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주간은 정신없이 바쁘게 시간이 흘러간다. 가족들도 이젠 격리 해제인 셈인데, 돌아보면 양성 확진자들은 무법자처럼 활보하고 음성 판정자들은 감옥 생활이었다. 이건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다들 무탈하게 싸댕기기 시작했지만, 마치 좀비 영화에서 멀쩡한 사람들이 도망 다니는 뭔가 요상한 기분이다. 게다가 확진자 생일도 겹쳐서.. 계속 음성이 난 셔틀 맨도 아니고.. 가족들이 걸리면 여간 복잡 다양한 일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더 웃긴 건 오늘 아침에 출근길에 보건소에서 확진 판정 문자가 왔다. 처음 생각은 '뭐지', 두 번째 생각은 '그렇지 내가 보건소에 간 적이 없지'였다. 문자를 보다 마친 좀비에게 물린 사람처럼 지하철 구석탱이에서 보게 된다.
'희한하네, 어제 진단키드도 음성이고, 우리 집에 도감청 장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내려서 전화를 해봐야겠다' 이렇게 생각했다. 또 문자가 온다. 설문 조사하고, 싸댕기면 방역법 처벌이란 엄중한 내용이다. 도착지에 다 왔을 때 보건소에서 전화가 왔다. 그렇지 않아도 전화를 하려던 참이었다.
"000 본인 맞으시죠?"
"아니요"
"네에???" (상대방 여성 목소리가 좀 바뀌었음)
"000 아니신가요?"
"그렇지 않아도 전화하려던 참이었요? 어떤 놈인지 모르겠지만 남의 전화번호를 적어놓고 간 것 같은데. 아니면 보건소가 잘못 적으신 건가요?"
"아.. 아... 네..." (버벅거림)
"이렇게 남의 전화번호를 아무렇게나 사용하면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 관련 법규 위반인 건 아시죠? 그렇지 않아도 전화하려던 참이었어요. 어떤 놈인지 제가 신고를 할까 생각 중이었거든요"
"네 잘 알고 있습니다" (조금 쫄은듯)
"우선 이 녀석부터 잡읍시다! 잡으면 연락 주세요" (어쨌든 확진 자니까..ㅋㅋㅋㅋ)
당연히 연락은 안 왔다. 보건소도 근 2년간 임진왜란 병자호란 분위가 아닌가? 무슨 죄가 있나.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팔자가 센 것일 뿐. 어제저녁에도 진단키트로 코구녕 쑤시고 출근했구먼. 장담할 것은 아니지만 확진자 주변에서 음성으로 잘 버티는 것도 곤욕이네요.. 동료가 왜 이런 요상한 일이 주변에 많냐고 ㅈㄹ이다. 낸들 알겠니.
#음성판정 #확진자지천 #억울해 #나쁜놈 #꼭잡아격리 #khori #나한테왜이래 #머선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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