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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연 (劇)

사자(★★+1/2) - 괜히 샀어

by Khori(高麗) 2019.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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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서 까마귀보기 힘들다. 아주 어려서 히치콕이 '새'라는 영화를 주말의 극장에서 본 기억이 난다. 그 땐 까마귀가 무섭다고 생각했다. 포스터를 보면 매가 날아다는듯 한데.. 왜 이런 생각이 들었지? 

 

 신실한 신앙심을 갖고 사는 부자, 그러나 신에 대한 절실한 기도에도 한 번의 호응이 없는 신에 대한 불신을 안게 된 아이.. 엄마도 아빠도 아이를 세상에 남기고 천국행 익스프레스에 탑승한다. 그렇게 성장해서 격투기 선수인 박용후는 십자가를 보면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듣는다. 마치 무당 입문 신병을 앓는 듯 귀신의 소리를 듣는다. 신병이 없어도 귀에서 소리가 나거나 듣는 것을 좋은 현상이라고 하기 힘들다. 게다가 꿈을 꾸웠을 뿐인데 십자가에 못박히듯 상처화 혈흔이 남는 것은 참 기묘하다. 

 

 스토리는 공포적인 분위기, 인간이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당위성, 권선징악 이런 느낌 전혀 없다. 차라리 퇴마록을 영화로 만들면 더 좋겠다. 마귀를 쫒는 구마신부 안성기는 사탄의 재난 해결사인데 물리적인 해결사로 나서기에는 체력이 심각히 부족하다. 오랜만에 영화에서 보는 모습이라 조금 기대를 갖았는데 아쉽다.

 

 검은 주교라 불리는 사탄의 대리인은 왜 직급이 높지. 한쪽은 신부고 한쪽은 주교다. 스릴있고, 긴장감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악마를 조금은 물고기, 느낌이 나게 분장해서인지 마지막 장면은 조금 싱겁다. 나처럼 종교와 거리가 멀고, 인간의 자유의지를 존중하는 입장에서 체감과 공감력이 떨어진다.

 

 이 영화가 신과 악의 대립만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인간 세상에는 언제가 악과 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말할 뿐이다. 그 악과 선도 자의적인 기준일 수 있다. 그러나 악은 언제나 완벽하게 제거되지 못한다. 구마신부가 존재하는 것이 그 반증이다. 복잡한 신의 세상보다 인간의 복잡한 세상도 어지러운데... 그냥 착하게 살기로 하자. 

 

 그리고 인간의 신의 세계를 좌지우지 하지 않듯, 신은 인간에게 방향을 알려줄 뿐 물리적으로 신의 세상에 간섭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자업자득, 자신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갖는 것이 인간에게 더 중요하다. 어설픈 면죄부도 혜택도 기대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루를 열심히 살아갈 뿐이라 귀신걱정은 없다. 가끔 천녀유혼 주인공쯤 되는 귀신이 나타난다면 한 번 구경해보고 싶은 정도의 바램이면 충분하다. 이렇게 못생기고 흉칙한 귀신들은 가라..재수읎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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