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User Expierence, 사용자 경험)라는 개념은 보통 Web, App에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사용자에게 어떤 편의와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 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무엇보다 이 분야의 책들 대부분은 다양한 컴퓨터 언어를 이용한 coding관련 기술적 책들이 난무한다.
내가 코딩을 하는 개발자나 엔지니어가 아님에도 이 부분에 관심을 갖었던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이다. 내가 상상하고, 내가 만든 것을 타인이 사용하고 즐긴다는 생각? 관련된 책들을 30여 권 정도 찾아서 읽다 보면, 결국에 인간의 반응, 그 반응이 나오는 인간의 고유한 특성, 상황 등 결국 사람에 관한 깊은 이해를 요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이때 왜 인문학을 기술과 연결해야 하는지 더 깊이 있게 이해하게 된 것 같다.
그 이후에 '관점을 디자인하라'라는 책을 읽으며, '사용자 경험'이란 근본적 개념은 기술 개발의 분야에서 사용되지만 더 많은 분야에서 근본적 개념을 조정해서 대응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도널드 노먼의 말로 기억하는데, '정말 디자인을 잘한다면 그 사업도 디자인할 수 있다' 이런 비슷한 말이었다. 처음 읽을 땐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고 난 뒤에는 그 말이 멋있는 말이 아니라 정말 가능한 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회사에서 이것저것을 해보는 경험을 갖기도 했다.
며칠 전에 남기 내 블로그의 기록
이 책을 손에 쥐기 전에 문득 'what is servie'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서비스'하면 떠오르는 것은 '공짜', '무료', '도움', '덤', '즐거움과 편안함' 이런 단편적인 단어가 떠오르기 쉽다. 대단히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의미를 품고 있다. 그중에 내가 생각해 본 단어가 '배려'다.
그런데 이 책에는 'Good'이 붙어 있다. Good은 어떻게 정의해야 하나? 어려운 일이 있어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물어봤는데 "지혜롭고 슬기롭게 대처하도록 하여라'라는 이 좋은 단어가 좋은 의미로 들릴까? 'Good'은 사람마다 다르고, 상황에 따라서 다르고, 때에 따라서도 다르다. 이 두 가지를 묶어 'Good Service'라고 정의하며 그냥 보면 잘 알 수 있을 것 같지만 깊이 파고들수록 내가 아는 것이 무엇인지? 잘하고 있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이런 생각이 정리되지 않으면 그것을 실행해야 하는 사람은 더욱 어렵게 된다.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다양한 서비스로 인해서 적지 않은 사람들이 불만이 생기고, 화가 난다는 것이다. 왜 모든 관공서, 기업, 가게에는 '고객만족'이란 이름을 단 부서, '민원'을 처리하는 부서가 존재하는가? 아무리 인간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그 점에 관해서는 예전 같이 일하던 0 과장의 말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막 만드니까 그렇죠!' 내가 이 책을 읽는 이유도 막 하지 않기 위해서고, 가능하면 무엇을 하는데 '배려'라는 단어를 넣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형광 빛 분홍 표시가 예사롭지 않다. 목차도 멋지게 장식하기보단 큰 고딕체로 명료하게 기술했다. 이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는가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책의 서비스 목적을 벗어나지 않고, 책의 목적에 잘 부합했다고 생각한다.
붉은색 바탕에 큰 글씨로 "What is a service?"라는 질문이 나온다. 내 궁금증과 부합해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다음 페이지를 보며 웃었다. 우체국 운영시간표를 설치하는 사람 옆에 제복을 입은 사람이 팻말을 목에 걸고 청년이 서있다. 그 팻말에 'Post Office Here'라고 쓰여있다. 그럼 '내가 우체국이다'라고 해야 하나? 예전 젊은 청춘들에게 아파트 광고 표지판과 깃발을 등에 걸고 다니게 하는 것을 보며 든 생각이 있다. 인간에 대한 예의가 전혀 없는 놈들이 돈벌이에 소중한 청춘들을 낭비한다는 생각이었다.
이 책도 서비스는 '누군가 무언가를 하도록 돕는 어떤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쉬운 듯 쉽지 않다니까!) 포괄적 서비스는 과거에 존재하는 것은 그 본질의 목적을 유지하고, 시대의 변화에 따른 기술적 변화를 반영하여 본질의 목적은 개선, 강화하면 된다. 이 방식이 보편 적고, 그 외에는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과 소멸되는 것이 있다. 좋은 서비스란 기존의 것을 개선하거나, 현재에 맞게 재창조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찾기 쉽다
목적을 분명하게 설명한다
사용자의 기대치를 설정한다
사용자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한다
친숙한 방식으로 기능한다
사전 지식이 없어도 사용할 수 있다
조직의 구조와 무관하다
최소한의 단계만 필요로 한다
전체적으로 일관성 있다
막힘이 없다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와 직원이 올바른 행동을 하도록 장려한다
변화에 빠르게 대응한다
결정의 이유를 명확히 설명한다
도움을 받는 것이 쉽다
이 15가지 법칙은 다양한 사례와 저자가 공공 서비스 디자인과 비교해서 설명하고 있다. 즉 사람이 사람에게 하는 서비스 디자인을 하는 내용을 담고이다. 서비스 사용자들이 원하는 바를 담아 프로세스와 각 단계별로 역할과 책임을 디자인하는 동시에 이 디자인된 내용이 사용자의 머릿속에도 직관적으로 디자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본질적 개념은 사람이 하는 서비스 디자인, 제품 또는 기계를 만드는 모든 일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기계는 사람을 대신하기 위해서 만드는 것 아닌가?) 사용자가 '척 보면 압니다'라고 하면 1차 과제는 잘 된 것이라고 판단한다. 2차적으로 그 결과가 사용자가 원하는 바를 성취하고, 뚜껑이 열리는 일이 없으면 된다.
내 생각으로 좋은 서비스 디자인이란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의 행위, 기술을 사용하여 이에 부합하는 결과를 도출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베푼다', '기여한다'라는 개념을 담고 있어야 한다. 공공기관의 서비스는 그렇게 구성된다고 생각하고, 기술을 사용하여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적인 결과물로 만들어 도와주는 상업적 분야에서는(공공기관도 필요하지만) 그렇게 먼저 베풀어 사용자의 목적을 달성하고 이에 대한 대가를 금전적으로 받을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며 15가지의 법칙을 사람과 사람의 서비스라고 생각하면 참 당연하다. 세상은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아서 시끄러운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요구와 서비스를 담은 사업이 계속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영원한 것은 없으니까.
어떤 면에서 좋은 서비스는 Solution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해결책(solution)이라고 정의하면, 좋은 서비스는 솔루션의 핵심을 차지한다. 그 결과가 사람에 좋은 결과를 낸다면 가치 있는 일이고, 더 많은 사람을 위해 사용된다면 요즘 말하는 ESG처럼 가치 창출을 통해 더 나은 기업, 사회를 구성하는데 이바지할 수 있다. 15가지의 법칙을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대입해보고,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대입해보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사람은 내가 필요할 때 원하는 것을 얻길 희망한다. 머릿속에서는 온갖 상상이 떠오르겠지만 특정한 장소, 특정한 시간, 특정한 상황에서는 목적이 좁혀진다. 그런 목적에 부합하는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들이 선호하는 보편성과 일관성을 알기 쉽게 전달하려는 이유는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빨리 얻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똑같다. 그런 사람에게 좋은 서비스를 하려는 노력은 그 이유로 가치가 있다. 그러나 '목마른 놈이 우물 파는 거지'라는 심뽀에 대한 인간의 저항은 극렬하다. 관공서, 기업, 가게에서 일어나는 큰 소리, 애꿎은 자판기를 발로 차는 일은 사람들의 잘못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잘못은 대부분은 잘못된 서비스(그걸 사람이 만든다)에서 시작될 뿐이다.
모두들 '좋은 서비스'를 지향하지만 생각을 좀 바꾸면 '분노 유발 서비스 제거'가 더 합당한 것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앞의 것은 창의적이고 발전적이고 변화 수용적이라면, 후자는 변화의 수용과 발전이 더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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