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가 끝나면 안과랑 안경점에 다녀와야 할 것 같다. 5장 기업 경영에 왜 철학이 필요한가부터 전략, 리더십까지 이어지는 10장까지 그의 연설문을 보며 생각난 것이 있다. 이젠 나이가 좀 된 양반들은 알겠지만 '일관성 있는 삶'이란 교과서 수필처럼 참 일관성 있는 사람이다. 부드럽지만 강하고, 매일 볼 수 있는 당연한 일을 하루도 빠짐없이 하고자 하는 의지가 아름답고 두려움을 준다. 왜냐하면 그게 쉽지 않은 건 너도 알고 나도 안다. 예전에 난중일기를 읽고 나서 성웅 이순신... 부리면 믿고 맡길만하고, 부림 당하면 도망가야 목숨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그런 느낌이다. 물론 도망가다 죽을 확률이 크지만... ㅎㅎ
전략에 대한 속 편한 이야기를 듣고 보면 도인 같다. 내 해석으로는 알 수 없는 것을 굳이 알 수 있다고 헛짓거리 하지 말라는 소리처럼 들린다. 5년의 전략, 그랜드 마스터플랜 이런 지나고 나면 잘 안 맞는다. 그 과정에 포기하느냐 매일 고치며 수정 대응을 하며 그 언저리에 가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단출하게 1년의 계획과 그 수정 대응의 푸닥거리 속에 만나는 인연을 인연대로 받아들이는 자세처럼 보인다.
무한경쟁이 어쩌고 하는 시대에 나이브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꽤 신뢰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간을 정하고 며칠, 일주일, 한 달, 길게 3달, 혹시 일 년 아니면 10년 정도 미친 듯이 무엇을 할 수 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이걸 길게 하면 뭔가 수준이 달라진다. 그런데 하루도 빠짐없이 미친 듯이 하는 것은 미친놈이 아니고선 힘들다. 나는 '사람 잘 안 죽는다'라는 생각과 '그런데 어이없이 죽는다'라는 생각을 동시에 갖고 있는데 하루도 빠짐없이 미친 상태(좋게 몰입)가 지속되면 사람 오래 살기 힘들다. 집현전 학자들의 과로사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아마 세종대왕을 요즘으로 보면 상사가 ChatGPT라고 생각해 보면??
수익에 대한 생각은 잘 이해가 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실제하고 있다 보니 느낌이 착착 온다. 그가 말하는 업종별 차이에 따른 최소 이익률과 같은 개념은 사실 벤자민 그레이엄의 '안전마진'과 같은 개념이다. 사업에도 안전마진이 필요하다. 당장 밥벌이가 안되면 운영할 자금의 차입이 불가피하다. 자금의 족쇄를 차고, 시간의 굴레에 들어가 달달 볶이는 것이다. 이 밥벌이가 경영자에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좁게는 직원들의 문제가 포함된다. 생각을 곰곰이 해보면 직원들의 가족이 몇 명씩 더해지고, 우리 회사에 공급하는 기업들과 우리 회사가 공급하는 기업들에도 사람이 존재한다. 이나모리 가즈오가 경영의 책임감을 말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기업가가 존경받을 이유가 없다. 사채업자와 무엇이 다른가? 그가 경영의 핵심을 의사결정으로 보며, 이 중에 가격의 결정을 그렇게 중요하게 본 이유를 알 수 있는 배경이다. 그럼에도 지금은 경쟁이 치열해지고 경제환경이 다시 100년 전 제국시대처럼 나만 먹고살자 분위기로 가며 아담 스미스와 리카르도를 땅에 묻으려는 시도가 횡횡하는 듯하다. 비교우위 개뿔, 일단 나만 살고 보자.. 길게 보면 성공하지 못할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시대를 살아내야 한다는 과제는 이런 개뿔!!!!! 젠장!!
'덕이 높은 자에게 높은 자리를 공적이 높은 자에게 보상을'이라는 단락은 그가 경영은 인간의 활동이며, 경영자라는 인간의 성품과 생각이 행동으로 발현되는 경영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을 바탕으로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인간의 행동 방식이고, 행동을 통해서 어떤 성품인지를 유추하는 후속적 분석이 실시간 상황에서 큰 재앙을 부르는 것에 대한 준비다.
마치 유교의 대인과 소인에 대한 생각을 차용한 듯한 기분이 든다. 조선시대에 백성은 '목민심서' 글씨처럼 계급사회에서 개돼지처럼 기르는 존재라는 시각이 기분 나쁘지만 존재한다. 양반이란 귀족층에서 공부를 한 유학자들이 유생이고, 그 유생이 대인과 소인으로 구분되는 것이다. 물론 여기도 놈팡이 불량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인은 성품과 재능을 겸비한 것이고, 소인은 재능을 가질 수도 없을 수도 있지만 최소한 맘보따리가 편향되고 좁고 편협한다는 것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이런 소인의 자리를 높이면, 나라 꼬라지가 잘 돌아가겠나? 기업은 다른가? 인간의 위대한 발명품 '조직'은 조직별 규칙은 다르지만 운영방식은 대개 비스무리하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돈으로 떼울 일에 자리를 주면(또 이런 작자들의 욕심은 빨대를 하늘에 꽂음) 어떤 일이 벌어지냐 하면... 개발 잘한다고 자리 주고 일을 시키면 돈을 안 주면 하던 프로젝트를 지맘대로 중지하고 돈을 더 달라며 경영자에게 현타를 주거나 먼저 받아먹고 못한다고 뒤로 눕는다. 영업을 보면 규칙을 안 지키고 물건은 회사걸 팔았는데 자기 주머니를 채우는 족속이 나오기도 한다. 은행횡령이 뭐 이런 거나 다름없지. 장부 쓰는 것들에게 살림 잘한다고 자리를 주고 대우해 주니 경영자에게 지분만큼 사장 아니냐는 배은망덕한 소리를 하는 것들도 있다. 보통 사업을 모르니 싸가지가 제일 없는데 사고치고 매일 뭘 쓰는 종자들은 제일 먼저 세상을 하직하는 경향이 있다. 개발과 제조에서는 지가 만들었다고 들고나가는 종자들이 신문에 종종 나온다. 요즘은 국정원이 산업기술보호로도 잡아가는 듯하다. 경영자가 그리하면 회사의 책임은 지분만큼 주인들이 책임이고 뭉터기로 돈을 들고 튀는 종자들이 없는 것이 아니다. 좀비 상장기업들 소액주주가 대부분인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이 다른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 모든 일은 사람이 한다. 사람들이 부지런히 제도와 규칙, 법률을 잘 정해두었다. 글을 보면 틀린 말이 없으나, 이런 부도덕하고 창의적인 족쳐야 할 것들은 해석을 맘대로 하거나 빈틈에 구멍을 크게 내어 사리사욕을 취하는 경향이 높다. 그러니 이런 위험을 방지하고 조직과 기업을 경영하기 위해 올바른 사람을 찾는 일이 얼마나 어렵겠나.. 그러니 각자 올바르고 능력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그 기준이 천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어제를 돌아보고, 오늘을 반성하고 내일을 준비하는 자세로 하면 되지 않을까?
나도 분발이 아니라 실천과 불광불급의 세계로 Dive-in 해봐야 할 듯하다. 이 와중에 트선생 자꾸 꼼지락거리며 불을 댕기고 있다.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나 한테 왜 이래 이런 기분에서 자유롭다면 내가 성인이지. 아니라고!!! I don't have a word at all!!!! 뒤에 몇 장은 다들 사던 빌리던 읽어 보시길.
#경영 #리더 #리더십 #이나모리가즈오 #독서 #천상잡부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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