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속에 스텔라 88이 있다. 스텔라가 처음 나올 때엔 세상에서 가장 느린 스포츠카란 소리를 듣던 스쿠푸처럼 화제가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담임선생 차가 스텔라였는데 어찌나 애지중지인지 매일 반짝반짝하게 광을 내던 기억이 있다. 시간이 조금 흘러 전주에 갈 때 일명 나라시를 탔는데 에어컨을 끄면 터보 모드라며 엄청 달리던 기억도 잇다. 그때를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단축시간을 보여 준 셈이다.
영화 "스텔라"는 어떤 의미일까? 이런 호기심이 있었다. 영화의 흐름은 진부하다기 보단 세상에 있을 법한 이야기로 이루어졌다. 그런 고만고만한 일상의 있을 법한 이야기 속에 매일 살아가면 우리가 알게 모르게 지나치는 중요한 이야기를 했다.
30년도 넘은 스텔라는 처음 나왔을 때 누군가의 즐거움과 희망을, 함께 살아내며 보내온 희로애락이 담겨있다. 가장 밀착해서 살아오면 핸들을 잡았던 아빠의 모습이 여러 모습으로 잔상이 남았다. 목장 할아버지의 말처럼 아빠의 자격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왕후장상의 씨가 따로 없듯이 남자는 아빠로, 여자는 엄마가 될 가능성을 갖고 태어날지 모른다.
부모가 되어 살아간다는 것은 새로운 시작이다. '미생'의 오상식이 "대한민국 가장을 누가 동정해"라고 말한 것처럼 아빠가 되어 초보의 실수와 경험을 한다. 한 번 시작한 일은 되돌리기 어렵다. 모두들 잘 순항하려고 노력하고, 잘못된 것을 되돌리려고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조금은 자신의 것을 내려놓기도 하고, 말 못 할 것들을 품고 살아내기도 한다. 그것이 아빠, 엄마라는 역할의 한 가지 소명의식 때문 아닐까? 세상 모든 사람들이 비슷하다. 어떤 자격이 주어진 것은 아니지만 아빠, 엄마로 산다는 것이 한 편으로 참 대단한 일이 아닐까?
세상이 더 밝아지고 즐거운 영화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영화란 시대의 소리를 반영하고 반어적으로 그 주제들이 지금 부족하다는 소리로도 들리기 때문에.
#스텔라 #영화 #khori
'영화 공연 (劇)'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 땐 이래서 좋고 저래서 힘들고. 나이 먹어도 똑같다 - 태양은 없다 (City Of The Rising Sun ★★★★) (2) | 2022.05.28 |
---|---|
정의는 시대의 요구인가? - 범죄도시 2 (The Roundup ★★★★+1/2) (4) | 2022.05.22 |
그래, 그럴 수도 있지... - 불도저에 탄 소녀 (The Girl on a Bulldozer ★★★★) (0) | 2022.05.14 |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 (2) | 2022.05.06 |
망설이면 안 돼 - 뜨거운 피 (Hot Blooded ★★★+1/2) (2) | 2022.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