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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연 (劇)

주말의 명화가 생각난다 - 빠삐용(★★★★)

by Khori(高麗) 2019.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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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삐용... 주말의 명화에서 마지막 절벽을 뛰어내리는 장면이 기억난다. 지금은 기억의 왜곡이 생길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2월 개봉작인데 개봉된지도 몰랐네.

 

 사랑을 눈앞에 두고 살인 누명을 쓴 빠삐. 손버릇으로 먹고 살고, 그 손버릇으로 세상과 단절된다. 드가는 유가증권 위조로 잡혀 온 백만장자다. 그에게도 사랑하는 부인이 있다. 단절된 두 사내는 하나는 기이나의 감옥생활과 탈옥을 위한 돈줄로, 하나는 그 험난한 생활속의 보디가드로 가까워 진다. 그 두 사내의 이야기가 서서히 펼쳐진다. 마지막 주인공인 빠삐와 드가의 장면과 앙리 살리에르의 실제 사진과 이야기를 대조함으로 과거 억압의 시대속의 우정, 사랑을 이해하기 좋다.

 

 범죄자들을 보는 편견도 존재한다. 폭력적이고, 사람을 속이는 일은 잘못된 것이다. 어른이라는 기준과 인간의 사회적 약속을 보면 그렇다. 보다 본능적이라고 할 수 있고, 저차원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지능범죄는 좀 다르다. 하지만 그들도 인간이고 인간이 갖고 있는 다양한 생각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기준이 존재한다. 모든 범죄자가 의리가 없고, 배신을 일삼고, 이익을 위해서 관계를 파국으로 몰고간다고 할 수 없다. 그렇게 만나서 그들의 우정, 의리,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다.

 

 빠삐가 드가에 물었다. 부인이 이곳에 갇혀 있다면 얼마나 쓰겠냐고? 드가는 내가 갖은 모든 것을 쓰겠다고 했다. 다시 빠삐가 물었다. 그럼 부인은 너를 위해서 얼마나 쓰겠냐고? 안보면 멀어진다. 부인이 자신의 변호사와 결혼을 했다고 그 탓만 할 수도 없다. 그러나 매일 본다고 좋은 관계가 철철 넘쳐나는 것도 아니다. 

 

 사람의 말(信)에 믿음이 가야 신뢰가 생긴다. 사람은 한다고 말하고 안하기 때문에 그 행동으로 판단한다. 그들이 마주치고, 배려하는 과정에서 빠삐와 드가의 신뢰는 한없이 차곡차곡 쌓여간다. 드가는 그림을 그리고, 장자의 나비처럼 훨훨 날아갈 수 없는 속박의 장소에 남는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자유를 얻었으리라고 생각한다. 절벽을 날아 블루오션으로 달려간 빠삐도 또 다른 자유를 얻으리라..

 

 영화를 보며 지금 선진국이라고 떠드는 나라도 과거의 행태를 지금의 눈으로 보면 개판 오분전이다. 문명 국가같은 소리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유럽중세 영화에서 감옥에 끌려가면 어서 죽여달라고 하고, 한국이나 중국의 왕조 영화를 보면 살려달라고 빈다. 그 대사의 차이가 심각한 문화적 수준과 문명 수준의 차이를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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