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생의 인기를 멀리하더라도 바둑과 바둑판에 펼쳐진 다양한 이야기들은 셀 수 없이 많다. 그 만큼 인생을 살아가며 희노애락에 자유롭지 못한 감성적인 측면을 잘 반영해주기 때문일까? 대국자들의 경쟁과 실력의 겨룸이란 측면에서는 장인과 같은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또 다른 희노애락과 고저를 보게 해주는 모습을 반영해 준다. 그런 점에서 바둑은 세월을 흘려보내는 잡기처럼 보기도 하고, 고도의 두뇌와 수리, 논리력의 장이기도 하다. 마치 세상의 축소판처럼...
국수(國手)라는 명을 통해서 그의 화려한 실력과 이력을 말할 필요가 없다. 그 명이 스스로에게 찾아오기까지 펼친 노력과 깨닫음을 기대했다. 왜냐하면 각 분야의 차이는 존재하고, 스스로의 실력도 차이가 있지만 일가를 이룰 실력을 이끌어내는 사고와 내가 직장인으로 살아가는 분야의 공통점은 무엇일까를 기대했다. 틈틈이 괜찮은 신간을 장바구니에 담다가 무작정 산 이유이다.
난 그의 서문이 참으로 좋다. 치열한 반상의 검투사가 오랜 풍상을 겪고 살아온 이야기와 내려놓고 살아가는 의미를 적어 두었기 때문이다. 그 이야기가 나도 그처럼 나이가 들어서 내려놓을 것이 조금이라도 있어야 할텐데..그것이 걱정이다.
상당히 현실적이고, 철학자와 같은 깊은 내공을 낼 수 있는 것을 통해 누구보다도 치열한 삶을 살아왔다는 반증이다. 넣은 것이 없으면 나오는 것이 없다. 넣은 것이 없는데, 나오는 것이 있다면 인간의 영역이 아니라 신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직관적이고 물질적인 상상외에도 인간의 두뇌속에 어떤 것을 넣을 것인가는 각자의 노력과 통제에 의해서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어떤 신념과 용기를 갖는가는 더 중요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넓게보고 깊게 생각하며 나의 생각속으로 빠져드는 것이 아닐까 되짚어 본다.
더 넓게 보기 위해서 지식을 쌓고, 이렇게 체득된 지식을 바탕으로 보이는데로 냉철하게 바라보며, 내가 지향하는 바를 위해서 셈과 예측을 해보고, 틀리면 어제의 나를 돌아보고 오늘의 나를 가다듬는 것이 말과 글로는 쉽다. 하지만 일상에서 그것을 실천하지 못하는 나는 아직 프로페셔널하지 못하다는 반증이다. 사회에 진출해 대부분이 프로페셔널의 삶을 살아간다고 말하지만 내가 아직 동호회수준인지, 아마츄어인지 프로페셔널인지는 나를 통해서 타인들이 결정한다. 우리에게 공부와 생각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이다.
우리는 답이라고 하면 책에서 말한 수학의 정석과 같이 딱 떨어진 확실한 결과물로써만 바라본다. 만약 수학문제가 일정 시간안에 풀지 못하면 문제가 바뀌도록 할 수 있다면 실력은 확실하게 들어날 수 있다. 이런 말을 들으면 미친거 아니냐고 항변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변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 속에서 계속 살아가는 존재성을 구축해야한다. 지나가는 시간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어느정도 보증되는 시간을 계획할 수는 있다. 시간을 예측할 수 있는 것, 그것은 고수의 생각법과 같은 스스로의 성찰을 구축해내야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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