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은 재미가 없다. 내 주장이지만 "재미있고 신나는 일은 돈 내고 한다" 그리고 "힘들고 재미없지만 꼭 해야한다는 것을 돈 주고 시킨다" 일부 다른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이 틀안에서 본인이 신념과 열정을 갖고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 직장이 대부분이 지금하는 일을 어려서부터 꿈꾼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주 극소수가 재미있고 신나는 과정을 통해서 큰 업적과 성공을 만든다. 타고난 재능은 이런 과정에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요즘 처럼 실물경기가 내려오면 영업은 참 난감하다. 해외영업을 하는 입장에서 동료들을 바라보면 좀이 쑤셔서 안달이 난다. 고객들은 죄다 집구석에서 근무와 집안 일을 병행하고 있고, 물류도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세상에 제일 어려운 일이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상태다. 조금 여유로운 시간을 생활속의 작은 즐거움, 내 스스로 지식을 늘려가는 일, 체력을 보충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들 하루의 일상에서 먼가 재미있는 일을 기대하는 요즘이다. 그것은 경기 변화가 걱정되지만 수주가 조금 넉넉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걱정을 어떤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걱정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제일 쓸데없는 것이 걱정이다. 그 시간에 잠시 쉬면서 대책을 세우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무료함이 넘쳐나면 꼭 적정한 이벤트가 생긴다. 요 몇일 방구석에 앉아서 '이거해라, 저거해라'라는 고객님이 실갱이를 하는 동료가 있다. '아우~ 막무가내야 막무가내, 어림 반푼어치도 없다. 어차피 방 구석에서 쫒아오지도 못할거면서' 이런 넋두리도 했다. 한 일주일 정도 한치의 양보없는 셔틀을 한다. 이거해라, 저거해라의 끊임없는 요청과 답은 안해로 정해진 양보없는 수담셔틀이다. 어제는 뜬금없이 가택연금이 해제되니 잘 해줘야겠다고 하나 내가 걱정이 앞선다. 그런데 "오겡끼데스까" 한 번 보내줘야겠다고 말에 웃음을 참지 못했다. 차마 직절적으로 표현은 할 수가 없고, "일주일 내내 노인네 잡들이를 해 놓고 갑자기 그간 잘 지내셨어요하면 제정신이냐고 노인양반 물어보지 않겠냐?" 저도 생각해보니 웃긴가 더 크게 웃고, 옆자리 동료까지 빵터져서 한참 웃었다. 비속어와 다양한 비유의 문장이 등장했다. 말을 골라도 "오겡끼데쓰까?"가 뭐야. 해외영업을 하다보면 말쌈이 더로 사맞디 아니한게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본인인들 편해서 하겠나, 또 내일도 지지고 볶고 서로 도와가면 해야하니 방법을 찾는 것이다. 웃음을 주체할 수 없는 단어들이 생각나다가도 왠지 든든하다. 다들 가끔은 제정신이라 참 다행이다. 그런데 나한테 오더니 나보고 먼저 메일을 하나 써달란다. 참나 내가 불쏘시개지 불쏘시개. 우여곡절끝에 오겡끼데스까는 오겡끼데스까로 잘 끊나가고 있다. 그래도 다행이다. 이 어른신 눈을 보면 거절을 쉴드하는 묘한 기운이 있다. 하여튼 곤란하지만 정감이 가는 양반이다. 배울 수 있는 영업기술이 아니다.
나보다 지위가 높은 분들하고 이야기하다보면 논리와 합리가 아니라 "하고 싶은 것", "됐으면 하는 것"을 이야기한다. 도움은 하나도 안 주면서 때되면 고파지는 배도 아닌데, 정작 본인이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보채는 것 같다. 사실 지위가 낮을 땐 윗 사람들이 무엇인가 내가 모르는 것에 대해서 자문해주고, 지혜를 발현해주고, 해결책을 제시해주길 기대한다. 그러나 정작 올라가면 나이가 많던, 적던 나쁜 것만 빨리 배운다. 대세가 어쩌고, 기운이 어쩌고, 운이 어쩌고 하시며 듣지도 않던 교장샘 훈화말씀같은 아름다운 단어가 비단 뽑던 나온다. 잘 들어보면 '뭔 말인지 모르겠다', '뭔 말인지 이해만 하기로 한다', '대강 철저히 시간을 끌다보면 끝난다'와 같은 다양한 생각이 떠오를 때가 있다. 이런 말을 나는 '잘 듣다보면 개소리(또는 개수작)'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이유는 조직의 목표, 존재이유,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사유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조직을 가장하면 자신의 개인적인 영달을 위해서 권한과 지위를 활용하는 얄팍한 행위에 한정한다. 공사구분이 너무 없으면 막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사적으로야 제도와 미풍양속에 저해되지 않는다면 뭘 하던 무슨 문제겠나? 동료가 누가를 만나고 한참동안 이런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나보다. '상서로운 기운이~~' 어쩌고 해서 '사업이 무슨 샤머니즘, 기복신앙이냐?'라고 대꾸를 했더니 '그러니까요? 상서롭긴 개뿔 쌍스러운 기운이 올라온다구요~'라고 해서 또 한참을 웃었다. 개인적인 사인간에 불만과 화가 생기면 말이 거칠어지기도 한다. 좀 달래주고 쌍스러운 기운이 올라올 기미와 조심이 생기니 미리 단도리를 해둘 수 밖에 없다. 누구나 사업이 복권이나 길거리에서 돈줍듯 하면 좋겠지만 실력과 그 실력이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때에 효과를 볼 수 밖에 없다.
사무실과 업체를 만나다보면 더 다양한 이야기들도 있지만 나도 '왕년이'를 찾거나 '나떼'를 찾는 습관이 될지도 몰라서 줄이기로 한다. 게다가 주변인들이 내 개인블로그를 사찰하는 관계로 최소한의 보호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이젠 업체 미팅을 하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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