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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12시간이나 엉덩이 붙이고 앉았더니, 오늘은 책이 잘 손에 잡히질 않는다. 또 한권 책을 얻고나니 로잘린투렉의 피아노연주, 레오니드코간의 바이얼린 연주를 듣고, 아이들을 위한 세계사책을 주문하고..오후엔 여명의 눈동자를 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역시 책을 읽으려면 도서관처럼 조용한데 진득하게 앉아야하는게 아닐지.. 오늘은 오더 두번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1. 황당한 오더수주
지금도 이양반은 내 옆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이다. 아마 7-8년즘전의 일이었던것 같다. 바이어랑 전화통화를 하는데, 귀에 흘러지나가는 이야기가 도통이해할수 없는 이야기를 하는게 아닌가. 이것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체의 구조를 조금 이해해야한다.
제조업체도 Brand제품을 취급하면 일정 안전재고를 갖고 가고, OEM의 경우에는 확정오더전에는 원자재는 갖고 가고, 완제품으로 생산하지는 않는다. 제품생산을 하면 serial이 붙고, 제품보증기간과도 영향이 생기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특히 재고관리가 더욱 꼼꼼하고, 경영진의 큰 목표중의 하나도 적정재고관리다. 적정이란 말이 뜻하듯 기준은 현실에 따라 다른 이야기라 하나로 특정할수 없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은 갑자기 고객이 A라는 제품이 없을때 주문이 오면, 생산 lead time(생산, 자재 일정등 확인으로 생산공정, SCM업무)을 조율해야할 때가 있다. 물론 대량이 아니면 협의된 기준데로 하며 전자제품은 보통 4주에서 한달정도다. 조율이 되거나, 재고가 있을때는 문제가 아닌데 개똥도 약에 쓸라고 하면 없다고 한참 흔하던것이 없을때 문제고, 특히 계획생산품은 다음 생산 lot까지 기다려야하니 조금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다. 그러다보면 대마불사, Too big to die의 논리가 존재한다. 많이 사는 놈은 해주고, 꾸준히 사지만 물량이 작은 고객에게 본의아니게 생산성을 위해서 못해주는 경우가 잦다.
어째던 오후부터 저녁까지 계속 corres(Correspond의 약어)를 하더니, 오다를 받았다고 아주 좋아한다. 전체 우리팀 수주를 내가 정리하는 역할을 했는데, P/I를 보니까..조금 의아해졌다. 분명히 그 고객이 살 제품이 아니던것이란것과 게다가 몇개는 장기악성재고(판매부진, 단종등으로 장부상에 남아있고, 현금화하기 어려운 제품)도 몇개 섞여있는게 아닌가? "어! 이거 어떻게 받았어요? 공장 좋아하겠네..."했더니 빙긋웃고 나간다.
저녁에 우리팀 세명이 모여서 밥을 먹는게 자조지정을 들어보니 밥먹다가 밥알 튀어서 혼났다.
고객 : 이번에 큰 프로젝트가 있어서...A제품이 100개쯤 필요하다
동료 : 잘 알았다..내가 좀 찾아보니 A제품이 없네..한달쯤 기다릴수 있는가?
고객 : 안된다..다른건 다되는데 A제품이 없으면 안된다..15일안에 안되나? 80개라도 괜찮다..
동료 : 흠..미안한데..B가 50개, C가 20개, D가 35개가 있다.
고객 : 아 난 A가 필요하다고!!!
동료 : 그래 잘 안다...난.B가 50개, C가 20개, D가 35개가 있다니까
한시가쯤 후 고객사에서..
고객 : 정말 큰 프로젝트가..A가 partial shipment(분할선적)라도 좀 납기가 안되겠나?
동료 : 난 B가 50개, C가 20개, D가 35개를 팔수 있는데.....
결국 B가 50개, C가 20개, D가 35개를 오더로 받아온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고객만족은 못할망정..내맘데로 물건을 넘기다니..다른 동료가 "야 이게 깡패지..영업사원이냐?" "근데 사는 놈들은 뭐야?" "그래도 비슷한걸 줘야지..가격이 두배나 비싼걸 파냐? 재주도 좋다" 뭐 이런저런 다양한 소리로 저녁시간이 아주 즐겁게 보냈다. 그런데 그 물건을 다 보내고 아무 문제도 없이..다음에 또 사는것이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고..우리는 또 강매를 했다고 놀려데도 눈하나 꿈쩍안하고, 빙긋 웃고 말 뿐이니 그저 신기하다.
난 그이유를 직접 들은 적도 없다. 그 양반이 한번 이야기한게 "재고떨어야지"라고 말했지만, 전시회에 가서 보니 고객이 너무너무 담당자를 좋아하고, 많이 들어주고 하는게 아닌가? 나중에 안 이야기지만 조그만 고객이지만 잘 해주지 못하다 보니까, RMA(return material associate, ISO규정엔가 있다, 쉽게 해외에서 수리요청올대하는 절차)등의 절차를 진행하기 어려운점이 많다. 제품이 안오거나 하면 연구소에서 부품을 받아서 챙겨주고, 업무프로세스데로가 아니라 평소에 자잘한 것들을 각 부서 담당자들이 할수 있는 범위에서 이것저것 도와줘왓던 것이다. 평소에 쌓은 덕으로 A를 주문해서 A도 팔수있는 사원과 A나 B/C/D를 파수 있는 옵션이 있는 사원가 회사라면 누구를 좋아하겠는가? 규칙과 원칙을 지키는건 매우 중요하다. 거기에서 규칙을 벗어나지 않는 한도에서 인정을 베풀면 인덕이 쌓여 나중엔 나의 말을 믿어주는 걸 보니..한번 따라들 해보고 싶지 않으신가? 하여튼 당시 우리팀은 거의 이렇게 일하고, 또 전제품을 숙지하는데 어려워 담당별로 제품을 완벽하게 이해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분업과 협조가 잘 됬던것 같다. 물론 팀장의 오더였지만..현명한 조직 leading은 지금봐도 존경스럽다.
2. 자 영업사원들이여 오더를 내자!
오더를 매일 받는 영업사원이 오더를 내자니 황당할지 모르겠다. 당시 우리팀 년간 6천만불정도 됬는데, 11월말쯤에 사업계획은 초과달성했다. 문제는 한 꼼꼼하신 팀장양반은 실적을 확 올려서 내년에 팀의 가세를 펴고싶은데, 받을거 다 받고...12월에 오더를 받아야하는데..밀어내기할때 불량률도 많이 올라가니..영업사원들이 실적이 모자라지 않으면 사실 살살 1월로 오더를 옮겨놓기도 한다. 어차피 년초가 seasonality로 인한 비수기인기도 하고 유럽처럼 1월말까지 애들이 놀러가서 안오면 매일 회사가 아니라 학교가는 기분이거든..
문제는 12월첫주인데 본부장한테 어쩌구 저쩌구 했는데.결국 우리한테는 더 하라는 소리니 볼멘 소리는 앞전에서 못하지만, 뒤에서야 잎이 한발씩 나오는건 직장인의 생리다..자기가 좀 어디서 받아오실것 아니면서...궁시렁궁시렁..
저녁밥먹고 세명이 앉아서 농담따먹기를 시작했다. 어차피 일직 가면 오다도 안받고 일찍 갔다고 잔소리고..자리나 차지하고 앉아서..개기는게 신상에 좋지.그렇게 A, B(윗글 주인공), 나이렇게 ...kill time에 충실했다.
A : 영국 독일 형님들한테 무릎꿇고...한달치만 끊어달라고 해봐봐라는 말에...나 오다 2일전에 받았다..어제온거 팩스 안왔다고 다시 내라고 좀 해봐봐..ㅋㅋ라는 말에 바로 웃기고 자빠졌네라는 말이 나온다.
B : 아 쓰바..어디서 받냐..A가 여기저기 받을게 있냐고 했더니..아 짱나..몇놈은 벌써 묻닫고 스키타러갔다..크리스마스 놀생각도 못하고..에이..
나 : A. B 하긴 방법이 없네..걍 내이름으로 고객등록하고 나한테 오더찍고..나는 A.B로 막 오더좀 찍어놓을까..ㅋㅋ 어차피 뻥오더좀 넣고 걍 월말에 졸라 깨지는거지..뭐..ㅋㅋ 대충 1월에 싣고.....
이러고 앉았는데 갑자기 B양반이 P/I를 막 만들기 시작하는거야..우리가 오더도 없는데 왠 P/I는 만들고 있냐고...아침에 팀장한테 뻥카날려고 하냐고 했더니..오더 받을데도 없고, 소액고객에게 자기가 P/I를 날리겠다는 것이다. 일명 내부용어로 짜잘이라고 부르던 고객에게 죽으라고 해봐야 언발에 오줌누기고 좁쌀이 엄청 굴러봐야 호박한번 구른정도 될려면 겁나 굴러야하는데...그때 다들 동시에 번쩍하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생각이다..
다들 6개월치 수주자료를 빼놓고, 오더 패턴을 보고, 고객 재고가 없을것 같은 제품을 고객별로 취합해서 각자 P/I를 만들었다.. 우리끼리 하면서도 "이거 미친짓아냐??" "쓰바 똘아이중에 사장이나 본부장에게 연락가면 어떻하지??" "높은자리는 멀고, 엄처시하에선 시어미가 젤 무서운겨..얼른해" 하여튼 전부 2백만불어치 P/I를 만들었던것 같다. 그리고 죄다 팩스에 넣어서 고객별로 돌리고 차한잔 마시고 왔더니..완전 생기도는 우리집 전화기와 팩스..
"오~~~ confirmation왔다..얘들 미친거아냐!! 대박이다..ㅋㅋ"
"어...금액이 늘어났어..얘가 제품을 늘렸네!!"
전화온 고객도 있다..."내가 오더 낸적이 없는데 갑자기 들어온 PI는 무엇이냐?" 그래서 "아..년말이고 휴가도 많고 해서..혹시 니가 필요할까봐 보냈다"했더니...이가 없었는지.. 한참을 웃더니.."절반만하자"라고 한다. 이땐 고객들도 경기가 좋아서였을지도 모르지만, 그 만큼 세명이 열심히 고객들을 물샐틈없이 지원했던것 같다..하여튼 결과적으로는 70만불쯤 수주를 했으니 기쁜 마음으로 퇴근을 했던것 같다..일다 됬느데 팀장한테 일일히 설명해 줄필요도 없고..다들 좋아하니 끝이었지..
그러던중 년말에 같이 일하다 이직한 직원을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이 이야기를 했다..그러고 한달쯤 지났는데 팀장님이 오셔서 이런 말을 하는게 아닌가.."니들 퇴사해서 이직한 누구 알지?" "왜요 언제 만나셨어요?".."야 좀 게좀 배워와라..오더 없어서 자기가 P/I 발행해서 오더 받는데..대체 니들은 뭐하는 것들이냐???"
다들 섭섭하기 보다는 동시다발적으로 "그 잡것이 그랬단 말이죠!!!" "아니 배우라니 뭔 말이많아..에휴 내가 늙는다 니들때문에".
우린 낄낄거리며 커피마시고, 담배피러 나가니 한참 의아했을 텐데...나중에 자초지정을 말해주니..아주 좋아하시더만..늙기는..회춘이지!!!! 그렇다고 아무때나 하면 싫어해요..그 다음해에는 고객이 알아서 P/I선빵치지 말라고 경고왔어요...ㅋㅋ
1. 황당한 오더수주
지금도 이양반은 내 옆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이다. 아마 7-8년즘전의 일이었던것 같다. 바이어랑 전화통화를 하는데, 귀에 흘러지나가는 이야기가 도통이해할수 없는 이야기를 하는게 아닌가. 이것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체의 구조를 조금 이해해야한다.
제조업체도 Brand제품을 취급하면 일정 안전재고를 갖고 가고, OEM의 경우에는 확정오더전에는 원자재는 갖고 가고, 완제품으로 생산하지는 않는다. 제품생산을 하면 serial이 붙고, 제품보증기간과도 영향이 생기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특히 재고관리가 더욱 꼼꼼하고, 경영진의 큰 목표중의 하나도 적정재고관리다. 적정이란 말이 뜻하듯 기준은 현실에 따라 다른 이야기라 하나로 특정할수 없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은 갑자기 고객이 A라는 제품이 없을때 주문이 오면, 생산 lead time(생산, 자재 일정등 확인으로 생산공정, SCM업무)을 조율해야할 때가 있다. 물론 대량이 아니면 협의된 기준데로 하며 전자제품은 보통 4주에서 한달정도다. 조율이 되거나, 재고가 있을때는 문제가 아닌데 개똥도 약에 쓸라고 하면 없다고 한참 흔하던것이 없을때 문제고, 특히 계획생산품은 다음 생산 lot까지 기다려야하니 조금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다. 그러다보면 대마불사, Too big to die의 논리가 존재한다. 많이 사는 놈은 해주고, 꾸준히 사지만 물량이 작은 고객에게 본의아니게 생산성을 위해서 못해주는 경우가 잦다.
어째던 오후부터 저녁까지 계속 corres(Correspond의 약어)를 하더니, 오다를 받았다고 아주 좋아한다. 전체 우리팀 수주를 내가 정리하는 역할을 했는데, P/I를 보니까..조금 의아해졌다. 분명히 그 고객이 살 제품이 아니던것이란것과 게다가 몇개는 장기악성재고(판매부진, 단종등으로 장부상에 남아있고, 현금화하기 어려운 제품)도 몇개 섞여있는게 아닌가? "어! 이거 어떻게 받았어요? 공장 좋아하겠네..."했더니 빙긋웃고 나간다.
저녁에 우리팀 세명이 모여서 밥을 먹는게 자조지정을 들어보니 밥먹다가 밥알 튀어서 혼났다.
고객 : 이번에 큰 프로젝트가 있어서...A제품이 100개쯤 필요하다
동료 : 잘 알았다..내가 좀 찾아보니 A제품이 없네..한달쯤 기다릴수 있는가?
고객 : 안된다..다른건 다되는데 A제품이 없으면 안된다..15일안에 안되나? 80개라도 괜찮다..
동료 : 흠..미안한데..B가 50개, C가 20개, D가 35개가 있다.
고객 : 아 난 A가 필요하다고!!!
동료 : 그래 잘 안다...난.B가 50개, C가 20개, D가 35개가 있다니까
한시가쯤 후 고객사에서..
고객 : 정말 큰 프로젝트가..A가 partial shipment(분할선적)라도 좀 납기가 안되겠나?
동료 : 난 B가 50개, C가 20개, D가 35개를 팔수 있는데.....
결국 B가 50개, C가 20개, D가 35개를 오더로 받아온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고객만족은 못할망정..내맘데로 물건을 넘기다니..다른 동료가 "야 이게 깡패지..영업사원이냐?" "근데 사는 놈들은 뭐야?" "그래도 비슷한걸 줘야지..가격이 두배나 비싼걸 파냐? 재주도 좋다" 뭐 이런저런 다양한 소리로 저녁시간이 아주 즐겁게 보냈다. 그런데 그 물건을 다 보내고 아무 문제도 없이..다음에 또 사는것이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고..우리는 또 강매를 했다고 놀려데도 눈하나 꿈쩍안하고, 빙긋 웃고 말 뿐이니 그저 신기하다.
난 그이유를 직접 들은 적도 없다. 그 양반이 한번 이야기한게 "재고떨어야지"라고 말했지만, 전시회에 가서 보니 고객이 너무너무 담당자를 좋아하고, 많이 들어주고 하는게 아닌가? 나중에 안 이야기지만 조그만 고객이지만 잘 해주지 못하다 보니까, RMA(return material associate, ISO규정엔가 있다, 쉽게 해외에서 수리요청올대하는 절차)등의 절차를 진행하기 어려운점이 많다. 제품이 안오거나 하면 연구소에서 부품을 받아서 챙겨주고, 업무프로세스데로가 아니라 평소에 자잘한 것들을 각 부서 담당자들이 할수 있는 범위에서 이것저것 도와줘왓던 것이다. 평소에 쌓은 덕으로 A를 주문해서 A도 팔수있는 사원과 A나 B/C/D를 파수 있는 옵션이 있는 사원가 회사라면 누구를 좋아하겠는가? 규칙과 원칙을 지키는건 매우 중요하다. 거기에서 규칙을 벗어나지 않는 한도에서 인정을 베풀면 인덕이 쌓여 나중엔 나의 말을 믿어주는 걸 보니..한번 따라들 해보고 싶지 않으신가? 하여튼 당시 우리팀은 거의 이렇게 일하고, 또 전제품을 숙지하는데 어려워 담당별로 제품을 완벽하게 이해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분업과 협조가 잘 됬던것 같다. 물론 팀장의 오더였지만..현명한 조직 leading은 지금봐도 존경스럽다.
2. 자 영업사원들이여 오더를 내자!
오더를 매일 받는 영업사원이 오더를 내자니 황당할지 모르겠다. 당시 우리팀 년간 6천만불정도 됬는데, 11월말쯤에 사업계획은 초과달성했다. 문제는 한 꼼꼼하신 팀장양반은 실적을 확 올려서 내년에 팀의 가세를 펴고싶은데, 받을거 다 받고...12월에 오더를 받아야하는데..밀어내기할때 불량률도 많이 올라가니..영업사원들이 실적이 모자라지 않으면 사실 살살 1월로 오더를 옮겨놓기도 한다. 어차피 년초가 seasonality로 인한 비수기인기도 하고 유럽처럼 1월말까지 애들이 놀러가서 안오면 매일 회사가 아니라 학교가는 기분이거든..
문제는 12월첫주인데 본부장한테 어쩌구 저쩌구 했는데.결국 우리한테는 더 하라는 소리니 볼멘 소리는 앞전에서 못하지만, 뒤에서야 잎이 한발씩 나오는건 직장인의 생리다..자기가 좀 어디서 받아오실것 아니면서...궁시렁궁시렁..
저녁밥먹고 세명이 앉아서 농담따먹기를 시작했다. 어차피 일직 가면 오다도 안받고 일찍 갔다고 잔소리고..자리나 차지하고 앉아서..개기는게 신상에 좋지.그렇게 A, B(윗글 주인공), 나이렇게 ...kill time에 충실했다.
A : 영국 독일 형님들한테 무릎꿇고...한달치만 끊어달라고 해봐봐라는 말에...나 오다 2일전에 받았다..어제온거 팩스 안왔다고 다시 내라고 좀 해봐봐..ㅋㅋ라는 말에 바로 웃기고 자빠졌네라는 말이 나온다.
B : 아 쓰바..어디서 받냐..A가 여기저기 받을게 있냐고 했더니..아 짱나..몇놈은 벌써 묻닫고 스키타러갔다..크리스마스 놀생각도 못하고..에이..
나 : A. B 하긴 방법이 없네..걍 내이름으로 고객등록하고 나한테 오더찍고..나는 A.B로 막 오더좀 찍어놓을까..ㅋㅋ 어차피 뻥오더좀 넣고 걍 월말에 졸라 깨지는거지..뭐..ㅋㅋ 대충 1월에 싣고.....
이러고 앉았는데 갑자기 B양반이 P/I를 막 만들기 시작하는거야..우리가 오더도 없는데 왠 P/I는 만들고 있냐고...아침에 팀장한테 뻥카날려고 하냐고 했더니..오더 받을데도 없고, 소액고객에게 자기가 P/I를 날리겠다는 것이다. 일명 내부용어로 짜잘이라고 부르던 고객에게 죽으라고 해봐야 언발에 오줌누기고 좁쌀이 엄청 굴러봐야 호박한번 구른정도 될려면 겁나 굴러야하는데...그때 다들 동시에 번쩍하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생각이다..
다들 6개월치 수주자료를 빼놓고, 오더 패턴을 보고, 고객 재고가 없을것 같은 제품을 고객별로 취합해서 각자 P/I를 만들었다.. 우리끼리 하면서도 "이거 미친짓아냐??" "쓰바 똘아이중에 사장이나 본부장에게 연락가면 어떻하지??" "높은자리는 멀고, 엄처시하에선 시어미가 젤 무서운겨..얼른해" 하여튼 전부 2백만불어치 P/I를 만들었던것 같다. 그리고 죄다 팩스에 넣어서 고객별로 돌리고 차한잔 마시고 왔더니..완전 생기도는 우리집 전화기와 팩스..
"오~~~ confirmation왔다..얘들 미친거아냐!! 대박이다..ㅋㅋ"
"어...금액이 늘어났어..얘가 제품을 늘렸네!!"
전화온 고객도 있다..."내가 오더 낸적이 없는데 갑자기 들어온 PI는 무엇이냐?" 그래서 "아..년말이고 휴가도 많고 해서..혹시 니가 필요할까봐 보냈다"했더니...이가 없었는지.. 한참을 웃더니.."절반만하자"라고 한다. 이땐 고객들도 경기가 좋아서였을지도 모르지만, 그 만큼 세명이 열심히 고객들을 물샐틈없이 지원했던것 같다..하여튼 결과적으로는 70만불쯤 수주를 했으니 기쁜 마음으로 퇴근을 했던것 같다..일다 됬느데 팀장한테 일일히 설명해 줄필요도 없고..다들 좋아하니 끝이었지..
그러던중 년말에 같이 일하다 이직한 직원을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이 이야기를 했다..그러고 한달쯤 지났는데 팀장님이 오셔서 이런 말을 하는게 아닌가.."니들 퇴사해서 이직한 누구 알지?" "왜요 언제 만나셨어요?".."야 좀 게좀 배워와라..오더 없어서 자기가 P/I 발행해서 오더 받는데..대체 니들은 뭐하는 것들이냐???"
다들 섭섭하기 보다는 동시다발적으로 "그 잡것이 그랬단 말이죠!!!" "아니 배우라니 뭔 말이많아..에휴 내가 늙는다 니들때문에".
우린 낄낄거리며 커피마시고, 담배피러 나가니 한참 의아했을 텐데...나중에 자초지정을 말해주니..아주 좋아하시더만..늙기는..회춘이지!!!! 그렇다고 아무때나 하면 싫어해요..그 다음해에는 고객이 알아서 P/I선빵치지 말라고 경고왔어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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