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시카고학파의 신자유주의를 논하던 때가 그리 먼 과거다 아니다. 7~80년대부터 애덤스미스의 국부론, 리카드도의 비교우위에 따른 교역의 장점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냉전시대의 블록확 경제에서 해외 투자로 다국적 기업의 출현, 초국적 기업의 확장이 이젠 보편적인 현상이 되어왔다. 동시에 세계 경제를 globalization과 localization이 혼합되며 다자협상체제인 WTO의 출현은 세계를 단일시장화했고, FTA와 같은 자유무역협정의 발효로 세상은 한 가지를 배웠다. 협력은 경쟁보다 가치 창출이 우수하다는 사실이다. 강력한 Pax Americanism을 바탕으로 미국은 호혜원칙을 통해 아량을 갖고 있었고, Free & Fair Trade라는 기치아래 이를 주도해 왔다.
이렇게 새 천년의 시대에 진입한 후 세상은 여러 가지 이유로 소란해지고 있다. WTO에 중국을 가입시켰다는 말은 당시 전 세계의 노동자 수만큼 새로운 노동력이 시장에 투입된다는 말이기도 했다. 당시 어떤 나라도 중국처럼 큰 나라를 운영해 본 적도, 그들의 관점을 잘 이해하고 있었을까? 지금 보면 튼튼한 어린이인 줄 알았는데 이젠 성인보다 엄청 큰 거인 청소년이 나왔는데, 어른들이 하는 말을 안 듣겠다고 하니 맴매를 하겠다는 시스템이나 다름없다. 이것도 맴매를 든 손을 붙잡고 "왜 이러세요 청소년한테"라고 하니 힘으로도 어쩌지 못하는 사태랄까?
더 큰 문제는 이 거인 청소년이 어른들이 잘하던 분야에서도 제조 2025에서 보여주듯, 꽤 잘한다는 것이 문제다. 잘하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이 영향으로 인한 이해관계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특히 중국의 시장 접근 전략을 보면 개인적인 입장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시장을 진입하고, 시장 포지션 중 먼저 가장 낮은 위치의 시장을 가성비로 싹쓸이한다. 그리고 점진적으로 시장 포지션을 하나씩 올라간다. 선도 기업은 시장에서 밀리기 시작하면 역진방지처럼 퇴로 없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경제적인 부가가치 창출이 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아니다. 그 부가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이해관계와 정치적 입장의 차이에 기인한 문제다. 이 전략적 접근에 많은 산업과 국가가 맛이 가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인해전술의 변형처럼.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해 왔다고 수치적으로 말한다. 정량적으로 측정이 어려운 경제의 질이 좋아졌는지에 대해 개인적으로 의문이 든다. 어려서 망태기를 들고 다니던 일을 사람들이 비하했다면, 지금 수많은 사람들이 폐지를 줍는다. 고등학교만 나와서 취업하고 일하기 좋은 환경이 대학을 나와서 취업하기 어려운 환경이 된 것을 발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소득의 화폐량은 늘었는데, 살 수 있는 물건의 양은 과거만 못하다. 점진적 인플레이션과 명목소득, 실질소득을 말하지 않아도 이런 모든 것을 느끼고 있다. 다들 생존의 어려움과 위기에 대한 감각이 커지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이성과 본능이라 관점에서 행동양식에 큰 영향을 준다.
당장 칠순 노인양반들의 과격함이 돋보이는 시대다. 바선생(82세) 가고 트선생(78세)이 다시 오고 있다. 시선생(71세)은 트선생 시즌 2를 맞아 머리를 한참 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입장에서 제일 꼴베기 싫은 놈인데 제일 조용한 편이라고 봐야 하나? 중동 네선생(75세)도 생존의 문제인지 동네를 떼려 부수며 쌈박질에 여념이 없다. 푸선생(72세)은 과거 나폴레옹과 히틀러의 역사적 사건에서 배운 위기의식 때문이라고 할 수 있지만, 옆동네를 박살 내기 여념이 없다. 우리나라 윤선생(64세)은 다른 방식으로 화끈하네 집안을 떼려 부수고 있다. 책에서도 예측할 수 없는 변수다.
생존의 문제가 발생하면 본능 중심적으로 움직인다. 타인의 고려는 후자다. 자유, 공정은 개나 줘버리고 싶지만 체면 때문에 현란한 혓바닥 드리블로 포장을 한다. 결론적으로 미국은 내가 만들었는데, 이 시스템에서 강력한 주도권을 갖고 가는 시선생 동네가 꼴 보기 싫은 것이다. 정치, 외교, 매너는 개나 줘버리고 아주 솔직하게 '시선생 나쁜 놈'이란 말을 한다.
하지만 협력은 경쟁보다 뛰어나다. 협력을 포기한 영국은 주저앉고 폭동이나 발생하고, 위에서 언급한 노인네들 쌈박질에 불통이 여기저기 튀고 있다. 푸선생 쌈박질에 가스선을 글로벌 개방파 원티어 젤선생 동네 애들이 끊었다는 소문과 winter is coming이라 유럽 온 동네가 엄동설한에 가스 걱정이 태산이다. 프랑스 340%가 올랐다는 말.. 작년 3년 미국애들이 난방비가 어마어마하게 올랐다는 말을 봐도 이런 난리법석이 경제, 생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어렵다. 그런데도 이런 일을 하는 것은 적이란 구분을 하고, 그 적을 제거하지 못하지만 무릎을 꿇게 하고 내 말을 듣게 하면 된다는 약육강식의 시대가 된 것이다. 2018년 벌써 이런 분쟁과 제거, 단절의 시작은 벌써 시작되어 왔다. 전과 다른 리더십 수준이지만 아직까지 제일 센 놈이 몽둥이를 휘두르니, 한국도 대만도 수십조를 퍼 나르면 공장을 조공하고, 일자리를 이전시키고 생존을 위해 국부를 유출하고 있다. 그렇다고 생존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저자의 유튜브를 통해서 시시각각 전해지는 상황분석과 경제 중계방송을 볼 수 있다. 사실 경제뉴스와 경제프로그램들 대부분이 대예측이라고 말하고, 중계방송을 넘어서지 않는다. 예측은 자신의 힘으로 해야 한다.
트선생 시즌 투는 한국입장에서 솔직하게 말하면 "퉤 퉤 퉤"다. 그만큼 뜯어갔으면 됐지, 빚쟁이나 거머리처럼 쥐어짤 공산이 크다. 당분간 관세 협박 속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에서 나라 꼬락서니가 사실 더 시급한 문제다. 희망회로를 돌리고 미친 노인네들을 정상적인 관점을 넘어서 바라볼 때라고 생각한다.
아주 오래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책에서 언급된 미국이란 나라, 사실 대단한 나라다. 그러나 모든 떨어지는 것은 중력에 비례한다. 주식차트가 올라가기 힘들어도 떨어질 때를 보면 자유낙하와 무슨 차이가 있나? 매출, 수익 이런 것은 다른가?
미국도 생명연장을 꿈이란 희망회로를 바탕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과거 미국의 말을 요즘 각종 연합이나 국제기구에서 잘 듣나? 당장 유럽만 해도 전쟁, 에너지문제, 유로화 통합과 별개로 각자 돌아가는 경제정책으로 누굴 봐줄 상황이 아니다. 일본은? 사실 미국에 빌붙어 잘 사는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일본은 망한 나라라고 본다. BOJ가 현금서비스 돌리는 나라, 엔케리청산이 되면 돌아오는 엔화가 후지산 터진 것처럼 난리가 날지도 모르는 나라다. TSCM공장을 미국과 일본에 세웠다는 이익이 있겠지만 이것이 완공되면 미국이 대만을 버릴지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어차피 반도체, AI와 같은 산업적 측면 외에도 발전된 무기에서 적보다 1초만 먼저 선제타격하면 된다는 관점으로 보면 미국의 지랄발광이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역사를 보면 서구 제국들이 250년을 못 버틴다고 보면 1위를 하겠지만 과거의 영광이 계속될지 모르겠다.
주어진 조건은 현재로 보면 미친 노인네들이 몽둥이를 휘두르기만 하는 시대가 아니라 양아치처럼 백 원에 한 대씩 이러며 삥을 뜯는 시대와 다르지 않다. 이 와중에 희망회로를 굴리고, 생존을 방법을 찾아야 하는 시대다.
각 산업의 대세와 방향이 갑자기 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전기차, AI, 로봇, 바이오, 에너지, 정보통신, 반도체 등 산업방향이 틀어질까? 방향이 바뀐다기보단 큰길이 좁아지고, 언덕배기가 생기는 일시적 상황의 변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트선생 에피소드 1을 그럭저럭 넘겨 본 입장에서 상황의 핵심을 파악하고 대응하는 일이 중요하다. 아쉽게도 무엇을 준비해 왔는지 각자 다르고, 무엇이 효과적인지 상황이 벌어져야 알 수 있다. 어렵다는 것이지 불가능이야 하겠어? 이 우경화된 노인네들도 언젠가 하늘나라 갈 텐데. 가끔 저 세대가 독제, 냉전, 세계화의 풍요를 다 겪어보고 인생 말년에 어려워지니 가장 효과적인 (옳다는 말이 아님) 방법으로 폭력적 방법을 쓴다는 생각을 한다. 자식, 손자 세대를 위한 미래가 아니라 자식 손자 세대를 갈아먹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 때가 많다. 정책들이 대부분 '당장 돈이 필요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결국 사람이 문제다. 인구가 주는 것은 가능성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애를 낳는다고 나라를 구할 위인이나 천재가 나온다고 보장할 수 없다. 소비자가 출현할 뿐이라고 보지는 않겠지? (우경화된 인간들의 단적인 예가 아닐까? 설국열차를 보시라) 게다가 인간은 새로 태어나면 초기화되어 있다. 다른 표현으로 잠재성을 듬뿍 담고 있다. 태어나면 짧게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치면 기능이 떨어진다. 본능적인 변화과정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인간의 문명은 그 과정에서 지식과 지혜를 축적함으로 발전해 왔다. 그런 점에서 잠시 야만의 시대가 인간문명을 자유낙하시키겠지만 어쩌겠나 희망회로를 굴려야지.
극단적 쇄국정책으로 대성한 나라를 보지 못했다. 힘없는 개인들을 무시하다 소비자의 집단행동에 기업이 맛이 가듯, 정치도 경제도 사람들을 물에 띄우기도 하고, 물에 담가주기도 한다. 미국도 윤전기 2회전으로 해결한 문제가 계속 윤전기를 돌려서 해결하기 어렵다. 달러의 신뢰는 현재 미국채인데 애가 왜 이렇게 오르나? 장기적으로 안 좋다는 예측의 반증이다. 관세로 인플레이션을 충당하겠다는 생각은 사실 미친 생각이다. 이 정도면 아담스미스 땅에 묻고 리카르도는 경제학 교과서에서 삭제해야겠지. 80억 인구가 조공을 하고, 3억짜리 나라 혼자 잘 살겠다는 정책이 오래가겠나? 다들 멀어지고 관계가 소원해지면 대평원에서 농사야 짓고 살겠지.. 아니면 몽둥이 들고 전쟁이나 하고. 윤선생보다야 이익에 민감한 트선생이지만 의회에 총질은 먼저 한 것으로 보면 잘 돌아갈지 장담하긴 어렵다. 앨런이 현금서비스도 많이 돌려놓았으니..
트선생이 시선생 잡겠다고 주변 이웃들 집에 불을 지르는 난동사태가 날지, 시선생 잡기 전에 트선생 집에 불이 날지 알 수 없다. 사실 도광양회하던 시선생이 제도 2025 같은 정책을 미리 까발려서 된서리를 맞는 것이지, 더 잠행했더라면 이라고 생각하면 중국이 무서운 건 사실이다.
책을 읽으며 아직도 주도권 포식자인 미국의 관점과 시각이 많지만 미국의 문제점을 짚어본 점은 참고할 부분이 많다. 그리고 미국관점이라고 생각하는 화두에는 물음표를 붙여 다른 관점을 둘어보며 읽으면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각 국가의 환경인 지정학적 이해가 더해지면 좋다.
생존하는 자가 강한 것이다. 그리고 방향이 맞다면 이는 대응의 문제다. 다들 건투를 빌 수밖에.
이번주에 미국에 가게 생겼는데, 쳐 오른 환율이 무섭다. 20불에 팁 15~20%도 높다고 생각했는데, 한식을 먹으면 팁주면 30불은 1인당 들겠다. 한 끼에 4만 5천 원이라니!! 이게 말이 돼! 일만 아니면... 작년에도 18년 대비 80%는 오른 느낌인데 윤선생 도라이 짓 때문에 18년 대비 250% 정도는 체감할 듯하다. 이런 경제가 정상이겠어? 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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