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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살아보세 (書)

날 차암 덥다 더워 - 횡설수설

by Khori(高麗) 2022.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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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일 워크샵을 갔다. 젊은 것들 뛰겠다고 해서 구경만 했다. 이젠 머리속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사이에 버퍼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아는바, 할 만한게 있고, 하고 맛이가는 것이 있고, 못할만한 것도 있다는 사실을 딥러링했으니 척보면 알아야 하지 않겠어? 더 러닝이 되면 또 바뀔꺼야~ ㅎㅎ 

 

 좋은 시간을 보내고 돌아와 토요일 날이 더워 허후적거리다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먹는 당연하고 심플한 일만 하며 마무리 중이다. 친구 사장은 월요일날 뭘 하자고 한다. 몇 가지 보내줬더니 이 양반도 더운가 내일 하잔다. 그러다 얼마전 고객센터에 전화한 일이 생각났다. 퇴근시간이라 내일 연락할께요 그랬더니 "그럽시다"라고 채팅창에 뜬다. '고객에게 반말하면 안돼요'라고 했더니 그게 반말이냐고 돼 묻는다. '앤 뭐지?"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반말이라고 하긴 그렇지만 친구들 사이엔 문제가 없고, 고객이나 연장자에게 적합한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갸가 내 나이를 알 수 없고, 나도 갸가 한국사람인지 외국인인지 알 수가 없으니...(담날 보니 외국인 ㅋㅋㅋㅋ) 이렇게 나의 꼰대화 현상은 고도화되는 중이 사실이네. 어쩔 수 없지 뭐. 

 

 오늘은 아침부터 더위에 널부러진 나에게 후배 녀석이 점심 먹자고해서 나갔다. 날은 덥고, 콩국수 먹자고 해서 갔더니 국수집 문 닫았고 아~싸아.. 어찌해서 찾아간 국수집은 콩국수 주문에 잔치국수를 주는 걸 보니 날이 덥긴 음청 덥긴 덥나보다. 

 

 커피가게에 갔더니 시원하다. 젊은 총각 하나가 공부를 하고, 다른 총각 하나가 책을 읽는다. 기특해보인다. 아..그렇지 젊은 총가 하나 더가 열심히 점빵을 지키며 일하고 있었다. 갑자기 어르신이 여러 명 오셔서 자리가 좁은지 두리번 거린다. 왠지 책읽는 젊은 총각이 그냥 앉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그 이유가 알 수 없으나 왠지모를 불안감이 들었다. 친철한 총각 녀석 자리도 비켜주고, 탁자도 옮겨주고.. 

 

 아니다 다를까 나쁜 예감은 적중하고, 나이 지긋한 할머니 기분이 나쁘다면 조금 나이가 몇 살 낮아보이는 할아버지에게 큰소리로 시종일관 궁시렁거리고 말대답을 하고.. 날이 더워서 그런가 했는데..쉴 생각을 안한다. 귀가 왱왱거릴 판이라 자리를 떴다. 입이 방정이라 가게에 나와서 밀려오는 짜증에 "애들이 책보다 자리를 비켜줬으면 엔간히들 해야지 염치들이 없어"라고 한 마디하는데 일행인듯한 아저씨가 힐끗 쳐다본다. 미안한 생각이 1도 안든다. 일행이 더 온다고 했거든. 저 집 손님 다 나가겠네라는 걱정이 든다. 지난번에도 근처 커피가게에 왠 할아버지가 "자리가 없으면 손님을 받지 말아야지"라고 10분 넘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것을 볼때도 손자뻘에 열심히 일하는 애들한테 참 못됐다고 생각했다. 좀 더 했으면 112를 부르려고 했는데 기특한 젊은 청년이 꾹 참고 친절하게 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하여튼 요즘은 기성세대가 젊은세대를 노인 양반들의 표현대로 네다바이 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아님 내가 삐뚫어졌던가. 사실이라면 시간이 더 지가면 골치 아플까봐 걱정이다. 아차..배은망덕한 것들 탓하지 말고, 거울보고 배은망덕한 것들에 마음, 시간을 을 쓴 내 수준을 탓하자고 했는데 자주 까먹는 것 같네.  

 

 터벅터벅 집으로 걷는데 할머니가 큰 생수통 6개를 작은 수레에 끌고 가신다. 날도 더운데 고생이시다라며 잠시 한 눈을 팔며 담배를 피고 있었다. 갑자기 "할머니 계단 내려가시는데 제가 들어드릴께요"라는 소리에 돌아봤다. 평지를 계속 걸어가시는 줄 알았더니 옆 계단길로 들어섰나보다.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목소리 주인공을 보니 내가 삼촌이라 불러도 손색 없을 모습에 환하게 웃으며 거드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설마 외모라고 착각하는 불순한 세력은 없을테고. 불과 얼마되는 시간에 참 다른 모습이 교차하는 더운 날이다.  

 

 저녁엔 달봉이가 "우리 집 김치찌게 맛집이지"이라면 음식칭찬을 하더니 "이름은 놀부 김치찌게"란다. "어쭈..내 마누라 열받게 하는거냐?"라며 한 대 쥐어박아줬다. 아무렴. 별봉이는 싱글싱글 웃으면 열심히 밥만 잘 먹는다.           

                   

난중일기

이순신 저/이은상 편
 지식공작소 | 2014년 08월

 

 이것저것 뉴스도 좀 찾아보다 읽고 있는 이순신의 바다를 조금 더 읽었다. 이순신 관련해서 어려서부터 위인전등 여러책을 읽은 느낌이지만 그렇지 않다. 어려서 수레에 끌려가는 장면이 기억나는 영화가 생각난다. 지금생각하면 '성웅 이순신'이란 영화같다. 그리고 최근에 명랑, 한산(곧 개봉)이다. 어려서 국민학교 도서관에 열권도 넘는 세로쓰기 2단 글씨의 난중일기는 어렸을 때지만 읽을 것이 아니다라는 강한 신호를 받았다. 교과서 글씨보다 작은 것은 대개 내가 볼 책이 아니었거든. 그리고 한문이 틈틈히 여기저기에.. 저런 책은 삼국지건 수호지건 차이가 없었다는.    

                        

이순신의 바다 

황현필 저
역바연 | 2021년 12월

 

 이 책 한가지 장점이라면 쉽게 잘 읽힌다는 것이다. 진짜 난중일기 읽으면 뭐랄까? 전쟁에 나가는 것보다 낫겠지만 이거 읽는 것이 잘못된 만남과 같다는 느낌이 팍팍든다. 게다가 정기적으로 활쏘고, 점검하고, 애들 조지고, 싸우고, 일하고를 무한반복하는 이 양반을 보면 무섭다는 생각도 들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전투를 중심으로 기록하고 있지만 사람의 관계도 잘 그리려 노력했다. 한산이란 영화를 볼 계획인데 그 전에 읽으며 재미를 더하는 중이다.   

                         

이순신의 두 얼굴

김태훈 저
창해(새우와 고래) | 2004년 07월

 

 이 책이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다. 그러고 보니 어려서 5백원 지폐의 이순신은 대우를 받았고, 현재 남아 있는 백원짜리 이순신은 대우가 덜한 것인가? 어쩌면 링컨처럼 더 오래 우리 곁에 자주 남아있는 것 같지만 요즘 동전을 잘 안쓰니... 영화만 봐도 이순신은 사실 얼마 안된다. 그나마 최근의 작품이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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