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는 내가 바라는 것과 현실 사이 어딘가에 있다
오늘날이 무척 덥다. 동남아시아 국가 어디랑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조금 더 햇볕이 강렬하다면 중동의 날씨에 버금갈 듯하다. 이런 날에 동네 마실을 나갔더니 머리가 어지럽고 왜 밖엘 나갔는지 후회 막급이다. 서점에서 스마트 팩토리 관련 서적을 찾아봤는데 별로 신통치 않다. 사실 날이 느무느무 더워서 눈에 글씨가 잘 안 들어온다. 찾고자 하는 것은 못 찾았다. 내일은 도서관엘 가봐야겠다.
무엇보다 하늘님이 돋보기를 나한테 정통으로 맞춰놓고 졸고 있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너무한 거 아녀? 즉당이 해야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가게 문이 닫혔는데 멋진 손글씨가 적혀있다. '날이 너무 더워서 6시 이후부터 장사합니다'라는 글을 보니 이 양반이 훨씬 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횡단보도 앞의 가판대도 문이 닫혔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쉽니다 - 주인'이란 평범한 글을 보고 웃음이 나온다. 꼭 '주인'이라고 써야 하나?
조금 더 걷다 보니 옥수수와 만두를 판다. 이렇게 더운 날 물을 끓이면 사우나랑 무슨 차이가 있나? "어휴, 더워서 고생이 많으시겠어요?"라고 했더니 "그렇지 않아도 내일은 쉬려고요"라는 우문현답을 하신다. 그런데 옥수수와 만두는 왜 에코백에 잘 안 들어가냐? 집에 돌아와서 샤워를 하고 나니, 속옷은 아랫도리만 두 개 들고 왔네. 분명 윗도리도 하나 챙긴 것 같은데. 이럴 땐 쉬는 게 지혜롭고 슬기롭고 현명한 것 같다.
일상에서도 희망, 목표, 꿈이란 것이 있다가 없어졌다 한다.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문득 우리가 희망, 목표, 꿈에 다다르는 것을 너무 직선적이고(사실 앞만 본다는 생각) 일차원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의문이 든다. 꼭 전화위복을 말하지 않더라도 뒤로 얻어걸릴 때가 있고, 샛길로 빠졌다 행운의 여신과 날벼락을 맞기도 한다. 어쩌면 현실은 입체적 공간의 한 부분이고 꿈이란 입체적 공간의 다른 지점이 아닐까? 앞만보기 때문에 상하좌우전후라는 입체적인 각도에서 꿈이 어디로 변화하는지 봐야 하는 것 아닐까? 꿈이 틀린 것이 아니라 내 나침반의 오류가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나침반을 찾는 것이 사진 속의 전구처럼 지혜, 슬기로움, 아이디어 이런 것일까? 아니지 자이오센서는 되야겠다. 나침반은 아닌듯. ㅎㅎ
지식을 많이 쌓는다고 지혜롭지 않다. 해본 적 없는 지식암기는 현실에 아주 작은 피상적인 의미만 갖는다. 해본다는 것이 바라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실행이고 지식과 경험이 그 과정에서 현실과의 차이를 각인시켜 준다. 그때 조금씩 아주 찔끔찔끔 지혜 한 방울쯤 떨어진다. 그 한 방울이 이렇게 더운 날 나를 쥐어짜듯 해야 나올동말동 한 것 같아. 음청 짜.. 하여튼.
주말 오전부터 쓸데없이 분석 자료를 만들고 잔소리 듣고, 엉뚱하게 블로그를 하나 만들고 뭘 너무 열심히 했어. 쉬어야겠다. 치맥먹자고 했더니 마나님 널부러져 반응이 없네.. 허허..
#아무말 #덥다 #지혜 #입체적인식 #근거없다 #따지지말자 #천상잡부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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