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Relationship이라고 하면 후자가 더 그럴싸해 보인다. 그렇다고 그 내용이 명료하게 무엇이다라고 말하기 어렵다. 사람과 일이 어떻게, 왜, 어떤 상태로 연결되었는가를 이해하는 일이고 시간의 흐름 속에 이런 복잡한 연결이 어떻게 왜, 어떤 상태로 변해가는지 이해하는 일이다. 동시에 주체적인 나를 통해서 만들어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 맘대로 되는 것은 세상에 하나도 없다. 얼추 비슷해질 뿐이지.
효과적인 결과를 얻는다는 것은 실타래처럼 복잡한 것을 보이는 대로 잘 관찰하고, 타인의 마음을 내 마음만큼 소중하게 생각하여 진심을 담아서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 그래도 사람들은 기억과 추억이란 저장소에 '지 억울한 것과 지 좋은 것'만 기억하는 본능적 습관이 있다. 이런 말을 하면 다들 좋다고 웃던데 다들 그런가? 가끔 궁금할 때가 있다.
파스텔톤이 엽서 두 장만큼 마음이 차분하고 따뜻해지는 책이다. 공감, 용기, 소통, 운명이란 4가지 키워드로 관계와 안목을 풀어가고 있다. 기계도 연결하려면 프로토콜이 맞아야 한다.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와 교집합을 만들면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교집합에 해당하지 않는 다른 점들은 또 다른 가능성과 잠재적 위험을 안고 있다. 반목이 될 수 있고, 교집합이 커지는 이유가 될 수 있고, 애매하게 불편하고, 신경 쓰지 않을 부분, 모르는 부분 투성이다.
책에서는 용기, 용서와 같은 이야기들이 많지만 조금 생각해 보면 작은 배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한 용기는 용서 위에 존재할지 모른다.
무례하고 막무가내를 일삼는 사람들과 마주하면 사람들은 당황하고 얼떨결에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책을 읽다 옛날 생각이 난다. 심각한 막무가내는 맞대응을 해봐야 시끄럽기만 하고 피곤하다. 막무가내가 원하는 일을 해준다. 그리고 계속 묻는다. "일케요?, 이게 아니가? 그럼 저케요?" 그러면서 정작 원하는 부분 근처는 아예 갈 생각이 없는 건 인지상정 아닌가? 다음엔 막무가내 요청이 나오자마자 먼저 하겠다고 한다. 오히려 막무가내가 말린다. 싸워봐야 좋을 일도 없고, 이렇게 해두면 나쁠 일도 없다. 그렇다고 자주 하면 꼬리가 밟히는 법이고. 항상 웃는 낯으로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지금 돌아보면 좀 못됐나? 막무가내를 너무 많이 만나서 쓸데없는 기술이 많이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조촐한 변명을.... 갑자기 이런 잡기술을 정리해서 세상에 뿌리면 세상이 아주 익사이팅하겠다는 장난기가 발동하지만 참는 걸로. 그렇지 않아도 세상은 요란함으로.
나는 진정한 용기란 바꾸지 말아야 할 것,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을 지킬 때 필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그 생각은 솔직함과 진심을 품고 있어야 한다. 하나는 가족이고, 하나는 관계로 이루어진 사람들의 안위가 걸릴 때? 후자는 그렇게 해도 좋은 소리 기대하기 힘들 때도 많다. 베푼다는 생각을 가지면 기대를 지우고 베풀어야 후회도 후환도 없다. 내 삶을 지탱하면 하라는 작가의 말에 공감한다. 제 한 몸 간수하지 못하면서 무엇을 하겠나? 그 마음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그 마음이 오래가도록 실력과 도량도 함께 키워야 한다. 먼저 주고받을 마음이 아예 없으면 마음이 편하다. 아이들 세배 돈 줄 때처럼 하면 된다. Give & Take는 자주 쓰는 말이지만 Take & Give는 쓰지 않는다. Take 먼저 하는 놈치고 주는 놈을 보기 매우 드물다.
사람들은 자신의 안목의 크기와 기대(호기심, 욕심, 욕망)로 움직인다. 각자의 입장에서 상대방은 항상 경천동지 할 일과 결과를 만들고, 저들의 눈에 나도 그렇다. 나이가 들어가면 놀래 자빠지거나 화를 내는 것이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을 잘 알게 된다. 화내 봐야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기력만 딸린다. '그럴 수도 있지"라며 그 이유를 더듬어 보는 것이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훨씬 좋다.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고. 그러나 모든 일을 대하는 사람마다 임계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선을 넘으면 winter가 매우 quickly 하게 coming 할 뿐.
소통은 쉽지 않은 분야다. 제 아무리 잘나도 모든 것을 갖은 사람은 없다. 공자님이 나보다 못난 놈들 만나지 말라고 한 것은 원래 그 의미는 아니지만 문자대로 해석하면 아주 좋은 방식이다. 아는 놈이 참지 모르는 놈이 참는 법은 드물다. 세상 나가보면 다들 이런저런 이유로 나보다 못난 놈들이란 생각이 충만하니 세상이 시끌벅적한 것도 당연한 일이다. 스스로 잘난 맛이 없다면 먹구름 낀 염세적 세상 같아 더 재미없을 것 같다. 남들 다 저렇게 살아갈 때 좋은 방향으로 다르게 살아갈 관찰력, 좋은 생각, 실행력,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을 더하면 그것이 격, 수준이 된다. 이 또한 내가 매일 가꾸고, 만들어 가는 날을 쌓아 인생을 만들 뿐이다.
역지사지 참 좋은 말이다. 세상을 사는 지혜를 품은 말이다. 세상에서 하나를 빼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나 하나 빼면 의미가 아주 달라진다. 역지사지란 말에도 "나"라는 존재의 가치가 있다. 특히 타인의 생각에 대한 해석 문제는 나로 인해 결정된다. 그런데 해석 문제에 항상 면죄부를 요구하는 것도 본인들이다. 타인에게 역지사지를 강조하고 내가 천방지축으로 날뛰면 사지가 잘 붙어 움직이는 것을 감사하며 살아야 한다. 그래서 묻고 듣고 진심을 다해 상대방을 다하는 것은 중요하다. 세상은 상대적이고, 그 속에서 나도 정체성과 변화를 담느라 바쁘다. 나에게 담은 작은 부분을 누구에게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관계는 변하는 것이 아닐까?
운명이란 말 참 솔직하다. 어떨 땐 이렇게, 저럴 땐 저렇게 내가 쌓아 온 경험과 배우고 익힌 지식과 이해를 함께 해 나가는 과정이 이어지다 운명이라니? 이 말에 세상은 기대하지 않았던 것을 준다는 말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기대하지 않았던 것은 또 복잡 요란하게 연결된 사람들의 관계에서 나오고, 내가 알지 못하는 관계가 나에게 나비효과처럼 다가오는 것일 수도 있다. 물음표가 붙은 기대하지 않은 상자가 폭탄인지 화수분인지 우렁각시인지 알 수 없다.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대부분 "꽝"이라는 사실이다. 이거 다행 아닌가? 스스로 운명이란 이름으로 추정면 "다 내 내 탓이지 뭐, 이 폭탄이 그냥 왔겠어?"라는 생각 정도다.
시도 때도 없이 더러운 빨래가 오면, 아무 때나 대주는 빨래판 신세가 될 필요는 없다. 내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그리고 진심을 담아 사람들과 교류하고, 경청하고, 배려하고, 자신을 지키는 범위에서 베풀고, 가끔 욕도 하고 그렇게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 욕도 안 할 거라 생각되는 성인군자 코스는 고난의 행군이라 생각한다. 체력과 멘탈도 되지 않기에 그쪽엔 얼씬도 안 하는 걸로. 사람은 분수를 알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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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율 저
더퀘스트 | 2022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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