아보는 것은 또 각자의 몫이라 생각한다. 


                    <출처 : 한국일보>


조선왕조실록 단권짜리 책과, 이덕일소장의 조선의 왕을 말하다와 독살설에 대한 책을 따로따로 본 경험으로, 내 입장에서는 책에서 마지막 부분에 대한 의견에 보다 공감이 간다. 물론 후자의 주장중에도 그 책에서 자세히 언급된 기록들이 있는 편은 충분히 납득할 만한 추정이란 생각도 있다. 그러니 조선왕들에 대한 독살논쟁이 존재하는 것이라 본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책을 통해서 역사의 기록이 분명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입장을 대변하지만, 전부 사실인가에 대한 의문은 계속될 것이라본다. 또 새로운 사료들이 발굴됨으로써 새로운 역사인식은 진행형일지도 모르겠다. 발견된 297통의 어찰은 그 계기를 만들었다고 본다.


책에서 노론, 소론, 시파, 벽파도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더 자세하게 당파를 나누어 설명한다. 전체의 상황을 파악하기 위함이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역사교육에서 벽파의 영수 심환지와 정조란의 군주의 프레임만 생각해도 그 편지에 대한 내용들은 자못 궁금하다. 


사대부의 나라에서 왕이란 매우 어려운 직업임에 틀림없다. 어제본 광해를 떠나, 왕이 몇일밤을 지새우며 격무로 지친 일상을 말할때에 그도 한낫 사람의 감정을 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절대군주임에도 다른 나라와 같이 절대권력을 휘두르지 못하는 왕이 조선의 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편으로 그가 심환지에게 지시하고, 경고하는 것들이 자신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라고도 생각든다. 게다가 노회한 한 당파의 영수를 대하는 과정에서 젊은 왕이 겪어야하는 고충은 이루말할 수 없다고 생각해 왔는데, 정조와 심환지와의 편지를 보면 사뭇 재미있다. 


전체의 틀을 짜고, 앞과 뒤에서 쉴세없이 자신을 위한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교류하는 모습은 요즘으로보면 공작정치라 비난받을 수도 있겠다. 물론 왕명을 충실히 따르지 않기도 하는 신하의 모습은 또 내가 인식하는 사대부세력의 존재감을 잊지않게 한다. 


그렇지만 그 시대의 상황과 제도를 인정하는 기준으로 본다면 정조는 공식적인 제도와 절차외에도 나와 다른 생각을 갖은 사람과의 소통, 견제를 편지라는 형식을 통해서 시도했다고도 생각한다. 모든 시각을 내가 살고 있는 기준으로 판단하면, 과거는 그 의미가 퇴색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가 그 시대로부터 살아오고 있다는 사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요즘과 같이 인터넷이 발달된 시대에 살았다면 정조는 e-mail계정이 엄청 많았을 것같은 상상과 게시판에 댓글도 익명으로 육두문자도 불사하고 자주 달만한 성격임에는 분명한것 같다. 독서량을 생각하면 아주 기발할것도 같고.."건더기"같은 표현을 보면 아주 재미있을것 같은 분임에 틀림없는듯 합니다. 일은..좀 오케스트라 지휘자같을듯 해요..^^;;


전에 "조증"이란 책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적 성향으로 언급되었던 것이 정조에 대입해도 잘 맞아 떨어지는 듯하다.


    

      <좌측 정조, 우측 심환지, 출처: daum>



책의 내용이 조금 동어반복이 많기는 하지만 사진자료, 어찰을 통해서 정조의 인간미, 정치적 상황등을 잘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6편의 문장과 언어에서 주자학을 공부하고 사대부중의 사대부인 군왕이 이두와 언문을 어찰에 같이 쓴다는 점은 매우 신선하다. 


이두라고 하면 설총시대라고만 생각했지 그 이후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특별히 배워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呵呵(꿎짖을 가)라는 의미가 껄껄이라고 해석되었는데, 요즘 자주쓰는 ㅎㅎ와 같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사람들사이에 남은 속담과 고사, 표현방식을 한자식 표현이 아니라 그대로 표현한 것은 참 재미있습니다. 책에서도 뒤죽박죽이란 말을 한자식 표기속에 넣어본것을 보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됩니다. 문체반정을 주정하고, 사대부의 나라 왕이면서, 본인은 또 그와 다르기도 한 모습은 재미있네요. 우리는 높은 자리에 간다는 것이 성취를 이뤄야한다는 명제에도 동의하지만, 무의식적으로 높은 자리의 사람은 성인이 되어야한다는 전제를 깔때가 많은것 같습니다. 그들도 하나의 사람이고 우리와 같은 고민도 많은데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통해서 정조란 인물이 조금 다혈질로 비춰진것이 뜻한 바를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던 한 인간의 모습으로 보이는것 같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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