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익숙하고 좋아하는 케인즈의 문구가 나온다
철학에 깊은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철학에 관한 주제와 책들은 사실 두통을 부르는 좋은 이야기다. 왜 두통이 생기는가? 머리 회전의 RPM을 올리거나, 복잡해서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렵거나 나랑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씩 읽다 보면 그것이 외형적으로 알 수 없는 사람들의 머릿속 생각, 생각을 바탕으로 행동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항상 그런 것도 아니지만.
'자본주의 대전환'이란 거창한 제목의 책을 두고 왜 철학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가? 경제활동이란 행위는 사람들의 생각에 관한 흐름이 표출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시대는 반드시 그 시대에 요구되는 철학을 받아들이고, 그 시대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한 새로운 철학적 방향을 제시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자유, 보이지 않는 시장의 자율성과 완벽함에 대한 기대, 신자유주의, 주주이익에 관한 신념도 근본적인 철학적 사유를 경제활동에 접목하고 이를 통해서 발전하려는 노력의 결과다.
10여 년 전 마이클 샌들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유행하고, 인문학이 유행하는 이유는 우리가 이런 경제활동을 통해서 얻는 것과 얻지 못하는 많은 것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한 가지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주주이익 중심과 같은 자유와 자본주의의 근간인 사유재산에 대한 자율적 의지를 집중적으로 실행할 결과 세상의 물질문명은 발전했다.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과거보다 우리가 더 행복하게 살아간다고 할 수 있을까? 모든 정책은 실현을 통해서 이익을 보는 계층이 존재하고, 불이익을 안게 되는 계층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인간은 항상 정책에 대해서 대책을 세우며 새로운 환경을 지속적으로 창출한다. 새로운 환경 속에서 세상을 유지하는 경기규칙은 일정 적합성을 통해서 유지되고 또 새로운 환경에 대한 공백을 안고 있다.
이 책은 쉽게 자본주의에 대해서 공익성, 도덕성에 대한 철학적 주제를 담는 것은 아닐까? 이것이 시대의 요구에 부합하는가? 이런 질문이 가장 많이 떠오른다. 익숙한 MSG처럼 자본주에 어떤 ESG란 양념을 치는 레시피는 어때?라고 묻는 것 같다.
책을 읽는 동안 한편으로 내가 배우고 마음에 담고 있는 신의(信義)와 상도(商道)란 관점을 보면 본질적인 개념이 매우 흡사하고, 시대 환경에 맞게 그 범위를 잘 확장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기존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부정이 아니라 그 자본주의 시스템을 더 고차원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우리가 이익에 집중하며 바라보지 않았던 중요한 것들, 소중한 것들이 결국 경제활동의 전체 시스템에 매우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물론 돈독이 오른 시대가 변화해야 한다. 이익과 전체 경제와 삶의 토대인 총체적 환경과도 중요하게 연결되었다는 화두는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준다.
이익중심 사고 없이 경제활동은 지속되지 않는다. 이것이 가능하다면 지속가능 경영이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어떤 이익이 중요한가? 어떤 이익을 고려해야 하는가? 왜 그래야 하는 것을 알고, 그 앎의 선(善)함에 따라주는 것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중요하다. 이익의 과정에서 내 지출이 타인의 소득이 되고, 타인의 소득과 지출이 계속 세상과 연결된다. 이 활동의 과정에서 우리가 거의 무료로 사용하는 자연환경, 유료로 계약에 의해서 물리적, 지적 자원을 지원하는 인간, 이 둘이 원만하고 균형을 잡고 운영되도록 필요한 원칙이 경제활동과도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것.. 사실 지금에 알아낸 것이 아니다. 단지 돈을 버느라 실행이 더딘 때가 많고, 시대에 맞게 철학은 이런 인간 활동에 통찰력과 경각심을 주면 세상은 지금까지 유지된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내겐 새마을 운동도 아닌데 협동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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