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말..아니 12월...그 사이쯤인것 같다. 마나님이 책한권을 내 놓는것을 보니, 멋진 배서가 되있는 책. 아! 맞다..그 사람 잡지사에 다녔었지라는 생각과 벌써 본지가 10년이 훨씬 넘었구나..책을 낸다는 건 개인으로도 참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일인데 대단하다는 생각과 김훈의 책 제목처럼 밥벌이의 지겨움속에 나태해지는 나에게 많은 생각이 들게 했던것 같다. 물론 뒤통수에 날아오는 마나님의 작은 잔소리..
개인적인 친분이라기보단, 마나님 친구의 남편..대학때 단짝이다보니 종종 같이 보기도 하도..애낳고 잘 지낸다는 이야기도 듣고..사실 만나면 조금은 서먹서먹했던 것도 같은데..책을 통해서 내가 기억하는 사람과 현재의 그의 생각과 만난다는 것도 한가지 재미있는 일인것 같습니다. 게다가 매일 딱딱한 역사책, 사회과학서적, 최근엔 조금씩 맛들여가는 인문학책을 보면서 마나님이 "당신은 소설, 시집을 봐야돼"라는 이해가 될듯말듯한 소리도 한몫한것 같다. 시와 수필을 안본다고 그런 감수성이 없는것도 아닌데, 하여튼 도매금으로 막 넘어가니..이것도 다 묵뚝뚝한 내탓이겠지요.
특별한 독자가되어 책을 넘기기 시작하면서..마음이 차분해 지는것 같네요. 담백한 사진도 맘에 들고, 길이란 제목에 맞게 찾아간 곳의 사람이야기, 역사를 되짚어 본다는 것은 그곳에 있는 사람에겐 추억과 미래가 되는 것이고, 낯선이에게 호기심과 길잡이가 되가는 것이 아닐까합니다.
크고 화려하지 않지만, 우리들의 생활속에 남아 있는 작은 모습들을 아기자기하게 그려놓은 것은 누군가 화려함, 위대함을 설명한다기 보단, 책과 내가 또는 책과 작가가 이웃들과 이야기하듯 담소를 나누는듯 합니다. 아마 마음에 드는 가까운 곳으로 한번 발을 내딛는것만으로도 그 길속에서 작가와 같고 또 다른 길을 찾아볼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책속에 살아 있는 길들속에서 가보고 싶은 길도 있고, 나는 이길에서 이런 생각을 갖았었는데 하는 생각도 들고...책속의 이야기를 통해서 '어떻게 살고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니 언제 한번 감사의 표시라도 해야되지 않을까합니다. 또 잊혀전 가는 추억을 되짚어 이야기하고, 살아있는 길이 아닌 인생의 어느길을 가고 있는지 담소를 나눈는게 우리의 삶이 아닌가합니다. 책에서 소개한 길을 다 걷지는 못하더라도, 사는 곳 한자락이 겹친다면 또 나의 올레를 찾고 올레를 외칠수 있지 않을까합니다.
저자가 써준 소박한 배서밑에 따뜻한 안사람에 대한 생각이 더 깊이 남는것 같습니다. 회색도시속에 살지만, 매일 걷는 길을 좀더 새롭게 관찰하고, 그 길속에서 삶을 깊이있게 돌아봐야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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