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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21세기 병신호란중에...병신왜란까지...아몰랑...

by Khori(高麗) 2016.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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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장기출장여파와 요즘 입에서 병신년+임진왜란을 더한 병신왜란이란 말이 종종 나온다. 6월에 진행해야할 영국전시회와 매일 전쟁처럼 터지는 영업팀 사무실이란 요즘같은 불경기에 전쟁터를 방불케한다. 전시출품과 전략조정, 거래선과 제품의 포지셔닝 점검, 하반기 전략기획..게다가 매월 계획대비 매출을 확인하고 조정해야하는 일이란 재미가 있을리 없다. 하긴 재미있으면 나한테 월급주고 시키겠냐는 생각을 하니까 다행이지, 그것도 아니라면 요즘은 병신왜란과 더불어 입에 '작작 좀 해라'라는 말을 달고 살 지경이다. 쉽게 말해서 잘 팔아서 잘 살아보겠다고 난리라고 생각하면 됩니다..그럴려고 바쁘고 그렀습니다. ㅎㅎ


 꽤 오래전 일본 영업을 얼껼에 해볼때가 좋았다.(일본 담당자 사수가 갑자기 탈출을 해서...ㅡㅡ;;;;;;;;) 그리고 꼼꼼하고 합리적인 일본인들의 모습에 배울점들이 많았다. 회의에 15명정도가 들어와서 각기 맡은 분야를 말이 조아 확인하는 것이지, 제 입장에서는 무력 1대 15의 불합리한 논리와 지적질이기도 하지만 배우는 바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요즘 보는 일본을 보면 저는 많은 다른 생각을 합니다. 아~~ 10년뒤에 우리나라가 저런 모습이 되면 안되는데 하는 생각입니다.


 최근 일본 전시회에서 NEC와 같이 IoT를 실생활에 적용할 만한 사업(실제 사업화될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참신한 usage scene을 갖고 있는 수준)을 하는 모습에 놀라기도 했지만...한가닥씩 하던 우리 업종 일본기업들을 보면 과거와 같은 느낌은 적습니다. 게다가 회사를 팔기도 하고, 사기도 하고 난리입니다. 기술의 발달로 마련된 세상의 변화속에서도 과거에서 이어지는 중요한 것들을 새로나온 기술로 이전하는 것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꼼꼼함이 지나쳐 on time에 의사결정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제일 나쁨), 한계효용의 임계점까지 다다른 세밀함이 결국에는 지나친 기우로 time consuming을 하고, 각 분야의 담당자들로 세밀하게 나누어진 꼼꼼함이 빠른 시대에서 비효율적인 프로세스의 과정에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들의 상당히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지적질이 존재하지만, 해야할 dead line을 정한 상태에서 이래볼까? 저래볼까?를 남발하는 어른신들을 보면...마음 속에서는 "그만 좀 하세요", "지금 이러시면 안 하고 싶어요", "아~ 이건 한달전에 서로 합의한 사항이구요", "이건 계약서를 다시 한번 보시구 말씀하셔야 하구요"......이런 말이 막 나옵니다. 뭐 농담처럼 떠도는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격하게' 이런 말이 자꾸 떠오르죠. 병신왜란이란 신조어가 나온 배경입니다. 가뜩이나 중국과 시작된 21세기 병신호란을 대처하는데도 병력이 모지라는 판인데 말이죠..


 일본의 인사적체는 심각합니다. 과장정도면 우리 팀장급수준이고, 부장이시면 거의 이사급 어르신들이고요, 본부장급이면 연배가 장난들이 아니십니다. 직급에따라 실무를 하는 수준은 우리랑 같습니다.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에 매력을 느끼기도 하지만 저는 종종 내가 십년뒤에 저렇게 일해야하는 사회, 그곳에서 저런 모습으로 살아갈까?를 생각해 보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나이가 많기 때문이 아니라, 과거의 방식만을 고수하는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필요한 서류외에도 관행이란 이름으로 요청하는 수십장의 서류, 다단계 프로세스..그리고 조금은 존경의 느낌이 떨어진 세밀함이랄까요? 사실 변덕이 죽을 팔팔 끓여서 그렇기도 합니다. ㅎㅎ


 그 좋은 예가 Sony라는 회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진때문에 Sony공장에 여파가 있는지 걱정은 되지만, 요즘 Sony를 보면...말을 말아야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중국 전시장에서 Sony PM에게 한 30분정도는 complaint을 한것 같아요. 예를 들면 한회사에서 나온 자동차인데 차랑 타이어랑 안맞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한국기업을 보면 더 뛰어난 예가 됩니다. 지식을 축적해서 일본처럼 원천기술로 라이선스라도 받아 놓을 것은 하나도 만들어 놓은 것이 없는데...일본 어르신들만큼 일도 안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일본 어르신들이 매일 새벽1시, 토요일, 일요일에도 메일을 쓰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도 합니다...) 게다가 종종 괴팍하기만 하고 기업가 정신, 장인정신은 없는데 제품이 아니라 기가막힌 작품들을 양산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하필 X세대는 잠깐 맛만보면 폭격맞는 1세대를 한번도 빠짐없이 밟고 가는것 같아요. 최근 세계경제의 분위기나 한국기업의 자생력을 보면 정말 병자호란에 강화도 피난간듯, 임진왜란에 신의주까지 일사천리로 튀던 것과 다를 바 없는 경제전쟁입니다. 지금과 같은 시대에 필요한 것은 젊은 층의 고군분투와 윗분들의 걸어온 길에서 축적된 지혜의 결합니다. 이런건..그런데 제 마음과 눈이 부족하고 비뚫어져서인지 잘 안보이네요. 한국사람에게 30년전에도 지금도 이것밖에 없는데...불안정한 상황속의 근무하는듯한 모습과 엉뚱한 것만 축적된 탐욕이 사회나 작은 조직이나 다름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입니다. 바닥은 아직도 멀리 있는듯해 보이기도 합니다. 축적된 지혜가 부족하다면 지금부터 또 쌓아야 할때이고, 이것도 부족하다면 더 공부하고 반복해야 할 때이기도 합니다.


 윗분들은 부하직원들이 일당천, 일당만(요즘 일당백하면 당연하다고 하더군요...병신호란중이라서...고객님이 그러시더라구요 미쿡에서...헐 OTL)을 당연하게 말하는 분위기다보니 젊은 동료들은 더 움출어 들고...나는 윗분들을 을지문덕, 강감찬, 이순신과 같은 분위기로 쳐다보면 장유유서 분위기상 쌍싸대기 맞을 분위기구요..ㅎㅎ 막상 타박도 하고 재촉도 하지만 정작 그 분들도 병신호란에 더 경황이 없기도 하더라구요... 걱정만 태산이신데..걱정은 해결책이 아니라 시간을 좀 먹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싶다가도 못하게 됩니다.


 얼굴에 싸대기를 많이 맞아도 굳은 살은 안 박히고, 두꺼워지지도 않습니다. 얼굴만 아프겠지요. 병신왜란이던 병신호란이던 머리를 맞대로 collaboration과 open innovation의 mind가 없다면 지금과 같은 과잉생산의 시대를 탈피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과거 중국에게 우리가 배우고 일본에 전해주었다면 지금은 일본을 통해서 배우고, 중국을 통해서 잃어버린 초심을 배우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멍때리다 아몰랑...망하는것보다 누구에게서나 배우고, 각 분야의 장인정신까지는 아니더라도 전문성과 통찰력을 주고 받는 시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합니다. ...자야겠네요...

 


[YES24] 21세기 병신호란중에...병신왜란까지...아몰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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