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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얼굴을 알고 있는가? - 소로스 투자 강의

by Khori(高麗) 2021.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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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의 연금술'을 읽다가 집어던진 후 소로스에 대한 생각은 '재귀론, 쳇.. 나한테 제기랄이다. 뭔 말을 이렇게 어렵고 복잡하게 해. 은유법과 비유법도 안 배웠어'라는 감탄사가 첫 번째였다. 두 번째는 '아니지... 내가 머리가 무척 나쁜가 봐'라는 좌절의 벽이 도래했다.

 

 딱딱한 검은색 알을 이리저리 흔들어보며 뭔가 들었다는 근거 없는 확신은 드는데 알을 열어볼 방법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것 중 하나가 진실에 관한 생각이다. 이 책을 통해서 소로스가 포터의 사고, 세상의 관찰, 투자 세계 분석과 대응에 대한 자신의 틀을 갖고 있고, 철학자와 같은 모습을 보이는 이유도 이해할 수 있다.

 

 세상에 진실이 존재하고, 진실의 온전한 모습을 본 사람, 봤다고 생각하는 사람, 내가 바라본 단면이 모든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내가 바라본 단면을 의심하는 사람 수많은 오류와 왜곡이 존재한다. 그 와중에 너는 제대로는 보고 있는 거야? 보이기는 하는 거야?라고 묻는 소로스는 참 재미있는 분이다.

 

 소크라테스를 빌어 '스스로의 무지를 자각하라'는 말을 할 수 있지만 동시에 '배운 거 하나라고 제대로 알자'라는 생각도 할 수 있다. 이 두 가지의 생각이 교차하며 장점을 고도화할 수 있고, 단점을 보강할 수 있고, 장점을 추가하기 위해서 노력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본질을 깨닫고 공자의 말처럼 '일이관지'할 수 있는 깊이가 한 분야에서 실력을 입증받을 수 있는 일이다. 동시에 최진석 교수의 노자 해설에서 '보이는 대로 봐'라고 하는 말도 진실에 다가가는 방법이다. 결국 인간은 하나에 매달려 작은 명작과 큰 망작을 만드는 과정이 가는 것을 지양하고, 지식과 진실의 융합을 통해 세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확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한다. 

 

 생각과 현실, 희망과 현실, 인식과 현실, 진실과 현실 이런 다양한 구조속에 시간은 흘러 우리가 미래라고 부르는 방향으로 전진해간다. 덧붙여 '나는 정상, 제대로, 생각하고, 인식하고, 진실에 근접하고 있는가?'란 문제를 계산하기 시작하면 머리가 아프다. 1차 방정식, 2차 방정식까지는 그럭저럭 괜찮은데, 3차 방정식부터는 슬슬 두통이 생기고, 4차 방정식은 배워본 적은 없으나 반드시 현타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다르게 표현하면 평면적인 인식과 검토는 그럭저럭 쓸만하고, 입체적 분석부터는 오류가 증가하며 망작이 다발로 나온다. 입체적 분석과 변화라는 부분을 대입하면 계산보단 욕이 먼저 나오는 것이 인간 아닌가? 소로스가 확실한 결론이 어려운 것은 이런 문제가 아닐까 감히 생각해 본다. 

 

 그런데 일상 속에서 인간은 생각, 실행, 계산, 검증, 상황 변화, 인식, 조정과 같은 다양한 input, process, output을 만들며 살아간다. 이 책을 읽고 소로스, 나심 탈레브, 버핏의 계산 본질은 유사하고, 방법적인 차이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특히 자신의 계산을 통해 우리가 확률이라 부르는 가능성을 점검하는 방식으로 수렴되는 투자분야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나 삶과 세상의 관계 속에서도 이러한 판단은 현명하고 지혜로운 방향으로 인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이 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용에 나오는 집기양단과 같은 끊임없는 노력이 결과에 가깝도록 수렴시킬 뿐 획일적 반띵과는 거리가 멀다.

 

 

이 책을 보고 좋은 점은 

 1) 재귀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2) 누구나 아는 인간의 불완전성에 대해서 아주 조금 깊이를 더할 수 있다 (더 안다고 해도 오류, 오류 가능성은 줄지 않는다. 영화 '이터널스'에서 인간에 대한 품평을 잘 찾아보시라)

 3) '세상 왜 이따구야?'라고 말하기 전에 '원래 인간이 만든 인위적인 세상은 그따구야'라는 것을 이해하고 세상을 아주 조금 더 정확하게 바라볼 가능성이 도모하는 일의 좋게 변화할 확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진실이다.

 

 2010년에 나온 책이고 미래에 대한 의견을 품고 있다. 그가 예측한 미래의 시간에 읽고 부질없는 복기로 보면 꽤 괜찮게 미래를 바라보는 현명함이 있다. 그러나 현재를 살아가는 내겐 그런 사유와 실행을 보며 앞으로 내가 살아갈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대단한 것은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영역에 따른 역할과 선(善.. 착하다니기보단 부합한다는 의미로)을 추구하는 생각, 실행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 아이들 놀이와 프로게임은 다르다. 세상을 움직이는 방식과 투자의 방식은 다를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은 나도 생각이 같다. 이 두 가지 모두가 인간 문명임으로 그 안에서 역할과 협력의 방식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 경계에서 야바위를 하는 놈들이 계속 나오는 것이 문제다. 별거 있어? 쉽게 뭔가 챙기려는 것이지.. 이런 것이 인간이 갖고 있는 오류 아닌가? 그래서 아쉽지만 소로스가 바라는 완벽하게 열린사회는 기대일 뿐 우리가 얼마큼 완벽함에 수렴하는가 디커플링 되어 따로 노는가가 시대의 수준을 결정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번역이 처음 접한 금융의 연금술보다 매끄럽고, 강의 형식이라 내용의 이해가 쉽다. 꽤 재미있고 괜찮은 책을 읽었다고 생각한다.

 

#조지소로스 #재귀론 #열린사회 #칼포퍼 #투자 #철학 #독서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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