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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오다 1- 다사다난, 사건사고의 해외영업 현장

by Khori(高麗) 2012. 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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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der. 해외영업인에겐 이것이 삶의 기쁨, 비타민, 활력소이자 고난, 역경, 재앙이 같이 상존하는..하지만 내 직업의 핵심입니다. 오다가 도착해야 내 밥벌이를 하는 것이고, 또 어떨땐 오다가 물건사로 오는 것인지, Gift인지, 나랑 고객과의 관계를 넘어서는 기초인지 다양한 생각을 같게 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오더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하여튼 조선말로 해도 좋은 뜻입니다. 무엇인가 온다잖아요..손님인지 저승사자인지..

역경과 고난..충동..기쁨..정말 미치년 널뛰듯..
지금도 이 고객과는 친하게 지내고 사장은 바뀌어도 현직에서 일하는 Big brother, little brother가 있는 회사..내가 나이가 들어도 young & little boy로 불리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있는 회사라고나 할까..이회사와는 참 인연이 독특하다.

초기 일년에 40문불정도하는 회사인데, 금년에는 백만불쯤 될꺼라는 소리를 들으며 인수인계를 받았다. 대개 이런 사탕발림소리가 들어가면 개뻥인 경우가 많다. 엄청 어렵다, 고객 성깔이 땅바닥에서 얼마 안떨어져있더라..개같다..이런소리를 들은 고객이 더 괜찮을 때가 많다. 역시나 Account receivable이 20만불이나 있고, 게다가 연말 밀어내기의 여파속에 shipped list와 received list의 불일치가 있는 골때리는 상황의 연속..ㅡㅡ;; 제길슨 뭐 일이 다 그렇지. 내팔자에 편한날이..어언제던가.. 그런데 좀있다가 한국와서 같이 월드컵 (브라질 파라과이 수원경기장)도 보고 친해진 PM(product manager)이 있는데..이 개늠이 퇴사를 해버렸다. 게다가 우리 고객이 독점권을 갖고 있는 brand 지역총괄로..부리던 직원에게 부림을 받아야하는 상황이 된거지..뭐 나중에 다시만서 인사도 하고 또 잘 지내는게 삶이지만 당시에는 무척 열받았다.

그때 거래처 구매부장과 어쩔수 없이 더 가까이에서 일하고, 나도 거래처일은 내일처럼 했던것 같다. 제품비교분석, 우리회사제품중에 안되는것은 backdoor communication으로 구매하지 말라고도 하고..구매부장도 신규 검토 item정보를 알려주고..밀어주고 끌어주니 얼마나 잘되겠나..출장중에도 이형님 메일은 칼같이 다 회신을 해줬다. 한번은 출장갔다더니 메일쓴다고 엄청 좋아하시더라. 하여튼 년말에 2백8만불정도로 마감하고, 다들 축하해주고, 그바이어 원래 싹이 좋았다, 니가 열심히해서 그랬다..아니다 고객이 열심히한거지.운이 좋았다등.다양한 평가를 받지만 어째던 기분좋은 일이었다. 다들 축하해주는 사람이 많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고..

문제는 예측이 가능하고, 성공은 예측할 수 없다는데, 그 다음해도 아무런 일없이 잘되고..3년째 되는해 꽃 피는 춘삼월이 되니, 작년 후쿠시마 노심폭발과 같은 재앙이 머리위에 떨어졌다. 매출이 이젠 7백만불쯤됬고, 나 스스로에게도 큰 성취였다. 처음시작할때 백20만불매출이..3년되서 9백만불정도까지 됬으니 대단히 운이 좋았던 시절이고, 그 속에서 이 고객이 정말 많은 기여를 해줬기 때문이다.

문제의 요지는 이렇다. 우리제품이 좋기는 한데 너무 비싸다. 30%이상 비싸고, 국내 경쟁업체를 비교해보니 비슷한 제품중에 싼게 많더라. 그럼으로 finally 거래를 종결하고 업체를 바꿀 계획인데 자네 회사는 이젠 어떤 카드를 내놓을 수 있겠는가? 당시 내가 대리말년차였으니..이런 권한도 이정도를 볼 scope도 부족한 상태였다. 일단 저 밑에서부터 용솟음치는 육두문자로 주화입마에 빠지지 않은게 다행이지. 배신감..치사함등 감정이 앞선것 같다. 

일단 경제사제품 원가분석..사다가 하는것도 한계가 있고..어째던 부딪혀야해서 형님들께 연락을 했더니..이러면 안되는데..어째던 하시면 경쟁사가격을 다 전달해 주시는게 아닌가..시장에 파는 제품이 비슷해 보여도 속에 들은 부품가격들이 다 다르다. 명품은 설계도 잘 되어 있지만, 최소한 specification을 맞추기 위해서 좋은 부품을 많이 쓰고, 저가형 제품은 이것도 고난이도인데 좀 떨어지는 제품으로 specification이 나오게 하는 것이라 둘다 힘들다. 어째던 결론은 현재 business model로는 이 구조가 나오지 않는 다기 보다는 이렇게 진행하면 다른 제품군까지 미치는 파급효과로 받아들이 수 없다는 고위층의 판단이다. 이때 나의 모습은 그저 전전긍긍이랄까.. 그러던 나를 복, 뫼시던 팀장 누님이 "야! 그런다고 해결되냐?"라고 한마디 던지는데 상당히 섭섭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말은 당시에도 순간 지나가는 깨달음이랄까? "니가 안달복달한다고 해결되는것도 아닌고..사장도 아닌데 뭐 그리 애쓰냐? 이럴땐 할수 있는 일이나 똑바로 해! 알았냐?" 하시는게 아닌가..맞다...최선을 다하고(?)..당시 내가 느끼고 이해하는 범위에서는 할수 있는 것을 했고..고객이 낙점하지 않으면 못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나를 믿고 일하는 다른 고객들에게 누가되는 일은..내 욕심때문에 방치하지 않았던가..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에서 하는 말이지만, 밥그릇숫자가 별거 아닌것 같지만 정말 뛰어넘기 힘든게 밥그릇숫자다. 또 올라와서 보면 조그만게 열심히 밥그릇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귀여울때도 있다. 뭐 나도 귀엽게 봐주는 분들이 있겠죠..있나?? 흠..고민이군.

결국 고객 사장, 구매, 영업등등 단체로 한국 tour를 왔다. 2주동안 와있으면 주거래업체에 안오고, 경쟁사 tour를 하고 있으니..이젠 전쟁이다. 내가 그기간 한일은 경쟁사 제품분석, 장단점 비교검토, 우리가 할수 있는 예상 마지노..최악의 경우 어차피 유통channel은 고객이 잡고 있어도, 시장을 잡고 있는 것은 제조업체임으로 안되면 직접하던, 새로 유통업체를 찾던 2-3년이면 시장은 충분히 복구될 수도 있다고 보고했다. 

결국 담당자 배석제외, 경영진간의 피튀기는 미팅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는데..정말 의외의 싱거운 결과가 나왔다. 기쁨의 의미와 다른 의미의 욕이 입으로 마구 올라왔다..이럴꺼면 왜 나를 쉴세없이 고통의 바늘방석위에서 널뛰기를 시킨거지. 경영진도 강경하게 대응하고, 고객도 강경하게 대응하다..결국 "너도 만들어라"라는 내용이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 기존 제품의 틀속에서만 논의하다..기존제품을 다운사이징하고..산업용이 아닐 일반소비자들이 쓰는 외관을 유지하여 가격인하를 진행하게되었다. 물론 100%만족은 아니지만 고객도 리스크헤지를 위해서 얼추 비스므리한 가격에 합의가된다. 3달동안 손까락을 빨았는데..해당 제품발주를 하겠다고 돌아갔다.

7일정도 뒤에 fax로 Purchase Order가 도착했는데..장난인줄 알았다. 아이템 한줄. PO value USD1,150,000, 1 shipment delivery..에이 설마..50만불 근처 오더를 받아도 대개 몇가지에서 15가지는 되는데..전화를 했다. "형님 안녕하시죠?" "오다 받았냐?" "네 그런데 이오다 잘못된거 같아요? 0하나 잘못 그려넣으신거 아닌가요?" "아니다 맞다..그동안 수고했다"  정말 눈물이 병아리 오줌만큼 찔끔했다..그리고 거래처 사장이 바뀌었다. 본사에서 교체한 모양이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다....

도저히 고객요청 생산납기가 워낙 대량수량이다보니 한번에 끝나지 않는 것이다. 또한 개발일정까지..전부서라 굿을 하는 것이랄까..또 왜이렇게 이것저것 지적, 변경도 많은지. 하여튼 납기양해를 최대한 구하고..뚝딱거리면 만들고 있는데..전시회가 다가온다. 현지 main exhibition host인데..전시샘플보내고 또 날라가야지. 새로운 사장은 또 어떤 놈이 왔을까하는 궁금함도 갖고서..고민은 납기를 1주일정도 더 밀어야한는데..

7월의 남반구는 춥다. 우리야 한여름이지만 밤바닷가에 서면 반바지에 달리기 하는 사람, 코드입고 걷는 사람 다양하다. 전시회를 완전 대박이었다. 고객반응도 좋고...거래처 모든 직원들도 좋아하고 우리도 좋아하고.. 거래처 직원파티에 끌려가서 맥주고 마시고 친한녀석들과 이야기도 하는데..그놈의 사장녀석이 살짝 부르더니 이야기좀 하잖다. 그양반이 어떻게 생겼냐하면..별명도 Mafia지만 좀 괴팍하기도하고..멋진 콧수염에 머리는 살짝 까졌는데..얼굴형은 말론 브란도같다고 해야하나..게다가 꽁치머리를 조금 묵었다..거기에 멋진 검정코트에 목도리를 하고 있으니 우리나라에서 보면 영화속의 형님들의 형님하고 똑같이 생겨먹었다.

멋드러진 달링하버에 야경속으로..멋지다하는 느낌을 갖고 천천히 선착장을 걸어 끝까지 같다. 춘추복 양복하나 입고 서 있는데 바람이 시원했다. 사장아저씨는 겹겹이 껴입고..."납기가 언제라고?" "정말 죄송한데 신제품일정을 최대한 조정했는데..7주일정도가 지체될꺼 같습니다" "그래..너는 최선을 다했다..알고 있다 나의 문제다"  아 이건 무슨소리지라는 느낌과 함께..자동립서비스 "정말 미안합니다"...잠시 침묵이 흐르고 "그래 7일 별거아냐..내가 고객들에게 물건을 못줘서 짤리면 나의 문제지 너의 문제가 아니다"...아 뭐 이런 강아지같은 시츄에이션인가..이건 스트레스주는 건가..게다가 나한테 등돌리고 하버브리지를 보고..이젠 눈도 안마주친다..그러고 "너의 문제가 아니다..나의 문제가..짤리면 내문제지..니가 할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 하여튼 이런 똑같은 말을 무려 두시간동안 들었다..맥주좀 마시고..진상들 많이 봤지만..1시간쯤 지나니 시원하던 밤바람이 살살 추워지기 시작하고..1시간 반이 되가면서부터 나의 머리속에서는 거래처 사장님 말이 머리속에 하나도 안들어 왔다. 일단 춥고..관심이 막 떨어지고..머리속에 맴도는건 '확 밀어버릴까? 아니 그럼 뒤치닥거리를 어떻게 할라고..그래도 밀어버릴까? 코트도 입고 수영못하면 죽을지도 모르잖아..아냐..그래도 좀 심한데 확 넘어지듯 밀어버리고 얼른 꺼내줄까? 이건 좀심한데 그래도 밀어..아냐 그럼 회사에서 짤리잖아..밀어말어..밀어말어' 온갖 상상력을 발휘하면서...시간은 흘러흘러 2시간이 넘어가고 있었다...

그때 저쪽에서 소리지르면 다가오는 녀석이 있었다..거래처 직원녀석이..한참 찾았다고 하면서 오는게 아닌가..사장과 나를 번갈아 보더니..조용히.."아까부터 여기있었냐?" "응" "흠....알았다..원래 그런다고 생각해라..일단 저리가고..내가 정리할테니 가자"..그러고나더니 한참떠들고..다시 새로운 pub으로 이동해서 술을 마셨다..술맛이 있겠나..일단 춥고 잘 정리하고 호텔로 돌아오면서..꼭 밀어버렸어야하는 아쉬움을..갖고 있었다..어째던 선적은 잘 정리되고 다음해에도 물건은 날개가 아니라 플로펠러 달린듯 잘 나갔다.

2년쯤지나 그 사장이 계열사로 이동하고 새로운 사장이 오기전에 한국방문을 했는데..우리회사 사장, 임원앞에서 그 이야기를 다시 꺼내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저거 완전히 바보다..골탕먹일려고 2시간이나 바닷가에 세워놨는데..하여튼 그것때문에라 자기가 미안해서 잘해줄려고 신경많이 썼다" 이따구 소리를 2년이나 지나서 하는게 아닌가..거봐 확 밀어버렸어야 하는데..

그리고 일이 있어서 내가 다시 거래처를 바로 방문할때에 나도 이야기해줬다.사실 한시간정도는 참 공감이 많이 갔는데..한시간정도 넘고나니 그때 고민은 밀어버릴까 말까였다고 하니 호탕하게 웃어주시는게 아닌가..그러더니 오후에 직원들에게 일 겁나시키고 나가자고 해서 갔더니..자기가 요트구경시켜주는게 아닌가? 그래서 한마디했다.. "You would be ok if I pushed your back to fall..I had to do Haha" "No problem!"

그렇다..인생사 새옹지마고..No problem이라 생각하면 no problem이고..problem이라 생각하면 problem일 뿐이다. 위의 이야기를 또 다른 관점에서 볼수도 있지만..그저 좋게만 생각하련다.또 한참 길어져버렸네..황당한 오더사건이 한두개 더 있는데..다음에 써야겠다..오늘 낙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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