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이나 연차내고 쉬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했다. 컨디션도 저조해서 병원에도 자주 가게 되니, 이젠 하고 싶다고 다 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선택해서 해야한다는 생각도 한다. 결국 책읽고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자주 잊고, 채우려고 아둥대는 것이 얼마나 스스로 멍청한지를 깨닫을 한 주다.
연휴의 마지막이기도 해서, 조조 영화를 보러 나섰다. 날씨가 쌀쌀해져야 가을이 깊어 가는 줄 알게 된다. 환절기에 면역력 저하로 여기저기 보플이 많이 생긴다.
첫 장면부터 기계 같은 살수의 모습이 약간 어정쩡해 보인다. 절제된 모습처럼 보이지만 뻗뻗한 동작이 신기하다. 최형욱은 마지막 장면까지 항상 긴강한 몸을 보여주듯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유지한다. 살수의 본능이 몸에 밴 동작과 일상의 간격을 말해주는 것 같다.
그런 반면에 찌질이 재성이는 꿈을 잃어버린 청춘이라고나 할까? 왜 하필 청춘들은 무기력하고 좌절에 담긴 모습인지 모르겠지만...그래도 사랑을 통해서 용기를 갖게 된다. 하지만 저렇게 더런 자식은 살다살다 본적이 없다. ㅎㅎ
이야기의 진행이 그럭저럭 예상할만 하다면, 재성과 리나의 관계는 참 재미있다. 병원씬부터 기억을 찾고난 뒤부터까지 리나의 대사가 참 자연스럽다. 마치 유해진이 배우가 되기까지의 모습이 담긴듯 해 보여서인지 더 정감있게 본 것 같다.
기억을 찾기 위해서 기록하고, 칼을 통해서 이것저것을 뚝딱뚝딱 만들어 내는 모습이 사람들에게 더욱 재미를 주는 것 같다. 이렇게 연휴의 마지막을 즐겁게 보냈다. 원작이 '열쇠 도둑의 방법'이라던데 이것도 한번 찾아 봐야겠다. 목욕탕 씬은 왠지 예전에 보전 '어덜트 베이비'만화를 생각나게 한다.
사진 : 다음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