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을 하면서 제일 어려운 일은 내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다. 가까운 사람과의 거리가 멀고도 가깝고도 한 것은 다 내 마음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업을 하는 일선에 선 사람들은 시장과 고객이란 존재와 거리에서 불가근불가원해야한다. 그것을 유지하는 것이란 대단히 어렵다. 나 혼자 잘해도 안되고 호흡과 균형을 맞추어서 잘 해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작년 5월부터 불가근불가원해야하는 틈새가 벌어진 고객과 실랑이를 해왔다. 담당자는 누구보다도 걱정하고 방법을 찾아보고, 구원의 손길이 떨어지기를 바라면서도 답보 상태로 인해 의욕이 떨어지도 한다. 그나마 워낙 밝은 성격이기에 부럽기도 한 녀석이다.
어디에서나 경쟁을 치열하다. 요즘과 같이 경기가 침체되면 경쟁의 범위와 수준은 훨씬 더 높은 난이도를 요구하게 된다. 그런데 나는 사람들의 이중성을 경기 상황이 열악할 수록 더 많이 체험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지치고 어렵다보니 최소한의 비용과 노력으로 큰 결실을 획득하고자 하는 마음이 존재한다. 이런 생각을 갖은 사람들의 반대편에는 훨씬 줄어든 예산으로 최대한 효과 또는 예산을 줄이기전의 효과를 얻으려고 한다. 기술발전에 대한 필요와 생각의 전환을 요구하는 이유이다. 결국 지향점은 모두 한가지이지만 서있는 자리에 따라 관점이 다른다.
문제는 영업을 하는 사람 조금 구태의연한 표현으로 商人(왠지 높은 소양이 있을 것 같은 의미에서..ㅎㅎ)이라면 이 이중적인 상황에서 신뢰라는 무기로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그런 영업 또는 상인의 마음도 살때와 팔때가 다르다. 조금 아쉬운 것은 월급 받을때와 영업으로써 매출을 올려야할 때의 마음은 더욱 다르다. 그래도 최소한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 이런 아쉬움들이 업계 사람들의 행태를 볼때에도 느껴질 때가 있다. 이때 우리는 格이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작년부터 멀어진 고객과의 실랑이는 계속되어오고 있다. 나도 비슷한 비유를 들지만 헤어진 연인과 다시 만나는 것 vs 새로운 연인을 찾는 것은 난이도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혼한 반려자와 재혼하는 것과 새로운 연인을 찾는 것은 후자가 훨씬 쉽다고 생각한다. 상처와 법률이 구속하는 제약등이 이유일 듯 하다. 사업과 영업도 마찬가지다. 후자의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명철함(明)이 있고, 전자와 같은 상황이 도래하기 전에 상황을 명확하게 인지하는 총명합(聰)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좀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 마음에 일렁이는 나의 욕망을 극복(强)해야한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도 의미가 있다. 그렇지만 어려운 시기에 근검절약하는 아나바다 운동과 같이 지금까지 함께해온 좋은 친구들을 돌보는 것만큼 의미있는 일도 없다. 나는 고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사람도 일도 아나바다 운동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전과 똑같이 하면 아니되고, 진심어린 마음을 갖고 해야한다.
영혼없이 딱딱한 메일보다는 감성을 전할 수 있는 목소리로 대화하는 것이 좋고, 목소리보다 보고 싶은 얼굴이 되어 마주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낫다. 이것은 영업에서 진리다. 효율이란 이름으로 싸가지 없는 메일만 때되면 보내는 밉상은 후에 구제방법이 없다. 위에서도 영혼이 없다고 했지 않은가? 출장을 가는 목적 중 이런 이유는 낮지만 절대 빠질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Mandatory!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내게 바라는 것들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공유하고, 내가 뱉어낸 말들을 현실속에 끌어내는 노력과 실천을 보여주는데 무려 10개월이 소요되었다. 내 마음은 50%이상의 성공을 느끼고 있지만 무엇보다 담당자가 그런 마음을 갖아야하고 느껴야 한다. 홈런을 칠것 같은 그 느낌..그리고 실제 홈런이 됬을때의 쾌감은 해본 놈만 알 수가 있다.
최종 제안은 일정 가이드를 주고 본인이 아이디어를 넣어서 다듬어 보라고 했다. 나의 경험이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편견이 되기도 하고, 매일 그들이 더 많은 시간을 쓰면 세밀하게 보는 담당자의 현실이 반영되지 않은 정책은 지속성을 띄기 어렵다. 내가 선수가 아니라 코치 수업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내가 나가서 한번 쳐보고 싶을 때가 있다. 그게 빠를때도 있다. 그럴때도 있다. 플레잉 코치라고 변명할 수도 있지만, 정말 일을 함께 잘 할수 있도록 도와주는 helper로써 굳은 일은 나의 몫이고, 좋은 성과는 선수가 내도록 해야하기 때문인다. 걱정때문인지 좀더 완화되었지만, 이런저런 사업성을 고민하는 노력이 불과 몇달전보다 훨씬 더 좋아졌다. 나도 몇가지 의견을 내어 최종안을 던지고...conference를 했다.
멀어진 거리를 좁혀오는 고객 또 한편으로 친구같은 녀석의 진심어린 말 한마디가 내게는 참으로 소중하다. 그리고 얼굴에 만면의 웃음을 띄면 불금을 즐기러 퇴근 녀석의 밝은 얼굴이 즐겁다. 일하는 또 다른 재미를 느껴보니..이런 것이 꼴라쥬의 맛인듯하다. 이렇게 즐거운 결말을 쟁취고 집으로 돌아왔다. 월요일날이면 우리 담당자 녀석 즐거운 모습이 기대된다. 그런데 밤늦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메일을 보니, 월요일날 보낸다는 발주서가 들어왔다. 금액도 예상보다 더 늘려준 넉넉함이다. 이런 서로에 대한 배려들이 함께 영업하는 맛이다..담당에게도 참 좋은 공부가 되지 않을까한다.
[YES24] 아나바나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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