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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AI 별거냐? 조류독감만 아니면 돼!!

by Khori(高麗) 2019.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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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업을 담당하는데 자꾸 기술과 변화에 대한 책을 들여다본다. 신기한 일은 그게 잘 이해가 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몰라야 우기기라도 하는데. 너무 자세하게 아는 것이 책사, 지식인들의 맹점이다. 비겁해질 가능성을 키우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다.

 

 내일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하는 ICT 산업전망에 다녀올 계획이다. 작년에 GDPR 때문에 가봤는데 아직까지 경험해 본 관변단체 컨퍼런스 중 제일 괜찮다. 초청 정치권 인사들의 풍월은 거리감이 있지만 트랙별 현장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유익하다. 마나님이 "애들 안 보내지 왜 그렇게 온만 곳을 다녀?"라는 말을 들었다.

 

 옳은 말이기도 하고 또 그렇지 않다. 나도 누가 대신 가서 착착 정리해 오고, 미리미리 공부도 하고 하는 AI나 사람이 있으면 참 좋겠다. 애들도 엄청 바쁘고 온갖 일로 머리가 아프다. 요즘 틈틈이 상황에 맞게 반강제 독서를 시켰더니 반응은 각양각색인데 읽고 나면 기분은 좋은가보다. 질문을 통해서 그들의 필요(=결핍)를 이해하고, 시간이 넉넉할 때와 중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 같은 부분은 설명 대신 책을 손에 쥐어주고 있다. 머리를 사용하면 자신에게 적합한 방법을 찾아가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 봐야 일 년에 한 권정도다. 우리 과장이 입사 때 취미가 독서라더니 두 달 뒤에 취미를 게임으로 바꿨다. 잔머리는 고조...언젠가  취미가 다시 돌아오겠지.

 

 지난달 말에 중국 전시회에 사람들을 참관단으로 보냈다. 해외사업부라 출장이 어떤 혜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일의 연속을 잘 이해하는 조직이다. 이번엔 특별히 몇 달 노인 양반을 구워삶아서 많이 보냈다. 대신 "보던 것들은 보던 대로만 하니, 이번엔 초짜, 젊은것들만 보냅니다"가 이번 출장 선발 지침이었다. 미래는 언제나 젊은 이들의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젊은 사람들이 더 나아갈 수 있는 거름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 그들도 더 젊은것들에게 배려와 공헌을 한다고 생각한다.

 

 틈틈이 우리 과장하고 "분명히 열하일기 급 보고서를 쓰라고 했다"라는 나의 주장과 "아니 단톡 방에 검색해도 그런 말은 없사옵니다 ㅎㅎ"라는 과장의 수담전이 있었다. 열 받으라는 뽐뿌질인지 검색어가 "열화"였다는... 그런 넉살이라도 있어야 영업을 하지하고 웃는다. 잘 보고 온듯하다. 미주사업팀 막내에겐 "넌 중국 갔으니 청나라 동방견문록으로"라고 했다. 청나라 지사에는 유람단 잘 챙겨달라고도 해줬다. 후일담을 보니 엄청 재미있게 보냈나 보다. 청나라 지사에서 보내 준 술을 호텔에 두고 왔으니. 그걸 또 "그냥 입 닦읍시다", "안된다니까"의 갑을 박론을 하다가 어찌어찌해서 두 병을 사 왔단다. 출장 다녀오고 소주 값 정도는 남아야지 하는 생각에 어딘가에 남아 있는 위안화를 찾아서 줬다. 원래 술 두병을 지사에 이야기해서 시키고 청나라 지사 사람들 올 때 내가 한 잔 사기로 했던 건이다. 한 병은 우리 본부 회식용으로 남겨두고, 한 병은 과장시켜서 노인 양반에게 하나 갖다 주라고 했다. 금년엔 우리 본부 승진 차수가 2명, 정규직 전환 1명이 있다. 예상외 여러 명 출장 기안 결제로 노인 양반이 사장님한테 엄청 갈굼을 당했다던데(나는 모르는 일로 하기로 했음) 인심도 쓰고, 양수겸장이라고 생각했다. 쭈빗거리더니 뭐 다들 좋은가보다.

 

 고 녀석이 중국 AI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어마어마한 전시장 크기 때문에 '50m 주행' 원칙을 갖고 사는 녀석이 매일 2만보를 걸었다고 한다. 그 큰 전시장이 모두 AI라며 한국 산업과의 차이를 설명한다. 신기술이 모두 강점만 갖은것은 아니다. 그 강점에 기존 기술의 완숙미를 어떻게 잘 유지하는가가 관건이다. 그렇지만 역동성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충격이 오면 사람은 어떤 방향이던 대책을 세우게 된다. 그걸 알 수가 없는 것이 문제지만.

 

 AI 이야기는 영상을 통해서 사람의 신체 부위별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신기해 보이지만 이것을 어떻게 사용하고, 사용자에게 가치를 전달할 것인가는 다른 문제다.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팀장, 미래를 준비할 정도로 그림에 일가견이 있는 셋이 차를 마시며 이런 이야기를 했다. 

 

 '저런 동작 분석은 그냥 쓰기보단 classification을 하는 기초 분석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 영상에서 점의 변화를 계산하고, 그다음에는 점과 점을 연결한 선을 계산하고, 선과 선을 연결해서 면으로 이해하고, 면과 면을 연결해서 공간으로 인식한다. 그림은 3D를 2D로 표현하기 위해서 이런 작업을 하고 원근감을 통해서 입체감이 효과를 준다. 그리고 우리가 장비에서 구현하는 기술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서 그렇게 발전하는 것 같지 않아?'

 

 결론적으로는 사람이 눈 앞에 펼쳐진 것을 시각적으로 이해하는 과정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을 잘 이해하면 눈앞의 신박한 기술의 지향점을 잘 보일 수 있다. 그러면 어디에 사용해 볼지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둘 다 눈은 꿈벅거리며 말은 없지만 나쁘지 않다. 세상의 대부분은 발명보다는 관찰과 발견에 가깝다. 그 시작은 호기심이다. 인문학이 기술과 만나야 우리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지향하는 것처럼 인간을 위한 기술에 대한 생각이 현실로 실현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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