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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No one wrong but verify - 천상 잡부여. 조용할 날이 읎다니까

by Khori(高麗) 2023.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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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격히 매출이 증가하면 기분이 좋을까? 결과를 확인하는 입장에서는 그렇다. 하지만 급격히 성장하는 것은  일이 보통 많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측면에서는 두통 꺼리다. 각자의 역할과 입장에서 틀린 말은 아니지만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이 다르다. 그래서 우린 대화를 한다. 거창한 회의만큼  안 나오는 일도 없다. 서로 입장을 고려해서 방법을 찾는다면 회의의 상당 부분은 standing meeting으로 정리할  있다. 회의란 공식적인 점검과 의사결정을 숙지하고 공론화하는 목적에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매일   없거나,  수는 없고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사람들이 삽 만한 숟가락을 들고 어디 퍼먹을 게 없나 하며 회의를 자주 만든다. 딱 질색이다.

 

 매출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일부 품목의 재고량 수급 조절은 짜증 나지만 즐겁다. 하지만 현장에서 고객을 대응하는 영업은 "난 못살겠다"로 시작하며 오더를 받았는데도  된다고 강짜를 놓는다. 당연히 칭찬해야  일이지만, 과하면 눈치가 없는 것이다. 필요한 요구사항의 정리, 고객 대응에서 확보할  있는 시간과 수급에 따른 일정을 조율하고 협의한 뒤에 광을 팔던, 춤을 춰도 늦지 않는 일이다. 특히 기한이 확정된 일이라면 더욱 치밀하게 관리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물리적인 시간 범위를 벗어난 것을 단축하는 것은 결국 막대한 인력과 자금 투입을 요구한다.  투입에도 사업성이 존재하는가?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투자가 사업에 긍정적인 효과나 reference를 구축하고 시장 지위를 향상시킬 명확한 사유가 되는가? 이런 부분을 다각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른 사업 여건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인 안전 재고 물량은 사업을 하면 확보해야 한다. 모든 재화가 국내에서 공급되는 경우가 드물고, 부품을 공급하는 원자재등 복잡하게 연결된 구조를 내가 원하는 대로 관리하는 일이란 쉽지 않다.   갖고 오면 기본을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죽일  소리를 듣는 SCM은 그러면에서 업무 환경이 수월하지는 못한  같다. NEGO(협상)이란 이름하에 원가 절감이나 해야 좋은 소리 듣기가 쉽다. 그런 노력들이 합해져 성과의  조각을 만들어 간다. 통한 1개월의 재고, 1개월의 운송 중 재고(해외의 경우, 국내라면 더 짧다), 1개월의 공급업체 생산분이 아무런 문제 없이 돌아가는 것이 이상적이다. 재고는 관리비와 자금이 묶이는 일이기 때문에 무턱대고 늘릴 수가 없다. 

 

 재고 수량 파악도 정확하게 하지 않고 부족한 재고를 말하며 재고를 엄청 늘려야 한다는 영업의 말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를 돌아보면 나는  정도는 아니었던  같다. 부족하면 대체품을 공급하기도 하고, 그때 좀 더 높은 사양의 제품을 팔기도 했다. 그렇다고 이런 문제로 수주를 놓친 경험은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에는 없다. 그런데 시스템 구성품  하나가 부족하자  녀석 하루종일 중얼중얼 거리며 쫓아다닌다.

 

 화를  일도 아니다. 답답하고 기댈 곳을 찾으며 넋두리도 하고, 어떻게 해결할  있을까를 찾는 것이다. 불러서 마주 보고 앉아서 "재고를 왕창 늘려보자고?"라고 했더니 두루뭉술 이렇게 저렇게 둘러댄다. 영업은 판매 계획과 판매 실행의 차이 속에서 고군분투하지만,  차이에 기대서 편한 환경을 만들려고도 한다. 

 

"이 제품 월평균 판매 수량은 알고 있고?"라고 물었더니 답이 없다. "그럼 이 수량 300개에서 500개도 재고를 늘려주면 해당 제품 재고가 60% 이상 늘었으니까 매출이 최소한 2-30%는 늘어나야 할 텐데. 안전재고 늘리고 3개월 정도 되면 4-50%까지 늘어나고. 가능하겠어?"라고 말하니 적막강산이 흐른다. 영업 대부분이 확정 매출 계획은 상당한 스트레스다. 동시에 확실한 패가 아니면 영업은 확답을 내놓기보단 숨구멍을 어딘가에  만들려는 습성이 있다. 사실 내가 그렇다. 

 

 "답이 없으면 일시적인 부족은 급하게 보충하니 그것으로 정리하는 걸로 할까?" 이렇게 이야기를 했더니 숨구멍이  열렸나 이건 저렇고, 저건 이렇고  나불나불 한참 주저리주저리 이야기 한다. 20분 정도 들어줬으니 스트레스는 많이 내려갔다고 생각이 들었다. 

 

 "내 옆자리에 와서 이걸 좀 봐" 내가   높은 지위에 있다고 빈둥거리며 노는 것이 아니다. RAW DATA를 가공해서 내가 봐야 할 지표, 분석을 계속하기 때문이다.  제품별 리드타임, 연간 판매량, 월평균 판매량, 전체 매출이익, 전체 영업이익, 판매관리비 그리고 지금 논의하는 제품을 DHL로 갖다가 대응할  매출이익과 영업이익 비용 분석을  해놓은 것이 아니다.  달에 50개 나가는  500개를 만들자고 타박해봐야   보여주는 것이 훨씬 낫다. 사업을 정리하시는 분들을 보면 대부분 마지막에 재고가 문제다. 학교 갈 나이가  재고(7년 이상)부터 어떤 것은 고등학생 나이가  재고도 있다. 장부가액과 감가상각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공정가치가 0인 이것들은 어떻게 처리하나? 사업을 시작하는 일은 어렵다. 그러나 사업을 정리하는 일은 10배는 어렵다는 사실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사실  녀석에게 내가 길게 시간을 갖고 이야기한 이유는 이런 재고 분석, 판매 분석에 따른 데이터 기반 기초 의사결정과 상황에 따른 합리적인 가감을 이야기하려고  것은 아니다. 영업은 불규칙적으로 변화하는 상황에서 협상과 조율을 끊임없이 해서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 상황이 바뀌면 판단이 바뀌고, 판단이 바뀌면 행동이 바뀐다. 인간에게 당연한 것이지만 변하지 말아야  부분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부분도 사람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는 노력의 결과가 결국 쌍욕 먹는 일이 되기 쉬운 것일지 모르겠다. 나는  녀석이 자기 색깔을 갖고 빛나길 바란다. 내가 이런 일을 언제까지 해? 나중엔 네가 하고  놀아야지.(이건 아닌가?) 그렇게 변화에 대응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변하지 말아야 부분은 자기 정체성, 지식, 경험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자기 확신과 자존감이다. 내가 확신만 한다고 만들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방향으로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기가 스스로   있는 것, 하고 싶은 것,   없는 것을  분별하게 된다고 믿는다.

 

 가끔 멘털, 정신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허무맹랑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걸을 힘도 없는 사람이 정신력으로 달리기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드물게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해 뉴스에 나오는데, 그렇기 때문에 뉴스에 나오는 것이다. 그런 능력이 나에게 발생할 확률은 없다고 생각하며 사는 것이  편하다. 로또 10 연속 콤보를 맞출 능력이 아니라면. 나도 오락가락하는데 타인에게 확신과 신뢰를 얻어보려는 발광은 미친 짓이다. 사기꾼은 거짓말을 진실이라고 믿는 수준이 되어야 가능하다. 하물며 사기꾼도 그런데. 멘털이 강한 것은 답을 알아서가 아니라 지식, 데이터, 경험의 3위 일체가 상황에 적합한 판단을 이끈다고 생각한다. 타인을 경청하는 것은 부족한 마나를 약물로 힐링하는 게임처럼 보충하는 것이다. 타인의 보충을 내 것으로 만드는 일에는  시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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