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산 책에서 가장 가벼운 녀석이라 먼저 읽기 시작했다. 웬걸 차라리 두툼한 책이 더 쉽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괜찮은 투자라고 생각한 결정이 손실을 만들고, 우연히 얻어걸린 수익처럼 그렇다. 다시 돌아보면 내가 책의 내용을 더 세밀하게 확인하고 읽었다면 책을 읽는 순서는 변경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 변경이 책을 더 몰입하고 읽을 상태를 찾는다면 도움이 될 것이지만, 나중에 읽는 것보다는 지금 대충이라고 읽고 내용을 본 것은 아주 큰 도움이 된다. 책 속의 다양한 표현 방식을 흉내 내며 내가 책을 읽은 느낌을 써봤다.
어느 정도 다른 책을 읽고 이 책을 읽는다면 나는 '투자의 사고력', '투자에 관한 정신자세 훈련과 태도에 관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그레이엄의 배제하는 방식(negative arts)을 집합과 여집합을 이용한 관념적 확률로 이해하고 있다. 그렇게 봐야 하는 이유를 하워드 막스는 다양한 원칙과 사례를 설명하면 2차적 사고라고 말하고 있다. 특히 리스크 관련 그래프와 분포의 생각은 아주 좋다. 스스로를 돌아보면 여러 책을 읽으며 비슷한 사고를 조금 갖게 되었고, 아마도 노자를 보면서 더욱 그런 생각을 많이 해온 것 같다. 왜냐하면 2차적 사고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감안한(또는 준비하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최근 경제학도 수요 공급만이 아니라 나의 수요와 지출이 타인이 공급에 대한 태도와 수입이 된다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자산의 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동시에 자산가치 하락의 이유가 적립되는 것과 같다는 말을 의미한다. 결국 최적화 지점은 타이밍으로도 설명이 가능하고, 가격이라고도 설명할 수 있으며, 내재가치와 가격의 편차가 가장 클 때라고 할 수 있다. 이 모든 상황이 같은 의미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 편차가 가장 큰 지점이 플러스의 의미이면 매도할 때도이고, 마이너스를 의미하면 매수할 때이다. 이성적으로는 그렇지만 겉모습은 모두들 팬덤이 불어 그곳으로 달려가고 있거나, 그곳으로부터 멀어지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탈동기화될 정신, 분석, 실력,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떨어지는 칼을 잡는다는 표현이 있다. 아무 때나 떨어지는 칼을 잡으면 손에 피나기 쉽다. 안전하게 손잡이를 잡을 실력이 있거나, 바닥에 떨어졌을 때를 파악해서 잡거나, 손을 안전하게 보호해줄 뛰어난 마법의 장갑(내재가치에 대한 자기 판단)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통해서 더 배운 점은 리스크다. 사실 리스크는 나심 탈레브의 '행운에 속지 마라'라는 책이 훨씬 어렵고 재미있다. 이 책에서도 많이 언급되고, 조지 소로스의 '금융의 연금술'을 보면 화가 날 정도로 알아먹기 힘들다. 이 책은 아주 친절하다. 내 이해가 맞는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통상적으로 우리가 말하는 high risk, high return의 표현은 틀린 것은 아니지만 절대라고 할 수 없다.
High에는 기준이 없다. 이 기준은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기준점(내재가치 측정 또는 안전마진)이 존재하고 이 보다 얼마나 높은 프리미엄(=스프레드, 기대 수익률)의 가능성을 갖고 이야기하는 원칙이 중요하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원칙을 스스로 잘 다듬고 지켜나가는 것이다. 기준 없는 high risk의 결과는 no return, bankruptcy, insolvency과 같은 경우의 수를 포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르면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대충 읽은 책처럼 대충 아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을 통해서 보면 나는 그래도 방어적 투자자에 가깝다. 실력은 없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내 투자의 과정을 보면 큰 손실은 없다. 사전에 투자 대상을 나름대로 분석하고 선별하기 때문일 수 있다. 2차적인 사고는 초보적인 수준이다. 실행과 용기는 그래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을 하지만 인내심의 부족이 가장 크다. 사실이 아닌 기회비용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회비용을 생각하는 이유를 돌아보면 순환과 주기에 대한 자기 주관적 사고 때문인 것 같다. 내가 무엇을 맞추는 것에 대한 만족이 투자수익보다 우선순위가 되고 있으니 게임을 엉뚱하게 한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마친 요즘 투자한 주식이 순환매의 흐름이 아니라 순환 떡메를 맞고 나락으로 떨어졌다. 전체적인 상황으로는 내 스스로도 납득이 잘 되지 않지만 다른 리스크와 경우에 수에 대해서 더 많이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이럴 때 특정 기준을 갖고 관찰하던 녀석이 내가 생각하던 가격대에 다다르면 잘 참아야 한다. 과거에는 손실과 기대이익을 트레이드오프를 종종 했던 것 같은데 이것이 손실을 더 키운다는 것을 배웠다.
어제는 시간이 나서 다시 그들의 실적을 재검토해보고, 연초에 추정해본 나름의 내재가치를 다시 돌아봤다. 내려온 가격이 심히 불편하지만 아직 내가 예측한 범위 특히 마지노 라인에 가깝게 있긴 하다. 그렇다면 조금 긍정적인 가능성이 존재하지 않는가?라고 질문하면 충분히 긍정적인 가능성이 존재하고 현재의 손실 규모보다는 훨씬 큰 수익 가능성을 내포한다고 생각한다. 그럼 무엇이 문제인가? 결국 손실에 대한 내 불편한 마음이 보다 이성적 판단을 하는 것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고 그런 생각이 들자 몇 주라도 더 사볼까 하는 무모한지 용감한지 그런 생각도 든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왜냐하면 미래는 알 수 없고, 내 분석과 현실을 또 다를 것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상은 내가 생각한 방향으로 움직일 때도 내 생각과 한치의 오차 없이 일치하지 않는다. 세상이 내가 생각한 반대방향으로 움직일 때는 내게 떠 오른 안 좋은 생각과 한치의 오차 없이 일치하는 경향이 생기거나 심지어 뛰어넘는 일이 생긴다. 인생에서 올바르게 사는 것이 이런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라면 투자에서는 제정신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기초라는 생각을 한다.
그런 점에서 투자에서 철학을 말하고 원칙을 제시하는 책은 상당히 유의미하다. 경기 규칙을 잘 아는 것도 중요하고, 경기를 대하는 마음가짐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모든 인위적인 문명은 인간을 지향하지만, 인간이 만든 모든 인위적인 제도는 불안정하고, 오락가락하며, 변덕은 시도 때도 없이 부리는 인간들에 의해 결과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것이 정확하다고 바라보는 시각이 항상 제정신이라면 세상, 세상 속 투자시장은 변화가 거의 없을 것이다. 변화가 없다면 손실도 수익도 없는 밋밋한 세상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한다. 머리만 문제가 아니라 마음도 문제아지.. 그걸 깜박했네. ㅎㅎ 하여튼 12월까진 존버 정신을 숭상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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