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시절 정비석의 손자병법이란 소설을 정말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있다. 그리고 사회에 나와서는 경영, 전략이란 이름으로 손자병법이 많이 활용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전쟁과 경영이란 부분이 무엇을 다투는 것에 있어서 공통점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방법론적인 유사점 이외에도 무(武)라는 글자가 창(戈)과 그침(止)이라는 글자의 구성이란 말을 보면서 방법보다는 인본에 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다른 책에서 인용되는 손자병법이 아니라 간단하게 해석된 원문중심의 이 책은 스스로 생각할 점을 많이 시사하는 것 같다. 왜냐하면 활용된 손자병법의 경우 특정한 목적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인용되는 점이 많다. 하지만 원문해석을 통해서 나의 삶과 나아갈 바를 돌아보거나, 경쟁이란 피할 수 없는 과정속에서 내가 취해야할 자세에 충분히 도움될만 한 것이 많다. 또한 오용될 소지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원문을 보면서 상당히 놀라운 것은 손무가 되었던, 손빈이 되었던 이들이 전쟁이란 인간 문명을 아주 다양한 각도에서 세심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를 다스리는 권력과 재물이 전쟁을 통해서 어떻게 활용되고 그 이익과 폐해가 무엇인지를 먼저 짚어내고, 그 과정속에서 천문, 지리와 같은 전문적인 분야와 인간의 심리 상태가 주어진 상황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파악하고 있다.
이런 다차원적인 분석을 기준으로 현재 당면한 상황에 대한 정밀한 분석으로 적합한 상황의 묘를 꿰어내는 것을 정리했다는 것은 그에 정통했다는 것인데 정말로 기묘하다. 한가지 더 재미있는 것은 이 책을 통해서 최근에 읽은 도덕경, 주역의 내용이 상당히 많은 부분 침전되어 있다는 생각을 한다. 자연이 돌아가는 원리를 통해서 이 궁극적인 원리를 파악하여 현실에 적용하고, 인간세상의 당면한 다양한 상황속에서 다원적인 상황의 분석과 이를 통해 활로를 찾는 자세가 그렇다. 단지 전쟁이란 심각하고 위중한 상황이 일반적인 상황이 아닌 인위적인 상황임으로 이 속에서 활로를 찾는 것도 곧 세상과 자연이 움직이는 과정속에서 찾고자 한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손자병법을 통해서 우리는 무엇인가 목표를 쟁취하고, 경쟁에 승리하고자 하는 마음을 많이 갖는다. 그리고 손자병법을 활용한 책들의 많은 목표가 그러하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100번을 싸워 이기는 장수를 최고로 치지 않으며, 이기는 것보다 지지 않는 준비의 중요성을 원문을 통해서 보게된다.
삶이란 것도 멀리뛰기 한번으로 승부가 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걸어가는 여행이라고 생각한다면 손자병법이 말하는 원리는 일상의 원리가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멀리뛰기와 같은 인위적인 상황을 만들어야 할 때에도 그 인위적인 상황속에 일상의 원리와 상식을 담아내는 진리의 간소함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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