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게임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는다. 개인에게 차이가 있을것이고, 스포츠 영화가 실패하지 않는 이유인 드라마틱한 부분과 역경을 듣고 성공을 차지하는 진부한 스토리때문은 아니다. 내게 퍼펙트 게임은 목표를 향한 사내들의 열정을 느끼기 때문이다. 물론 누군가에겐 한심하게 볼일 수도 있지만..
내가 국민학교시절 OB베어즈 어린이 야구단으로 프로야구를 맞이한 세대로써 일단 박철순, 김우열, 윤동균, 김유동으로 이어지는 화려한 크린업트리오, 최고의 김광수 2루수, 유지훤 유격수, 김경문 포수, 신경식 1루수, 구천서등 원년멤버는 그저 즐거운 추억이다. 그후 방그레 뽀글즈(빙그레이글스)가 고향팀으로 생기며 화려한 다이너마이트 타선과 한희민 송진우의 초라한 선발이 고향팀이 됬을때는 쌓여가는 1점차 배패가 아쉬움이었다. 그 비슷한 시기가 국보급투수 선동렬과 화려한 최동원의 시기였다.
특히 하이타이(해태) 타이거즈의 선동렬과 게임을 볼때마다, 미움보단...아쉬움..그래도 한화가 홈런을 제일 많이 쳤다..뭐 일설엔 보고 치는것이 아니라 눈감고 떼리니 걸리면 넘어간다고 하지않은가. 롯데 짜리몽땅에서 화나의 고치로 온 최동원은 고향팀과 투수코치로 어찌 애정을 가지 않겠는가?
많은 사람이 그 시절 선동렬과 최동원의 게임을 기억한다. 물론 나도 기억하고 동감한다. 하지만 어렸을때 책받침에 한가운데에 최고의 투수는 항상 최동원 156km가 찍힌 그것이었다. 선동렬은 고려대 졸업할때 메이저리그 안가는 이유로 메스컴에서 떠들석 했고, 프로야구가 시작하기전 광주일고, 경남고, 천안북일, 신일고, 부산상고등으로 대표되는 고교야구는 지금 경기는 프로야구 못지 않았다.
어째던, 결론적으로 나는 우리나라 최고의 투수는 누가 뭐래도 최동원이다. 부인할수 없다. 화려한 세계선수권, 당시 혹사당하던 아마야구 연일등판, 150km이상을 던지며 강속구과 폭포수 커브를 던지던 투수..어찌 당대최고라 하지 않겠는가? 그가 없다면 선동렬은 있겠는가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한국시리즈 4승! 4승후에 일설에 쌍코피를 흘렸다는 그 기억만으로도 유두열, 김용철, 김용희등의 크린업트리오보다도 화려한 최동원을 기억하는 이유다. 물론 최고의 투수로 최동원을 꼽을때 이구동성으로 불만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선동렬은 최고의 투수가 아니다. 그는 최고의 야구선수로 기억하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최고의 투수는 언제나 내겐 최동원이다. 박철순이 항상 불사조로 기억되는것처럼. 한국프로야구의 아쉬움이라면 나는 단연코 장명부를 꼽는다. 박노준같은 천재 야구선수보다도 장명부를 꼽는 이유는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승수보다 그의 꾸준함이었다. 박노준은 아마야구 결승전에 실려나가는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봤지만…나중에 상한 어깨로 한화에서 패전처리 투수로 뛰었지만 아직도 그의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또한 내가 꼽는 최동원, 박철순, 박노준, 장명부는 선수로써 그리 행복하진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실력을 하늘이 시기함이었으리라. 요즘은 메이저리거의 관리기법, 일종의 경제학에서 말하는 분업화로 철저하게 관리하지만, 과거 그저 열심히, 할수 있다는 군인정신의 야구가 불편한 진실이겠지만, 새로운 리더로써 부단히 노력하는 최동원과 맏아들과 같이 묵묵히 그 역할을 거부하지 않는 선동렬의 모습속에 그들의 길이 결코 다르지 않음을 안다. 기록은 신은 공평하다는 것을 설명하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든다.
다시 영화속 김용철, 김응룡감독의 동기부여 연설을 떠나, 외로운 최고의 자리에 묵묵히 던지는 두 싸나이의 열정에 감동받는다. 현실의 나의 무대가 초라해도 내가 열심히 살아야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만수와 부인, 아들의 관계속에서 마음속에 갖고 있던 열정과 노력은 결국 스스로에게 보상한다는 말이 지나가는 말이 아님을 증명하는 것이다. 영화속에서 간만에 장채근, 차화영 유격수, 기억도 가물가물한 김일권, 이후 김종모, 김봉연등등...문득 80년대 추억에 스며들며 마음이 가쁘다.
내기억에 찰리쉰이 나오던 메이저리거에 관한 영화, 리차드기어가 나오던 영화, 그리고 롤란라이언과 같은 로켓이란 별명을 갖은 선수와 아이가 나오던 영화등 야구영화에 대한 추억이 많다. 하지만 영상미, 탄탄한 플럿의 스토리 보다 퍼펙트 게임이 더 다가오는 이유는 그 장면에 열광하던 동시대의 진실을 함께 공유하기 때문이다. 80년대 그들이 있어 행복했던 시절이니 이자리를 빌어 그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본다.
'영화 공연 (劇)' 카테고리의 다른 글
라르고 윈치 2 (0) | 2012.05.02 |
---|---|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 (1) | 2012.04.25 |
라르고 윈치 (0) | 2012.04.22 |
헝거게임 (2) | 2012.04.07 |
Kid_1921 by Charlie Chaplin (0) | 2012.04.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