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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나의 업 (4)-신의성실 2

by Khori(高麗) 2015.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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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은 유혹에 매번 노출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멀리서 본적도 없는 사람이 연락을 하고, 서로의 거래조건을 협의해서, 종이에 서명을 하면 물건을 만들어 보내고, 돈을 보내줍니다. 국내거래에서는 찾아가서 이야기도 하고 실물도 보고 하겠지만, 국제거래의 시작은 이와 같습니다. 변화된 점이라면 발달된 통신기술이 목소리가 아니라 서로 얼굴을 보고 멀리서 자유롭게 이야기할 기술이 보편화 되었다는 정도입니다.

 

 신의성실함은 나의 행동에 기인하지만 상대방의 인정과 평가로 결정됩니다. 거래에 대한 약속을 정성스럽게 하는 것은 계약자체의 법률적 의미도 있지만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애정입니다. 그것이 오랫동안 친구이지 거래 파트너로 살아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자 행동론이란 과목은 마케팅 관련 학문에서도 배우지만, 심리학에서도 배웁니다. 동일한 제품을 제일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곳을 찾아서 소비를 하려고 하지만, 우리는 친절한 주인 때문에 찾는 가게가 있습니다. 경제학적으로 보면 말도 안 되는 결정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이기에 이는 매우 좋은 의사결정이기도 합니다. 효용을 제품이 주는 것으로 한정하면 경제학이 맞을지 모르지만 인간이 거래행위를 통해서 느끼는 것은 금전적 이익과 가치교환 외에도 다양한 효용이 존재합니다. 아마도 경제학의 분석방법이 틀렸다기 보다는 사람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라고 하는 전제가 오류를 만들어 내는 것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을 상인이 구현하는 주체임으로, 내적인 엄격함이 필요합니다. 그 엄격함의 핵심에도 신의성실이 존재합니다. 사실 이것이 존재하지 않는 제품, 서비스, 가치의 교환은 사기 또는 그와 유사한 성격이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연히 거래의 목적이 제공하고자 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 가격은 중요한 항목입니다.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서로 노력하기에 경쟁도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저도 온라인 거래의 편의성을 부인하지 않지만, 기업과 기업간의 거래는 온라인으로만 하기 어렵습니다. 상인들은 서로 만나야만 합니다.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치열하게 논의하고, 조건을 제시하는 것은 이익을 다투는 측면으로도 볼 수 있고, 서로의 균형을 찾아가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 방법 중에 서로 오래 갈 수 있는 형태를 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중용의 집기양단과 같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상인들은 항상 각자의 요구사항과 바램을 꺼냅니다. 그리고 서로의 다름을 섞어서 공통의 합의를 도출합니다. 그런데 합의 도출이 항상 내가 속았다, 당했다라는 결과를 갖고 온다면 오래갈 수 있겠습니까? 대부분 그렇지 못합니다. 일부에서 법이란 천박한 계약을 근거로 강제할 수도 있다고도 생각합니다. 이는 대단히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인 사고 입니다. 먼저 서로 잘 해나갈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법도 서로의 목적을 위해서 성실할 것이라는 전제로 만들어 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전체 프로세스의 틀이 잘 이행되도록 정의를 하고, 복잡해서 혼선이 생길 수 있는 부분, 분쟁이 발생할 것에 대한 기준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면 마치 인정과 인간미, 태도가 더 중요해 보이는 것 같아 볼일 것 같습니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상인이 상인의 기본이 안되어 있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상인의 자격이 없기 때문입니다. 해외영업으로 본다면 기술적인 학습이라고 할 수 있는, 무역실무, 계약, 운송보험, 회계, 관세, 경영, 경제, 마케팅, 전략, 상품학, 언어등 관련학과에서 커리큘럼으로 배우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관련 학과가 아니면 타 부서의 업무를 대략 이해할 소양은 스스로 확보해야 합니다.

 

상인이 어깨 넘어 배우는 자세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좋은 눈과 귀를 갖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 이 말은 조금 바꾸면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지식기반 사회가 도래했는데 당신은 시대의 조류를 따르지 않습니까?’라는 질문과 같습니다. 하지만 내 경험으로 볼 때 인류의 역사는 항상 지식과 정보를 확보한 사람들이 앞서 나갔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체 인류의 역사는 지식기반 사회를 인간이 구축해 온 결과를 증명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교과서를 통한 지식의 습득과 현장의 살아 있는 정보를 혼용하여 스스로의 깨달음을 알아가는 것은 상인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 깨달음의 본질은 다른 것에도 함께 사용될 수 있는 일이관지의 것이 될 수 있고, 일반화해서 보편적인 이론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수준에 따라 나름의 원칙이 되기도 하고, 많은 사람에게 유용한 정보가 됩니다. 상인들의 세계에서 이 원칙이 나는 신의성실이라고 믿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상인의 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의욕과 도전의식이 있는 사람도 일상에 익숙해지면 스스로를 경계해야 합니다. 못 믿을 사람이 바로 나이기 때문입니다. 돈을 벌어야 하고,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지면, 성공의 실체도 없이 막연하게 성공하겠다라는 욕심만 차오릅니다. 그때 돌아갈 기준이 없는 사람과 기준이 있는 사람은 상인이라는 업을 떠나서 삶의 무게를 크게 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여의치 않다면 어느 대학이라도 관련 학과의 커리큘럼을 한번 살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자신이 상인의 길을 가는데 최소한의 성의라고 생각하고 그 범위와 깊이는 자신의 역량과 장점에 맞춰서 택해야 합니다.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거래의 과정을 지키는 기본이 신의성실의 토대이며, 이 과정을 넘어서 더 깊이 있는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 상인 스스로의 성실한 품격을 수양하는 방법이 병행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장담 하건데, 중소기업도 대기업도 임원이란 별을 달고 오래 가시는 분들을 보면 주관적이긴 해도 성품이 나쁜 사람들은 오래 가지 못합니다. 기업을 운영하시는 분들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자발적인 사회의 자정작용이라고도 생각합니다.

 

 과거 해외영업을 하면서 실무적인 부분은 어느 정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람과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부분입니다. 위에서 성품을 이야기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남자들의 질문이 이쁘냐?’로 지향하듯, 고객에게 오더를 얼마나 내실 계획인가요?’만 물어볼 수 없다. 맡겨 놓은 보따리도 아니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내 얼굴이 오더로 보이냐는 농담이 과히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래서 전략적 접근이란 이름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논리와 명분의 프레임을 해서 다가갑니다. 전체의 논의 구성을 디자인을 하여, 내가 원하는 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답이 나오도록 상황을 주도하는 방법입니다. 이 작은 생각의 차이는 참 큰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아마도 마케팅이란 전략 수립부서와 이 전략을 수행하는 영업조직의 일을 이해한다면 매일 현대 상인들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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