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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연 (劇)

2011.03.11 - 스즈메의 문단속 Suzume (★★★★)

by Khori(高麗) 2023.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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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들과 식사를 하고 다과를 하며 수다를 떨었다. 어린이들이 훌쩍 커서 이젠 어른이 날이 되어버릴 만큼 시간이 많이 지났다. 어떻게 보면  시간이고 어떻게 지났는지 정신없이 지난 시간처럼 느껴진다.

 

 집에 돌아와 '스즈메의 문단속'을 봤다.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와 같은 느낌을 받게 되기도 한다. 그런데 작은 일기장의 날짜를 보다 불현듯 생각이 떠올라 검색을 했다. 12년 전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난 날이다.  날은 내게도 특별한 기억이 있다. 일본 이케가미에 견본을 보내고 3월 11일에 도착하는 날이었다. 중요한 견본이라  도착했는지 확인하려  날이다. 갑자기 CNN에서 속보가 뜨고 후쿠시마 원전이 떠지는 장면이 나오자마자 전화를 했는데 통화가 되지 않았다. 다행히 다음날 괜찮다는 회신 메시지를 받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자연재해 앞에 무참하게 소멸되었다. 당시 일본에 전시회 때문에 갔던 사람들이 건물 밖으로 대피하고, 공항을 걸어서 가고 난리도 아니었다.   많은 사람들이 피해와 희생을 복구하기 위해 물질적으로나마 사람들을 돕기 위해 노력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영화의 스즈메는 아마 당시 4살의 아이로 그려진  같다. 고등학교 2학년이  스즈메가 웜이라고 불리고 지진괴물이라도 하는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것도 이해가 된다. 동시에  어린 기억 속에 행복했던 기억, 암전 돼버린  재난의 시간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스즈메와 사람들도 그렇게 살아내며  삶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문은 열림과 닫힘이란 기능을 갖고 있다. 이쪽과 저쪽의 구분이 되기도 한다. 영화처럼 상징적으로 현실과 사후의 경계가 되기도 한다. 사람의 기억 속에 상처와 회복, 기억의 연결과 단절을 말할 수 있다. 그런데 경계 안팎에 존재하는 시간과 공간이 사람의 마음과 기억에서  다른 하나의 둘레 안에 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12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당시의 재앙과 이것을 극복하며 무엇을 배웠는가? 오늘을 돌아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바다에 방사능 오염수를 일단 버리고 보자는 나라, 무슨 일이 벌어질지 너도 나도 모르는데  무슨 무책임한 행동에 비판이 존재한다. 당시 엄청난 목숨값을 주면 최소한의 복구를 위해 희생된 사람들이 지금을 보면 어떤 생각을 갖을까? 여기에 편승에 어떤 이익을 위해서 사람들은 안중에 없는 의견을 보면 몰상식, 몰지각, 타락한 인간상을 본다는 생각이 앞선다. 사람과 사람 아닌 것은 외형이 아니라  성품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생각을 여러 번 한다. 

 

 영화에서 스즈메와 사토의 과정이 인간이 본성, 인간에 대한 협력과 의지라고 보면 지금 현실이 말은 되지만 인간으로 납득할 일이라 받아들이기 어렵다. 세상이 혼탁하고 어지러운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다.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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