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과 달리 2권은 분량이 꽤 된다. 대개 연결된 책이 같은 분량임에도 그런건 그만큼 저자가 할 말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맘에 드는 부분은 저자가 각 편명앞에 그의 사관과 의견을 담은 글들을 읽으며 명확한 자신의 신념을 역사를 통해서 피력하는것이 아닌가한다.
1권에서도 이야기하겠지만, 교과서적인 기술과의 차이가 있다. 역사의 이해를 그 시대의 눈으로 보아야할 일이지만 이를 통해서 나아갈 바를 설정하고자한 저자의 의도가 명확해 그시대의 평가를 통해서 현재를 반추하려고 하는 것을 나는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아마도 원자바오의 말처럼 어제를 돌아보고, 오늘을 반성하여, 내일을 준비하자고 한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과거를 통해서 배우지 못하면,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는데, 어떤 방향으로 향할지 갈팡질팔할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2권은 삼종혈맥의 시대로 시작하는데 개인적으로 2권 1부가 가장 재미있었다고 생각한다. 북벌을 논하던 효종, 사실 큰 인지도 없던 현종, 환국을 통해 당쟁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던 숙종의 한계를 읽을 수 있다. 물론 우암 송시혈선생에 대한 부분을 읽다보면 천원짜리가 급 싫어지긴합니다. 이걸 인지상정이라고 해야할지도 모르겠네요. 어려서 사당근처를 지날땐 좋은 학자라고만 듣고 살았는데요. 각 편의 내용속에 그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설명과 숙종때 청내란의 정세와 조선의 정세의 흐름을 등 좀더 세밀하게 역사를 인식한다는 점도 호감이 갑니다.
2부는 예상과 같이 독살설의 증거로 추정되는 구체적인 근거가 실록에 존재하는 왕에 대한 설명이다. 이를 통해서 성리학의 기초와 사대부들의 사회가 권력쟁탈의 전장에 있음을 반증하는데, 그건 한편으로 인간 본성을 사회제도와 시스템으로 억제하지 못하는 것을 반증하는것 같습니다. 물론 예상대로 저자의 사관이 노론일당으로 인한 폐망의 조선을 설명 또는 노론 망국론처럼 보이지만 모두가 같으면 발전이 없고, 물이 고이면 썩는 원리를 자명하게 보여주는것 같습니다. 당쟁의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을 현재의 눈으로 구분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시대의 눈으로 볼때 폐해가 더 크다는데 방점을 찍을 수 밖에 없는것 같습니다. 다만 이 장은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그의 전작을 보는 편이 더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그 부분이 곳곳에 남아있긴합니다.
3부는 이책의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세종조의 설명중 영토에 대한 부분에 대한 고증은 저자가 쓴 상고사에 대한 책들에서 우리민족의 웅혼한 역사를 찾기 위한 노력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세종이 뛰어난 성리학자 언어학자의 능력을 넘어 인본주의의 실현을 가장 구체적으로 기술했다고 생각한다. 정조조의 편에서는 당시 남인 채제공의 등용만이 가장 많이 기억에 남았으나 실록등의 근거를 통해서 당시 왕권의 위치를 좀더 자세히 이해하게 되었다. 전제군주가 서양과 동양엔 차이가 참 많은듯해 보이기도 하고, 어쩌면 조선의 왕권이 서양보다 민주적이었다고 봐야하는지도 궁금합니다. 왕을 제1사대부로 보는 노론에 대한 강렬한 비판이 당시 시대의 눈으로 보면 당연하고, 正을 쫒음에도 파당의 겁박이 고상한 방식으로 통하는 것을 보면 세상의 순리가 통하는지 안타깝다. 책속에 공자의 문답을 통해서 죽음을 통해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옳음에도, 지속적인 옥사와 사화, 이상적 명리에 묶에 다름은 죽음으로 이어가던 역사를 끊어내지 못함이 아쉽고, 신분을 나타내는 비단옷과 관을 쓰고 적의 뿌리까지 토벌하는 것을 보면 조선후기 성리학과 현대의 마피아의 나와봐리 전쟁이 결코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물론 요즘의 현실정치도 대동소이하다고 봅니다.
4부는 조선의 시작과 마지막을 통해서 책을 마무리하고 맨 마지막을 통해 새로움을 갈구하는 저자의 의지가 보인다. 마지막 고종시대를 매천야록의 근거를 많이 인용한것과 책에 간간히 교과서의 사관을 식민사관으로 지적하는 부분이 그의 다른 책에서 언급한 한국사 4가지 왜곡주장과 궤를 같이한다. 또 태조의 베개머리 송사부분을 보면 많은 조선왕들이 왕권유지와 대를 잇기 위한 중혼이 많은 파국을 만들고 지속적으로 같은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보면 나는 난잡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공자가 말한 예인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주자의 폐해가 계속된것이봐도 무방하지 않을까하다. 예는 없고 수단의 근거가 너무 많이 보여서일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고종시절은 화딱지가 난다. 청의 마지막황제의 영화처럼 가련한 생각은 들지 않고, 책속에서 바라던 새로운 시대가 아니라 새로운 나락으로 가는 시절이 때문인것 같다. 명성황후에 대한 평도 신랄하다. 나도 그녀를 시대의 아픔으로 인정하기 보단 시대의 폐해로 인정하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그녀의 비참한 운명, 개인에 대한 동점심과 역사는 결코 혼용되지 말아야한다고 생각한다.
경술국치 이후 망국의 날 500년 선비의 나라에 선비가 살아있음을 증명한 매천황헌선생이 더 존경스러우니 갑갑한 일이고, 저자의 말처럼 현재가 500년의 현대사를 읽고 그 미래인 오늘과 내일이 나아졌는가 깊이 생각해볼 일이라 본다. 마지막으로 이책 2권을 읽기전엔 꼭 역사교과서라도 보아 그 차이를 좀더 많이 생각하는 것이 읽고난 후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
500년 오늘의 기록을 대략적으로 보았는데, 근심이 많은 오늘은 무슨 연고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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