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저 광고만으로 충분히 흥행을 잘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돌아오자마자 시간을 내서 봤다. 전도연 영화의 팬이기도 한 셈이다. 최근 인질, 생일, 비상선언, 카운트다운, 하녀, 너는 내 운명, 스캔들, 약속, 접속, 해피엔드 등 25년 넘게 독특한 배역을 많이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무뢰한, 지프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 이어 비슷한 느낌을 주는 길복수은 그래서 기대가 있었다. 역할과 뜬금없는 대사 때문일지 모르겠다.
첫 시작부터 황정민과의 결투씬은 인상적이다. 머릿속으로 상상의 시뮬레이션을 하는 복순을 보면 프로의 느낌이 있다. 목표물 앞에서 전략을 상황에 수정 보완하고 대응한다는 것 쉬운 일이 아니다. 시뮬레이션의 결과를 반영하는 복순은 치밀하다. 바라보는 관객에겐 반전이 생기고, 황당할 수 있다. 그런데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자연스럽고, 매끄럽다. 공감하게 된다. 이런 것이 하나의 매력이다. 인트로의 재미가 기대되었던 이유다.
이런 좋은 인트로를 쭉 살려갔다면 훨씬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MK의 원칙에 대한 스토리라며 존웍처럼 조금 칙칙하고 무거웠을지 모른다. 가볍고 인상적인 인트로를 생각하면 하던 대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과 같은 느낌이라면 훨씬 좋았을 것 같다.
특별한 적이라고 할 존재가 있는 것은 아니다. 원칙을 교묘하게 어기는 차민규와 길복순이 선택한 결과일 뿐이다. 여기서 엄마의 역할에 대한 부분이 스토리에 어떤 기여를 한 것인지 모르겠다. 마음의 벽을 무너뜨리고 문을 열어준 것을 해피엔딩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건파우터 밀크셰이크'처럼 모녀가 MK에 들어가서 한탕하는 것을 기대했나? 갑자기 범죄와 극기복례의 꼴라보 분위기가 어색하다. 가던 길을 쭉 갔으면 훨씬 좋았을 텐데.. 그랬다면 '무뢰한' 마지막 대사 느낌보다 훨씬 좋았을 것을.. 아쉽다. 포스터를 보면 나는 자꾸 '친절한 금자씨'가 생각난다.
#길복순 #전도연 #영화 #Kill_boksoon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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