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달봉이가 머리도 아프고 목도 아프다며 칭얼댄다. 달봉이와 나만 머슴 체력인가 코로나 free zone에서 살고 있다. 달봉이 주물러주다 진단 키드를 한 번 해보자고 했다. 결과가 음성이라더니 누룽밥을 한 그릇을 떼려먹고 다시 쉰단다. 그래 일요일인걸. 다들 건강하게 보내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고 안심이다.
너튜브에서 Bosa Noba Jazz를 골라 풍악을 울리며 책을 보려는 중이다. 마침 좋아하는 Fly to the moon의 Bosa Noba rhythm이 좋다.
어제는 대학 후배들을 만나러 읍내에 다녀왔다. 약속시간이 00역 1시에서 2시 사이라는 얼토당토 않은 공지를 보며 예전이나 지금이나 사람들 잘 변한하고 생각한다. 그런 익숙함과 추억이 그립거나 좋아서 보는 것인지만. 장소를 물어보길래 아무렇게나 11번 출고라고 대답했다. 신기하게 쉽게 만났다. 왜 11번 출구냐고 해서 그냥 아무 생각없이 말했다고 했더니, 길을 걸으며 자기들은 걸어온 길을 거꾸로 간다고 또 궁시렁거린다. 그렇지, 기회를 줬을 때 결정했어야지?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엔 모여서 식사를 하는데 작년엔 하질 못했다. 왜 나한테 연락을 안했냐고 구박을 하길래 이젠 본인들 좀 해야지라고 했더니 "늙어서 그래..늙어서"라며 자기들끼리 중얼거린다. 총각 녀석은 연애를 해야만 한다고 해서, "그 나이면 묘자리나 보러다녀, 누굴 잡아다 못살게 굴려고?"라고 퉁을 줬다. "혼자 보러 다니면 힘드니까!"라며 댓구하는 녀석을 보니 다들 여전한가보다. 한 녀석이 보이지 않는다. 전화를 해보니 죽은 시체가 이야기 하는 듯 하단다. 어제 스팀팩을 장착하고 음청 퍼마신 것 같다면 늦게라도 찾아가서 밥 사달라고 해보겠단다.
그렇게 대낮부터 이베리코 돼지목살, 삼겹살, 입가심으로 차돌배기를 먹겠다는 녀석들을 보니 옛날 기억이 난다. 지금은 볼 수 없는 선배네 집에 삼겹살이 1근정도 있다고 해서 2근을 더 사갔는데 이걸 다 먹고, 선배 어머님이 끌여놓은 곰탕이 있었다. 건더기를 잘 걸려서 찜통에 라면을 끌여먹었었다. 밖에서 돌아오신 선배 어머님이 아니 "몇 명이 왔다간거야? 어이구 밥솥에 밥도 다 드셨네"라며 어이없어 하셨는데, 그 때 우리말고 더 온 사람이 없어서 그냥 입 꾹 닫고 가만히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그 때 너무 잘 먹은 기억이 난다. 선배는 한 시간쯤 잔소리를 들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다들 나이가 들고 각자의 일을 한다. 회사를 다니고 자영업을 하고 그렇다. 이젠 내가 제일 나이가 많은 모임이 됐다. 밥 사먹이고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이구동성으로 금년 경기가 어렵다, 힘들다는 고민들이 많다. 작년에도 같은 이야기를 하며 살아내고 있는 것을 보면 내년에도 같은 말이 나오겠지? 서로 하는 일 이야기를 듣다보니 또 서로 도와줄 수 있는 일도 있다. 뭔가 시작하려고 하는 일은 전문성을 쌓아가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서로 조금씩 그 전문성의 한 부분을 도와준다면 조금 빨리 이루어지지 않을까? 나도 조금은 여유가 생긴 것 같네.
읽고 있는 책
| 그건 부당합니다 임홍택 저 와이즈베리 | 2022년 11월 |
준다고 사서 안 주고 읽으려는 책
| 파친코 세트 이민진 저/신승미 역 인플루엔셜 | 2022년 08월 |
이웃집에서 보고 산 책
| 칠집 김씨 사람을 그리다 김병종 저 너와숲 | 2022년 11월 |
| 화첩기행 1 김병종 저 문학동네 | 2014년 01월 |
샀는데 언제 읽을지 나중에 생각할 책
| 엔트로피 제레미 리프킨 저/이창희 역 세종연구원 | 2015년 04월 |
| 광개토태왕 담덕 1,2 세트 엄광용 저 새움 | 2022년 07월 |
|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리커버 에디션)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저/토마스 산체스 그림/박미경 역 다산초당 | 2022년 04월 |
'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많은 부자가 되는 책은? 르까프 해버리면 돼? - 잡생각 (0) | 2023.01.15 |
---|---|
No More Please - 명절 맞을 준비 (1) | 2023.01.13 |
No one wrong but verify - 천상 잡부여. 조용할 날이 읎다니까 (0) | 2023.01.06 |
웬수땡이 한 껀 했네. 즐거운 연말연시 (0) | 2022.12.26 |
살아가며 기억하고 싶은 2022가 되길 바라며 - 지인모임 (0) | 2022.1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