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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사고는 나만 치는 것도 아니네. 왜 이래?

by Khori(高麗) 2023.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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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이 시작됐다. 7-8월 여름 한낯의 더위만큼 지루하고 태풍처럼 요란한 여름이 가고 있다.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시원해지고, 내가 좋아하는 계절이 오고 있다. 9월 첫날부터 월평균 수주의 30%를 받으니 기분이 좋은 것도 사실이다.

 

 휴가 다녀온 팀장 녀석은 까무잡잡하게 탔다. 뜬금없이 베트남에 가서 숙취 해소제(누구 먹으라고?), 파스(나 쓰라고?), 면역용 의약품(왜에?) 이런 걸 주섬주섬 꺼내준다. 하긴 일주일 동안 살림하랴, 고객 대응하랴 정신이 없긴 했다. 그래도 없는 동안 수주도 많이 받고 없는 사람 표 안 나게 일을 열심히 해놨지. 요즘은 기고만장해서 '나 없으면 어렵죠?'라고 놀리던 녀석에게 '너 없어도 내가 잘하지?'라고 해 주려다 말았다. 이런 말을 하면 그런 쓸데없는 나쁜 생각을 하면 안 된다고 종일 잔소리를 하기 때문이다. 명절도 오고 조금은 풍성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보다 지인 엉아 일을 커지고 있어서 걱정이다. 해외영업 할 사람이 없어서 조금씩 도와준다고 틈틈이 하던 일이 너무 열심히 했나? 나도 이유를 잘 모르겠다. 전장 관련 사업이라 내가 하고 있는 일과 한 다리 건너서 비슷한 분야도 있고 잘 이해하는 부분도 있지만 거리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럴 땐 잘 모른다는 사실을 스스로 잘 알아야 한다. 대신 그렇기 때문에 용감해져야 한다. 초짜가 틀리는 것이 당연하고 그것이 배우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용감하게 시장개척을 한 달 정도 해줬는데.. 운이 좋았다.

 

 논의 업체를 통해서 Tesla에 입찰기회가 주어졌다. 난리가 났다. 정말 나는 모르는 일이다. 해당 분야 세계 10위 업체 중에 1곳에는 견적을 낸 셈이고, 한 곳은 협력사 등록을 진행검토 중이고, 다른 한 곳에는 미팅을 이야기하고 있다. 잠깐 저길 가자고 하면 어떻게 하는 거냐? 하다 보니 일이 저질러져서 고민 중이다. 10월 출장에 따라온다고 할 때부터 알아봤어야 하는데, 내일 조금 하고 자봉단 24시간일 거 같다. 내가 봐도 한 달 만에 일이 너무 벌어진 것 같다. 물론 지인 엉아가 자기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하더니 진짠가?? 아냐 아냐 알 수 없지.

 

 내 실력이냐고? 그건 아닌 거 같다. 일이 이렇게 쉽게 될 리가 없는데, 용감하게 물어봤는데 이상하게 쉽게 됐다고 해야 하나? 딱히 설명할 방법이 없다. 무턱대고 유수 기업 임원에게 look at me once 했더니 오호 그래, 내가 도와줄게 이런 일이 발생한 일을 뭐라고 하나. 그게 무섭다. 사실 폭망하면 그 원인을 정확하게 알고(안 봐도 비디오란 소리가 나옴), 얼결에 잘 되면 애 성공했는지 알 수가 없다. 이게 잘못하면 불행의 씨앗이라고 해야 할까?

 

 사업적으로 대문이 열렸다고 사업관계가 구축된 것은 아니다. 들어갔다가 멍석말이를 할지 나도 알 수가 없지. 하긴 이 일 때문에 24년 만에 지인도 다시 만나게 됐다. 그분도 연락사무소에서 어였한 한국지사 대표이사님가 되어 계셨다. 이렇게 저렇게 잘 이야기를 하고 있다. 희한하게. 오늘 낮에 엉아네 회사에서 나보고 어떤 놈이냐고 물어본단다. 자봉단인데 나한테 왜 이래. 요즘은 자봉단이 아니라 119처럼 아무 때나 연락이 오신다. 허허 나도 회사를 다닌다고요. 사실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저녁에 연락이 또 오셨다. 일찍 주무시는 양반이 1, 2, 3, 4 번호 매겨서 메시지라기 보단 훈령이 왔다. 지난번엔 우리 집 앞에 사무실 사겠다고 해서 막 웃었는데, 진짜 사무실 사러 나가신단다. 헐 ㅡㅡ;;;;;;;; 나 회사 못가나??? 우리 팀장 녀석 쓰러질 텐데. 그리고 협력사와 고객사도 난리가 날 텐데, 큰일이다. 회사를 해고한 뒤, 오라는 회사들 다 물리치고 팀장 녀석 하고 이제 2년 지지고 볶아서 이제 20억 규모의 사업을 만들며 보람도 있었다. 애정이 갈 수밖에 없다. 그런데 난 사무실 사러 나간다는 양반을 보면, 난 그림 다 그렸다는 말인데 아이고.. 이걸 둘 다 전력으로 해야 하면 가랑이가 찢어지는 게 아니라 가위로 찢어서 해야 하는데 그럼 정말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하고.. 어떻게 보면 해볼 만도 하고... 주인님한테 물어보니 '할 수 있을 때해라, 네가 나이가 적은 게 아니다'라니 이건 무슨 말이냐? ㅡㅡ;;;; 마치 '머슴교육헌장' 이런 건가? 아리까리하네.

 

 허허 밤은 깊어가고 1이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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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라 모르겠다. 아이고 그새 뭘 또 보내신다. 더 커졌네 더 커졌어. 아~ 몰라 몰라. 

 

#점입가경 #설상가상 #왜이래? #천상잡부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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