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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_인문_사회_정치 (冊)

아불류 시불류 我不流 時不流

by Khori(高麗) 2015.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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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아불류 시불류 我不流 時不流

이외수 저/정태련 그림
해냄 | 2010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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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버정신 주교님께서 비상법이라 생각하고 읽었다. 아불류시불류라면 나가 흐르지 않으면 시간도 흐르지 않는다는 것인지, 나는 특별히 세상에 일에 특정 류파를 시간과 같이 나누지 않는다는 말인지 모르겠다. 감성골 촌장님인것을 보면 두번째 같은데, 책 앞머리에 전자의 글이 있다. 세상 세파에도 불구하고 하늘 빛 좋은 곳에서 세상을 등지지 않고 자신의 시간과 삶을 즐겨가시는 분이 아닐까한다. 그런 곳에서 자신을 꿋꿋히 지켜가시는 분이라면 나를 세우고 뜻을 펼치지 않으면 안되리라..


그의 글에는 절절한 외로움과 기다림이 공존한다. 그럼에도 침잠되지 않는 것은 개구장이 같은 기질과 순수함이 남아있다. 사물과 현상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그 속에서 경구와 같은 심플한 말들을 생산한다. 여러가지 모습이 공존한다. 글을 통해서 비록 행동이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마음속에 신나는 소년이 함께 하는 듯하다. 나는 그냥 철딱서니가 없는데 부럽기도 하다. 


책의 여백이 참으로 풍부하다. 그의 글이 트위터와 같은 140자 단문이지만 그것을 줄이고, 정리하여 생각을 담아내는 것은 순간의 노력이 아닌 평생 글쓰기의 결과일것이다. 그림도 그리시는 듯 한데, 글씨를 그림처럼 넣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한페이지 한페이지에 남겨진 이름모를 잡초(ㅎㅎ 책에 이에 관한 글이 있어서..)들이 참으로 이쁘게 그려져있고, 작가의 글이 한편의 작은 시일지도 모르겠네요. 특히나 66페이지의 산비장이 줄기와 글이 조화롭습니다. 줄기와 꽃봉오리들이 글을 그대로 표현한 느낌이에요. 특히나 남계우 나비그림이 참 좋은데, 이쁜 나비 그림이 세 곳이나 있습니다. 눈에 확 들어오는 파란 잠자리도 있구요..


마흔넘어 남에게 민폐끼치지 말고 살아야한다는 말도 좋고, 몇가지는 저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글도 있지만 단촐한 한줄이 참 당연합니다. 공감이 가기 때문이기도 하고, 세상을 보는 시각이 작가수준에 비할 순 없지만 비슷한 관점도 존재합니다. 또 이런 현상을 보고 이런 생각이 나는 작가의 깊이가 스스로 삶을 어떻게 숙성시킬지 돌아보게도 합니다. 잘 안되긴해요. 오늘도 하루종일 장표질을 하다보면 주먹만한게 막 올라오니까요. ㅎㅎ


그래도 말입니다. 한번 읽어보면 괜찮지 말입니다..이제 쌓아둔 마지막 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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