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天上雜夫] 공은 일 한 사람에게, 즐거움은 모두에게

by Khori(高麗) 2021. 2. 24.
728x90
반응형

 한 달정도 제조팀장과 푸닥거리중이다. 제조원가를 대폭 줄일 수 있다는 내 주장과 지금도 입에 거품물정도로 열심히 하는데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우선 나를 제조팀에서 놀면 뭐하냐고 종종 부려먹을 때 제조공정, 제조효율을 나름대로 분석한 것으로 제조팀장이 혀를 내두르며 타박을 한다. 그렇다고 내 주장이 그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만큼 전문성이 있다는 것은 아니다. 생각하고, 실험해보고, 결과를 측정해본 뒤 조정하는 본질은 사업, 개발, 제조, 품질 모든 부서에게 동일하다. 생각의 본질은 동일하고, 자신의 분야에 관한 기술적 현상이 다르다. 이 다름과 같음을 이야기하면 오따꾸나 또라이가 되기 싶다. 논리가 불합리하면 "말은 된다"는 조롱이 나오고, 논리가 아무리 맞아도 사람에게 부적합하면 실행하기 어렵다. 이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것은 글쎄 하여튼 잡부일이 천상 그렇다. 

 

 전자제품의 제조를 보면 일의 상당량은 나사를 체결하여 고정하는 일이다. 그걸해야 그 다음과정의 일이 발생한다. 나사로 체결이 안되면 케이블로 연결한다. 하여튼 연결할 다양한 수단이 필요하다. 이 방법을 줄이는 것이 형상을 만드는 부서의 역량이고, 형상과 형상이 목적에 맞게 맞춰지면서 일하기 편하면 실력이 된다. 나는 이런 일을 종종 체험했지만 개념은 레고로 더 많이 배운것 같다. 형합의 방식, 그림과 같은 2차원이 아니라 현실의 3차원적 공간감각, 디자인과 같은 모양, 색의 배합을 통한 미적 느낌, 움직임 이런 것들을 레고란 취미로 이해했다. 

 

 그리고 이런 일은 연구소의 개발과정에서 결정된다. 생산성본부의 원가 결정곡선을 보면 기획단계에서 거의 85%, 개발단계에서 95%의 원가가 결정된다. 제조에 도착하는 순간 결정이 다 된 일이다. 망삘은 터무니 없는 생각에서 시작한다. 가끔 터무니없어 보이는 생각이 혁신을 만들기도 하지만 이런 '유레카"라고 할 수 있는 운은 제외하고 산다. 되면 좋은 일이다. 결국 전체에서 5%의 비용을 갖고 제조본부와 씨름을 한다고 생각하면 둘다 못할 짓이다. 그러나 견소왈명처럼 잘 찾으면 왕건이가 없는 것도 아니다.

 

 아침부터 프로세스 개선의지를 갖고 추진하던 부장이 자신의 노력을 담아 기안을 했는데 반려했다. 마지막 문장 때문이다. "개선이 되면 현업에 큰 도움과 향상이 예상된다"라고 쓴 말 때문이다. 반려하고 오후에 시간을 내서 이야기를 했다. 나도 도움이 되고 향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또 그렇다고 말했다. 무엇을 개선하고, 어떻게 개선해서, 어떤 결과를 도출할지 좀더 구체적으로 해보자고 했다.

 

 원가결정곡선을 이해하고 프로세스가 개선되어 효과가 발생하려면, 조직 전체가 이야기한 내용을 동일하게 이해하고 협력을 서로 구해야 하는 일이다. 여러 좋은 이야기는 리스트로 만들고, 딱부러지게 무엇하나를 확실하게 하는 것이 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 일이 많다면 단계(시간)로 나누어 일이 시간에 따라서 흘러가는 것을 이해하고 정해야 한다. 나는 그것이 우선순위라고 생각한다. 한 번에 무엇을 다 해내라고 지위가 낮은 직원에게 요구하는 것은 행패다. 왜냐하면 나도 안되니까.

 

 결제반려를 맞으면 기분이 나쁠 수도 있는데 서로의 의도를 잘 이해하고, 본인도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의 정리가 전체과정을 보며 협력할 부분까지 확장된것 같아 감사하다. 결과를 만드는 일은 또 다른 일이다. 가장 큰 수확은 사고의 전환이다. 조금이라도 내 의도와 행위가 자극이 된다면 해당 업무의 전문성을 갖은 사람의 역량이 더해져 나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낸다. 그러면 그 사람의 실적이다. 나는 그런 일로 기분이 좋으면 행복하니 뭐 더 바랄것이 없다. 

 

 오후에는 제조팀 팀장과의 실갱이가 계속되었다. 업체를 변경하는 것은 리스크이고 기회다. 지속가능한 경영은 지속하는 일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것을 유지하는 것은 또 중요한 일이다. 매일 협력하는 협력사와 실갱이를 해야하는 담당 팀장은 불편할텐데도 뜻을 잘 이해해줘서 고맙다. 그러나 절감 격차로 실갱이도 있고 또 안하면 뭐가 불편한 관행을 의심하는 것 같아 오해도 생기는데 좋은 취지는 잘 이해해 줬다. 물론 "아~ 그래도 내가 이건 전문간데 실장님보다야 내가 낫죠 ㅎㅎ"라는 구박도 잊지 않는 녀석이다. 3월중순까지 한다는 걸 족쳐서 오늘 결판을 보기로 했다. 나는 나대로 기획조정실을 돌려서 조사를 하고, 제조팀장은 팀장대로 업체와 면담, 미팅을 해서 비용절감과 상생대책을 논의하여 각자 결과를 내보자고 한 날이다. 아침저녁으로 제조팀하고 일이 많다.

 

 점심때쯤되서 의기양양한 제조팀장이 "조사는 하셨슈? 아무리봐도 나 못 따라오지 ㅎㅎ"라며 놀려댄다. "어쭈 자신있나보네. 내일 아침에 입찰하듯 서로 자료까는거다. 내기라도 할까나?" 하면 밀밥을 물었다. 덮석물었다. "그럼 회 한접시떠서 소주한잔사기에요"라고 해서 좋다고 했다. 저정도 사주던 얻어먹던 비용이 크게 절감되면 너도 좋고 나도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퇴근시간 전에 의기양양하게 찾아왔다. 자료가 왔으니 까보자면 과장도 데리고 왔다. 서로 자료를 넘겨줬다. 서로의 자료를 보면서 결국 결판이 났다. "어우~ 졌어 졌어"라며 얼굴빛이 안좋아지려고 한다. 곡성에 나오는 대사처럼 "야 뭣이 중한디? 비용줄었으면 됐지"라고 말했다. 그리고 다들 여기까지 준비하느라 수고했다고 했다. 이런 작은 뜻을 모아 함께 해서 결과를 내는 것엔 보람과 결과가 남기 때문이다. 약이 바짝오른 제조팀장에게 기존업체들도 오랫동안 같이하고 꼭 비용으로 계산하지 못해서 좋은 점이 있다. 이들의 장점을 살리고 서로 추가적인 협력은 유지하고, 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은 미팅과 1~3차례 테스트 과정을 통하라고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요렇게 비용을 절감한 것은 업체들 미팅해서 결과치를 회의록으로 보고하고 대표이사 참조로 잘 넣으라고 했다. 결국 실적은 실행팀이 갖고가는거니까. 이사가 팀장 이겨서 무슨 즐거움이 있나. 나도 다른 사람들이 잘 도와줘서 정보를 구했을 뿐이지.

 

 제조팀장이 쿨하게 자기가 회랑 소주를 사겠단다. 어차피 실적도 제조팀것이다. 내기하자고 해서 이기고 술도 얻어먹었다고 뒷담화를 오랫동안 들으며 유병장수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수고한 사람 4명이 모아 저녁 사주며 소주도 한 잔씩했다. 다들 누가 잘했고, 누가 못했고보다 함께 해서 결과를 내서 즐겁다는 뜻이 모여서 감사한 일이다. 이럼 됐지 뭐.  

 

 그러고 보니 오전에 품질관리팀장은 오늘 천만원 비용건을 이백만으로 줄였고 비용기안을 한다고 했다. 낮에 만났을 때 실실웃으며 기획조정실은 업체정보 알아와서 입으로만 하고, 일은 자기가 했으니 품질관리팀 실적이라며 기조실에 있는 팀장에게 "한 일이 뭐야?"라며 놀리던데. 기조실 팀장 왈 "아우..참나"라며 어이없어 한다. 힘들텐데 잘 이해해주고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또 감사하고 즐거운 일이다. 

 

 오늘은 하루종일 비용줄이고 마치 돈을 많이 번것 같은 기분이 든다. 더불어 사람들때문에 기분이 좋기도 하네. 내일은 직종이 바뀐 일이 있던데..에혀. 일찍 자야겠다. 제왕업 하권은 언제 다 읽냐. 얼마 안남았는데 진도가 갈지자횡보중..주식은 묻지마 장투를 신념을 갖고 추진중. ㅎㅎ

 

 그리고 비용을 줄인 것만큼 필요한 기계나 장비를 통해서 사람들이 효율도 내고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방법도 찾아야 한다. 이렇게 수익을 더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는 그게 더 보람있게 비용을 사용하는 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잡부 #즐거움 #직장생활 #khori #아무거나하는중 #장르불문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