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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출장 (行)

부산, 오랜만이데이!

by Khori(高麗) 2022.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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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교 때 부산을 가본 추억이 있다. 해변을 따라 꼬불꼬불한 2차선 도로, 해운대 앞 글로리아 콘도(지금도 있다) 그리고 일주일간 7kg 감량이 있었다.  후론 다리 안 달린 물건이 입에 접촉하는 일이 없었다. 하지만 얼떨결에 하게 된 일본 사업건으로 조금씩 먹게 됐지만 너무 비린 것은 조금 꺼리게 된다. 사람은 굶다 보면  먹게 된다는 진실에 다가가게 된다.  당시 기억은 조금 짜거나, 고춧가루가 뿌려진 반찬, 해조류라 어린이 입맛에겐 여간 곤욕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맛의 기억은 짜거나 바다내음이 가득한 것뿐이었다. 내륙 어린이 입맛에 전혀 맞지 않는..

 

 작년 프로젝트에 끌려가서   기대를 했는데, 부산이라고 주장하지만 김해와 경계선 어딘가를 간 적이 있다. 게다가 바다가 보인다는 장점이라고 다들 주장했지만, 바닷가  유배지에 부산은  시간도 되지 않았다. 

 

 마침 출장 미팅과 업체 교육이 겹쳐서 일을  마무리했다. 모르는 누군가를 만나서, 서로 협력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즐겁다. 당연히 무엇이  되었으면 하는 요구사항도 이해가 되고, 한계가 있는 것은  정리해서 이유를 설명해 주기도 했다. 젊은 상대방이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의 장점보다, 경쟁사의 장점만을 먼저 보며 아쉬워하는 마음을 읽게 된다. 경쟁 시장에서 당연하다. 영업에게 이보다 손쉬운 방법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상대방이 잘하는 것보다 내가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또다시 새로운 요구사항을 마주한다. 경쟁도 중요하고,  강점으로 경기규칙을 갖는 것이  효과적이다. 나는 2가지 경기를   있기 때문이다. 대구도 미팅이  되고, 부산도 미팅이 끝나고 여러 프로젝트가 추가로 요청이 도착했다. 

 

 서울로 향하는 KTX로 직원을 보내고 일정을 변경했다. 저녁인데 바닷가 구경을 해보고 싶었다. 작년 회사를 해고하고 시작한 일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잊을만하면 이놈 저놈 연락이 와서 궁금한 것, 필요한 것을  달에  번씩 전한다. 최근에 이놈들 저놈들이 연락을 하며 일을 점점 만들며 못살게 군다. 남들은 좋은 일이라고도 하지만 가끔 등판에 붙어 다니는 많은 사람들의 요구가 귀찮을 때도 있다. 그런가 하면  기업과 프로젝트가 접수되어  일을 어떻게  것인가도 고민이다. 어떤 지인은 가을을 타나 나만 안 도와준다고 전화가 잦다.  다른 지인은 이번에 나를  도와달라고 난리다. 찬바람이 불고 하늘이 깊어지고, 사색의 계절인데 엉뚱한 사색을 많이 하게 된다. 전생에 무슨 빚을 이렇게 많이 진 거지. 뫼비우스 띠처럼 생긴 8자가 그래서 팔자인가? 무한루프도 아니도.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을 담고 해운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부산 국제 영화제 상영 때문인지 사람들이 많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기 전이다. 검고 짙은 바다보다 파란 하늘과 구름이 훨씬 보기 좋다. 하늘과 바다가 바뀌어도 보기 좋겠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날씨가 청명하다. 자연의  폭의 그림처럼 보기 좋고, 시시각각 변한다. 머릿속 생각도 시시각각 변하지만  다르다. 사람들을 피해서 사진을 찍는데 파노라마에 젊은 연인들이 들어왔다. 다행히 번지거나 끌림이 없다. 

 

 

 이젠 낮이 짧아지고 밤이 길어지기 시작한  같다. 해운대를 나서며 어젠 업체와 곰장어를 맛있게 먹었는데, 돼지국밥을  그릇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게 이름이 '오복돼지국밥'이다. 문득 오복을  받는 욕심보다  불행이 없고, 조금 편하게 살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을 먹고 담배를   피우는데 타로인지 사주인지 보는 아줌마가 자꾸 부른다. 평생에 이런  본적이  번 있다. 일이 있어서 후배랑 술을 엄청 먹었던 날이다. 그날도 아줌마가 취객에게 점을 보라고 했다. 1인당 만원이라는데 만 원짜리가  장 있어서 5천 원어치씩 둘을 봐주세요 그랬다. 지금도 둘이 맞는 게 하다도 없다며 자책한다. '아줌마 걸리기만 해 봐라'라는 농담을 아직도 한다. 복채를 깎아서 정성이 없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이거보다 집에 택시 타고 가느라 고생만 했던 기억이 있다. 

 

 좋은 일은 내가 바르게 살아가며 생기는 덤이고, 나쁜 일이란 내가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을 촘촘하게 지는 일이다. 예외는 어차피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일이다. 그런데 인생에  번째로 사주를 보게 됐다. 사주를 쓰는 것을 보며, 요즘은 만세력 사주를 앱으로 보나보다. 얼마 전 '명리'란 책을 보다 오행을 뜻하는 글자가 서로 이렇게 묶이면 저렇게 바뀌고 하는 글을 보다 그만 보기로 했다. 대부분 진실은 간단하다. 뭐가 복잡하면 오류가 많거나 너도 나도 모르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아주머니가 고생도 많았고  된단다. 나도 고생도 많았고, 잘될 것도 같고 미래는  수가 없다고 했다. 촉이 좋다고, 점 같은  안 봐도 된다고 한다. 이건  무슨 말이냐? 등짝에 매달린 것들이 많아 종종 복잡하고 힘들다니 팔자란다. 도움이 전혀  된다.  기대도 하지 않았고, 위안의 소리를 듣는 셈이다. '이런 거 말고  좋을  같은 이야기를 해봐요?' 했더니 되려  그러냐고 묻는다. 좋다는 소리는  맞아도 그만이지만  좋다는 말은 준비해서 조금이라도 개선하면 되지 않겠냐고 했더니 자기 말이  말이란다. 말을 말아야지. 갑자기 타로 카드를 꺼내더니 뽑아보란다. 나는 보여주지도 않고 좋단다. 되려 복채만 만원을 추가한다. 잠시 이바구를 했다고 생각하고 복채 내고 일어났다.  맞기만 해 봐라. ㅎㅎ 다음날 도시를 관찰하며  생각이지만, 부산에 점집이 엄청 많다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힘들기 때문일까? 너무 많이 걸어서, 하루 묶고 다음날 올라가기로 했다. 특별히  일보단 생각을 좀 더 정리해보기로 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등심 해상국을  사발 먹었다. 전신 문신을  주인장이  친절하다. 다음에 오면   들러봐야겠다. 밥을 먹고 길을 나섰다. 

 

 

 보수동 책방 골목에 표지석들이 있다. 부산을 보면 신축으로 올라가는 아파트와 건물들이 있고, 동시에 적산가옥처럼 조그맣고 다닥다닥 붙은 집들도 많다. 바닷가와 해안선을 따라 많은 집들이 지형적 특색이 있다. 서면(앉으면은 없어요? 그랬다가 욕을 바가지로 ㅎㅎ) 주변 포장마차를 업체와 들렀을 때를 보면 분위기가 마치 일본 신주쿠 비슷한 느낌이 든다. 깨끗한 거리, 주차장과 골먹에 있는 흡연자, 내국인과 다양한 외국들이 그렇다. 돌아올  부산역 앞으로 차이나타운, 텍사스거리를 보면 한국, 일본, 미국, 중국이라 말하고 러시아, 탄돌이 3개국, 몽고, 동남아시아 문화가 혼합된 느낌이다. 제2의 도시인데 젠트리피케이션이 심해지는 것을 아닐까? 항구 특성 때문인지 주변의 전통시장이 아직도 많다. 서울이나 위성도시처럼 정비하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복잡한 생각보단 어린이 입맛에 맞는 떡볶이, 오뎅을 하나 먹었다. 납작 만두는 다음 기회에.

 

 

 기차 시간 여유가 있어, 송도에 갔다. 태종대도 어려서 가봤는데 양복 입고 가기도 뭐하고. 케이블카나   타지 하고 길을 나섰다.

 

 

 수평선이 파란 하늘과 바다를 붙여놨다.  사이를 해상 케이블카가 지나간다. 돌아올  바람이 많이 불어 스릴감을 높여준다. 어머니를 모시고 와서 저건 컨테이너선, 저건 벌크선 이러며 설명을 한다. 내가   짐 나르는 바지선들처럼 보인다.

 

 

 케이블카는 탈 때만 잠깐 재미있다. 길이가  시간 정도 되면 좋겠다. 공룡, 바람개비 등 다양하다. 마침 구미 당기는 핫도그를 하나 들고 자리에 앉았는데, 외국인은 떡볶이랑 닭강정을 사서 앉으며 서로 맵냐고 묻는다. 모양  이국적이다. 사랑의 열쇠가 잔뜩 있는데,  뒤에 치료 중인 티라노사우르스가 계속 꽥꽥 소리를 지른다. 외국인 부모가 아들하고 놀러 온 거 같은데 갑자기 엄마로 보이시는 분이 아들에게 '네 것도 있냐?"라고 묻는다. 웃음이 나서 쳐다보니 외국인 아주머니가 아들과 나를 번갈아 보며 한참을 웃으신다. 멋쩍은 아들이  마디 해서 대꾸를 했다. 

 

 다행히 신발은 편하게 신고 왔는데 그냥 내려가도 뭐하고, 올라가기도 뭐하다. 머릿속 여러 생각처럼 복잡하다. 가장 짧은 코스를 선택한다고 생각했는데, 길을 잘못 들어서 꼭대기까지 올라간 셈이다.

 

 

 소나무와 하늘이   어울린다. 옛날 사람도, 요즘 사람도, 미래의 사람에게도 매일 모양을 바꾸면 같은 기분을 전해줄  같은 하늘이다. 정상에 도착하니 '희망정'이란 정자가 있다. 아까 표지판에서 희망봉으로 잘못   같다. 내가 길을 나선 것도 희망이란 말에 근접하기 위한 행동인데 이번 부산여행에서 여러 단어들이 이렇게 저렇게 스쳐가는  같다.  마음이 그렇기 때문일까?

 

 

 

 어떤 사진이 좋은지 모르겠다. 멀리 보이는 작은 돌섬도 외롭겠지만 이렇게 보면  괜찮아 보인다. 인생 멀리서 보면 죄다 희극이고,  이야기 아니면 큰일이 아니다. 

 

 

 길을 돌아 내려오는데 노부부가 벤치에 앉아 식사를 하신다. 바다와 달리 건물이 빼곡한 도시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해풍에 기울기도 하고 곧게 솟기도  소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도시와 바다, 무엇이 낫다고 하기 어렵다. 여기가 지치고 힘들고, 저기를 바라보고, 저기도 심심하고 무료하고 다시 돌아온 곳을 바라본다. 사람  간사하기 그지없다.

 

 

 

 잘 정돈된 길이 지그재그로 계속 움직인다. 걸음을 멈추고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을 보며 '여기가 터닝 포인트인가?'라는 생각에 잠겼다. 나도  쓸데없는 생각이 많다. 누군가는 올라갈  있고, 누군가는 내려갈  있고,  앉아서 쉴 수 있다. 서성거리고 어디로 갈까 고민할 수도 있다. 주저하면 터닝 포인트에서 시간을 가장 많이 허비할 수도 있다. '추락 금지'라는 안내표시판까지 절묘하다. 터닝 포인트에서 추락하면  돼지. 걸음을 재촉했지만 여전히 여러 생각에 잠긴다.

 

 

 케이블카를 다시 타려고 왔는데  뚫린 바다를   있을  같아 전망대에  올라갔다. 바람 좋고, 달과 별이 머무는 곳에  다른 노부부다 망망대해를 즐기고 있다. 다음엔 주인님 모시고 야경으로 보면 좋겠다.

 

#부산여행 #해운대 #송도 #해상케이블카 #출장 #kh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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