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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연 (劇)

역사를 통해서 지금 무엇을 배울 것인가? - 봉오동전투(★★★★★)

by Khori(高麗) 2019.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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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려서 청산리 전투에 대한 영화를 본 기억이 있다. 내 성장기에 소니 워크맨, 내쇼날 라디오, 이름을 바꾼 파나소닉 라디오가 좋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속은 일제라도 금성 텔레비전, 삼성 마이마이를 보면서 살아왔다. 조금 들은 기억은 있지만 살면서 일본을 두둔하는 소리를 많이 듣지는 못했다. 욕은 많이 들었다.

 

 근현대사에 대한 책을 보면서 열악한 여건에서 투쟁하는 독립운동의 모습, 하나로 뭉쳐지지 못했던 사상적 다름이 존재한다. 산의 정상에 오르는 길이 하나는 아니다. 그 모든 사람이 정상이란 목표, 대한독립이란 목표 아래 서로  길, 저 길을 택해서 도전한 기록이다.

 

 같은 말을 사용하고, 같은 문화 속에 살아가고, 피가 섞인 집단이란 민족은 보다 고차원적인 인간이란 개념에서 탈색될 수 있지만 그 흔적을 지울 수 없다. 모든 사람에게 혼이 깃들듯 영원히 남는 것이다. 아무리 내가 잘나고 부모를 부인할 수 없고, 아무리 자식이 못나도 내다 버릴 수 없다. 옆집이 힘세고 잘 산다고 그 집에 소속된 것도 아니며, 옆집에 종살이를 거창하게 2등 국민이란 이름으로 살아가던 시대를 찬양하는 구태를 보면 역겹다. 혼이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말을 하면서 집안 족보나 자랑을 일삼는 것을 보면 오직 마음속엔 제 안위와 욕심밖에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을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으로 조금 과하게 이야기하고, 왜놈들의 잔혹상을 더 사실적으로 그렸다. 광복절을 맞은 시점에 시대적 상황이 겹쳐서 천만 아니 이천만 관객이 들었으면 한다. 일시적인 감정 때문만은 아니다. "역사를 통해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이 화두는 현재의 문제다.

 황해철이 왜놈들에게 침략의 당위성이 설립되지 못함을 아주 과격한 방식으로 표출한다. 그것은 국가대 국가의 문제인 동시에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문제인 것이다. 그 분노에 각 지방의 사람들이 모여서 분연히 일어났다. 그 속에 신분의 귀천, 부의 많고 적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것이 그 민족과 국가에 대한 혼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유해진이 택시운전사, 1987, 말모이, 봉오동전투, 소수의견과 같이 근현대사의 사건 영화에 참여하고 결과도 좋아서 참 좋다. 원래 예술의 분야가 또 진보적이지 않은가?

 영화는 충분히 몰입감 있고 재미있다. 특히 조우진도 여러 영화에서 정말 맛깔난 역을 잘 소화한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저격수만큼 이장하를 구하기 위해서 왜놈 저격병을 잡는 모습, 마적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은 욕망을 통해서 아주 평범한 인간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 그 시대를 살아낸 사람들이 처음부터 거대한 꿈을 갖고 시작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족, 마을을 지켜내기 위한 작은 활동부터 시작한 것이다.

 

 이 전투는 비정규군이 당시 최강의 왜놈 제국군을 섬멸한 역사적인 전투다. 영화를 보기 전 설민석의 유튜브를 보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다. (https://youtu.be/eCHM6Ts-gcQ) 마지막 대사를 통해서 내년 8월에는 기리남을 청산리 전투를 보게 될까 설렌다.

 우리 시대에는 동물적 감각에 지배당하는 세력들이 존재한다. 정치, 자본주의, 종교의 탈을 쓰고 이익의 욕망, 권력의 욕망에 따르는 혼이 나간 세력들이다. 왜놈 치하가 끝난 지 100년이 아직 안됐다. 시대의 말로 토착 왜구라는 표현이 나는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차라리 이 땅에 많은 사람들이 인간의 권리를 존중하고 법을 존중한다는 것에 그들은 대단히 감사해야 할 나라다. 그들은 왜놈의 민족이 되지 못한 것이 아쉽겠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방식대로 대할 수는 없다. 

 

 왜놈들이 물러가면 조선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는데 100년은 걸릴 것이라고 했다지? 아직 해방된 지 80년이 되지 않았다. 나는 10년 정도면 충분히 대한민국을 해방에서 독립의 길에 올려놓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스스로의 혼과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이 이 혼탁한 시대에 필요하다. 

 

 홀로 독립군의 퇴각을 위한 시간을 벌던 이장하의 질주가 지금은 수많은 이장하, 황해철, 마병구로 퍼져서 새로운 방식으로 펼쳐나갈 때라는 배움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특성에도 여러 일본 배우가 참여했다. 감사한 일이다. 내가 일본을 왜라고 부르는 이유는 일반적인 일본인과 구분하기 위함이다. 왜의 혼을 갖은 동물적 감각의 무리가 금수만도 못한 짓을 하고 반성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무리에는 국경이 나뉘지 않는다. 이것 또한 역사를 통한 배움이라고 생각한다.    

 

#봉오동전투 #홍범도 #유해진 #조우진 #영화 #척결토착왜구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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