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도착해서 짐이 좀 있어서 사무실에 들렀다. 역시나 출장기간에 남겨진 일들은 기대와 다르고, 예상과 짝을 맞추어 드러나기 마련이다. 누군가에게 기대를 한다는 것이 욕심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혼자 다 할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 그 차이란 팀웍이나 조직력이라 소규모 집단에서 불리고, 협동정신이라고도 불린다.
이런 고상한 표현말고 '아놔......어쩌란 말인가' 이런 생각이 들때가 있다. 하기 내맘데로 되는게 언제 하루라도 있던가..나도 그렇게 안돌아 가거늘...짐만 놓고 가려다가 사무실에 앉아서 컴퓨터를 두대씩이나 돌리며 키보드 워리어 자세를 취하고 있다. 물론 출장용 태블릿은 연신 김광석 노래를 돌려주고 있긴하다. 이런 낙이라도 있어야지..아무렴.
아침부터 일찍 나가는 나를 보고 엄니는 처자식 먹여살리느라고 우리 아들이 째지게 고생을 한다고 걱정이 태산이시네요. ㅎㅎ 주말에 또 출장을 가야한다고 하니...어르신이 표정이 별루시네요. 요즘 자주 제 걱정이 느시는 걸 보면 죄송스러울 뿐이지요...그 걱정이 말린다고 줄지 않을 듯 하고, 저도 아이들 보면서 나이들면 더 그럴까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어쩔수 없는 인간의 숙명일테니까요.
어째든 앉은 김에 출장중에 만났던 양반들에게 죄다 안부인사를 쓰고, 보고서는 출장중에 다 썼으니 이것저것 대강 철저히 정리를 하고 나니 벌써 2시를 넘겼네요. 밥도 먹어야 하는데 신입사원 인사서류가 있네요. 제일 기대되는 일이기도 하지만 제일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나의 의견과 결정이 누군가의 모르는 타인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연애랑은 전혀 다른 입장이기도 하고, 비슷하기도 할지 모르겠네요.
다들 자신들의 이야기를 보면, 상투적인 내용도 많고 자기만의 이야기도 있고, 말하지 않는 이야기를 생각하게 하는 구석들이 많습니다. 그중에 하나를 뽑는다는 것은 대단히 큰 스트레스를 준다는 사실입니다. 시험처럼 OX도 아니고 말입니다. 사람이 하는 일들이 어떤 면에서는 단순화인데 사람은 복잡미묘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기도 하고요...
경력과 자신들의 이야기들을 보면 마음 한켠에 남아 있는 청춘들의 삶에 미안함과 응원, 아쉬움이 느껴져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들에게 우리 세대의 것을 강요하는 것은 옳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꾸준하게 내려오는 인간의 장점을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기도 하지만 응원과 바램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들 어려운 시기에 공부를 째지게 하고, 늦게 사회에 진출해서 결혼을 한사람, 안한사람들도 있고 다양합니다. 그런데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들이 많이 아쉽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주입식 교육의 한계라고 생각하는 부분중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의 속도, 억양, 느낌으로 전달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든 이의 삶이란 것이 자신만의 색상을 갖고 세상과 조화롭기도 반목하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자신의 색이 없으면 참 아쉬워요...그 색이 너무 튀어도 문제라고들 하지만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훨씬 좋다고 생각해요. 은하수 속의 멋진 별이 아니더라도 밤하늘 어느 한구석이라도 그리 훌륭하지 않더라도 나 여기있다 할 수 있는 정도만이라도 말이에요...
그러고 보면 마윈이 말한 20/30/40/50/60대의 삶이란 공자님 말씀과도 한편으로 통하고 이 시대에 맞게 잘 설명한것 같습니다. 어지랖 넓게 사무실에 앉아서 뚝딱거리고 있지만...저야 뭐 하던일을 열심히 해야죠...괜히 인사서류를 보았더니....더 정신이 없고 마음이 무겁네요.
[YES24] 오지랖도 근성이다..주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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