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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_예술 (冊)

Justice Man, What? - 저스티스 맨

by Khori(高麗) 2021.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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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장르는 대체 무엇일까? 소설의 틀을 갖고 있지만 정의에 대한 철학적 논거를 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공포, 반감과 같은 감정에 대한 현상이 만들어 내는 일시적인 현상? 아니면 정의란 의미가 시대와 상황에 따라서 변화한다는 것일까? 이것도 아니면 동시대에 퍼져나가고 있는 사회현상을 통해서 인간에게 그래도 시대에 맞는 정의로움을 요구하는 것일까? 이도 저도 아니면 추리소설의 틀에 작가가 관찰하고 사고한 세상의 단면에 정의란 딱지를 붙여본 것일까?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최근 작품 '모조 사회'를 보면서 생각했지만 작가가 사회적 현상, 구조에 대한 관찰과 깊이가 있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저스티스 맨은 그 시작점에 있지 않을까?

 

 인간이 정의라 말하고 그 의미를 정리하더라도 구현되는 방식은 다르다. 그 정의라는 것도 시대에 따라서 다른 의미로 변화한다. 그 변화가 현상의 변화인지 본질적인 의미의 변화인지도 확인해야 한다. 더구나 인간 스스로 변덕스럽게 변한다. 외부환경의 영향이 본능적, 감정적으로 몰아가면 인간의 반응이란 우스꽝스럽지만 누구도 자유롭지 않다. 공포감 같은 것이 그렇다.

 

 살인이란 주제, 그 주제를 둘러싼 우리 사회에 만연한 온갖 이야기를 통해서 살인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하지만 살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상황에 따라 사람마다 다르다. 내가 주변 사람에게 하는 농담 중에 '법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와 '법이 없어서 참 다행이다'처럼 법이 변한 것은 아니지만 인간의 상황에 대한 해석은 그때그때 다르다. 감정이 많이 흐르면 더욱 변덕스럽다. 

 

 지금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혹시 정의를 요구하는가? 그 정의는 무엇인가? 그 정의라고 생각한 것이 매일 보던 것만 보면서 생긴 편향의 결과는 아닐까? 그 편향이 칼 포퍼의 열린사회와 부합할까? 글쎄 소설 속에서 그려진 현재와 현재 벌어지는 사실의 간격이 작다. 그리고 나타난 현상을 소설처럼 보기도 어렵고, 소설처럼 보지 않기도 그렇다. 그럼 각 독자에게 정의란 무엇일까? 그게 정의롭다고 할 수 있는 것인가? 자문자답을 해 볼 수밖에 없다. 

 

 문득 AI가 추천해주는 기사가 나의 검색 데이터로부터 추출된 메타데이터고 이 메타 데이터가 더욱 고도화함에 따라 나의 다양성은 줄어든다는 생각을 갖는다. 그렇다면 과학 기술의 진보가 인간의 발전을 도모하기보다 우매화를 고도화하는 것은 아닐까? 미래가 유토피아가 아니라 디스토피아로 그려지는 것은 기술의 발전이 인간을 초월하기 때문인지 인간이 우매화되어 그런 건지 알 수가 없다는 상상을 해본다. 너무 나갔나??

 

 추리소설 같이 이어져가는 이야기의 해석이 부풀려가고 기대를 품게 된다. 하지만 리버스 된 이야기를 돌아보면 아주 일상의 그렇고 그런 일들이다. 우습지만 또 우습지 않다. 이런 작가가 바라보는 직관적 사건과 현상의 관찰, 생각을 잘 들여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한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보면 '모조 사회'가 나는 조지 오웰의 1984보다 훨씬 현대적이고 재미있다는 생각을 한 번 더 하게 된다.

 

#저스티스맨 #도선우 #한국소설 #독서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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