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이것저것 사두고 쌓아두는 것이 습관화되는 현상을 보인다. 난세에 답을 말하다라는 사기책은 사무실에 두었더니 종적이 묘연한다. 서문을 읽다보니 이 책이 또 그 책을 크게 손보아 다시 내놓은 책이라는 말에 내게 쌓여가는 취향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나타나는 구나 한다.
내가 갖고 있는 사기와 관련된 책이 7-8권이나 된다. 원본을 통한 2.5~3천년전쯤의 사람들의 생각을 그 시대에 맞게 보는 것은 역사학자들 몫이다. 나는 사기란 책을 통해서 사람의 알고리즘을 보려는 생각이 잠재되어 있다.
요즘과 같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불안정성과 춘추전국시대라는 이합집산과 새로운 시스템의 변화와 전쟁을 통한 변화의 속도가 사람에게는 비슷한 속도로 체감되었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기술의 발달로 지금의 변화속도가 빠르겠지만, 일부 예측할 수 있는 부분과 정보취득방법이 있기에 변화를 조금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불과 20년전만으로 회귀하자고 해도 몸에 익힌 물질문명의 편리함은 삶에 큰 장벽이 될것 같다. 그리고 그 문제는 사람의 문제이지 기술의 문제가 아니다.
그럼점에서 과거를 통해서 개인들의 희노애락과 삶을 끌어가는 모습, 세상의 다양한 변화속에서 바보부터 천재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보여주는 인간 알고리즘의 기록..이는 단순한 재미를 넘어 심오한다. 작은 기록과 온갖 군상의 통찰은 천재에게서만 나오는 것도 아니며, 주어진 상황을 치열하게 넘어서고자 하는 자들에게서 나온다는 것이다.
이런 좋은 사례가 살아가는데 성공하는 법을 알려준다고 감히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망하는것을 피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준다는 것은 감히 말할 수 있다. 이런 저런 책을 통해서 원전에 입각한 해설과 해석에 주의를 두는 책들이 많지만, 사기 전문가로 이름을 얻은 김영수 저자는 자신의 견해를 각 이야기에 입각하여 덧붙인다고 생각한다. 그점이 순혈주의자들이 어찌볼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비록 인간이 25백년전과 지금도 같다는 생각을 하지만, 더디게라도 문명이 발전하는 것은 인간의 사고가 개선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아쉬운 점은 인간의 문명은 발전하지만 인간의 알고리즘은 흥망성쇄와 같이 고저가 있는 시기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인지 사기와 관련된 책은 무엇인가 답답하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보게 되는 것 같다.
책의 주제가 너무나 방대하기에 그 내용을 요약한다는 것은 무모한 짓이다. 하지만 원전의 해석과 더불어 세상속에서 사기의 내용이 반짝이는 그 이유를 지금에 비추어 볼 수 있도록 구성된 면이 있다. 그것에 인간에 대한 애정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래동안 갖고 있다고 항상 좋은 마음을 갖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진심으로 바라보는 것이 지금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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