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업체 미팅을 갔더니 대표이사님이 보자마자 "니들 오늘 왜 왔니?"라고 물어보신다.
"일정 점검하고, 겸사겸사 얼굴뵈로 왔죠?"
"할 말이 또 있어? 하하하, 근데 왜 온거야?"
"아휴 대표님도, 시간나서 땡땡이 칠려고 왔어요"
"얼른 끝내고 나가자"
담당 부장님도 마침 결혼 기념일이라 일찍 들어간다며 잘 부탁드린덴다. 협력을 시작하면 그 이후로 중요한 것은 신의있는 행동을 통해서 신뢰를 주고 받아 쌓는 일이다. 가끔 출장 다니며 사둔 술은 업체들 만날때 선물하곤 한다. 집에서 술을 먹지않기 때문이다. 업체 로비가 도서관 처럼 되어 있다. 나도 한 권 빌려 본 적고 있어서, 오늘은 책을 선물해 드렸다. 기업을 경영하시는 분들은 다양한 지식, 경험, 정보를 갖고 계신다. 특별하게 무엇이 도움이 될지 알지 못하지만, 내가 보고 괜찮았던 책을 드리곤 한다. 레이 달리오의 '원칙'을 선물로 드렸다. 미팅을 하는데 참석하셔서 얼른 끝내라고 채근하셔서 급하게 일정만 재확인 했다.
행선지는 모르고, 일단 몸을 맡기고 출발했다. 이동하는 내내 업계 동향 관한 정보로 주고 받았다. 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과거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너도 그걸 알아? 하하하" 하시기도 하고, 과거에 황당했던 사례들도 이야기 해주신다. 나도 과거의 업계 사건 이면에 또 이런 일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하니 재미있다. 좋은 일이나 나쁜 일이나 지나고 나면 추억이다. 내가 알기로 여러 업체들 도와주시고 금전적으로도 손해를 감수하신 걸 알고 있다. 그런대도 지나간 일을 좋게 해석하고, 남에게 악하게 대하시지 않는 것을 보면 참 대단하시다. "사장님은 복 많이 받으실꺼에요!"라고 했더니 좋아하신다. 선하고 열심이 업을 행하시는 분들이 그에 걸맞는 합당한 대우를 받는 세상이 올바른 사회라고 생각한다.
식당에 자리를 잡자마자 막걸리를 주문하신다. 요즘 유투브에 광고가 자주 나와서 맥주에 한잔 섞어서 조제를 해봤다. 아무맛도 안난다. 소주에 맥주가 훨씬 낫다. ㅎㅎ 물에 데친 갑오징어가 나오자 주류가 소주로 바뀐다. 요즘 신체적 품질이 떨어지는 관계로 술을 멀리하나 이렇게 시작부터 다채롭다. 술을 승부를 보듯 마시는 분들이 있고, 즐기면서 드시는 분들이 있다. 전자는 대부분 '나 많이 먹는다'를 자랑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대부분 말로가 좋지 않아 보인다. 즐기시는 분들은 절제가 있다. 그래도 많이 드시는 분들과 자리를 하면 힘들긴 하다. 기분이 좋으셨는지 집 앞에 가자고 하신다. 결국에 다시 한 잔을 더 마셨다. 다음에 내가 직접 보드카를 맛있게 드시도록 조제를 하기기로 했다.
다음주에 행사가 있다고 같이간 녀석을 초대하셨다. '다음주엔 행사에 혼자 가서 장렬이 전사하고, 난 부르지도 마라'라고 조용히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낼름 이야기를 한다. 같이 죽자는 애들이 제일 무섭지. 하여튼 구름에 달가듯 집으로 회귀하며 오천원을 주었다. 신기한 일이다. 또 무슨 악재가 또 있을라고. ㅎㅎ 이번주엔 조신하게 보내야겠다.
6월엔 코로나도 좀 꺼지고, 세상도 좀 돌아가고 그러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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