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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만에 다시온 말레이시아..호텔을 변경했는데도 쌍둥이 타워는 항상 창문에서 어른거립니다. 85링깃이면 올라가 볼 수 있다는데 그 앞에서만 서성이게 됩니다.
한해가 지난 전시회를 보니 작년만 못합니다. 뜬금없이 한국 eGOV관이 열렸는데, 전시회랑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IT쇼가 훨씬 더 나을텐데요. 대사가 나오자 운영진과 공무원들의 전시장 열중쉬어 자세는 public에서는 좀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들도 자신들의 성과를 위해서 열심히 하는 셈이지요.
작년처럼 큰 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럭저럭 참가상 정도를 받았습니다. 아쉽다기 보다는 내년에는 정말 좀더 잘 기획해서 참가해야하고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와중에 거래처에서 낭보를 보내옵니다. 아마도 2-30억 년간 매출을 손쉽게 달성할 수준이 될 듯 합니다. 물론 그 첫 출발점까지 달리는 과정이 쉽지는 않을 듯 하지만 말입니다. 20억짜리 프로젝트도 순항중입니다. 지금 글을 쓰는 시간이면 현지에서 고객이 시연과 프리젠테이션이 끝났을 텐데 저도 궁금하네요. 무소식이 희소식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그렇다고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고, 또 진행하는 일들을 돌아보면 좀더 열심히 했다면 좀더 쉽고 빠르게 다가갔을텐데 하는 생각이 드네요.
호텔에 돌아오니 갑자기 젊은 총각이 피아노 앞에 앉아서 연주라도 하려고 하나 했더니, 바이얼린, 첼로, 피아노 삼중주인데 정말 피로가 싹 가시는 듯 합니다. 싱가폴의 오래된 고객이 와서 같이 맥주도 마시고 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더 재미있는 일은, 예전 회사에서 고객으로 만나 분이 있었습니다. 전형적인 스타일에 땡깡도 장난아닌 분이시라 한둬번 푸닥거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서로의 신뢰가 중요하고, 아무 잘못 없는 우리 담당자를 쥐잡듯이 하는 것은 을의 입장이라도 정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쳐서 그때 나때문에 밥도 안먹는다고 하더니 이곳에 왔더군요. 그런데 저는 그 전시부스 사장님하고 오랜만에 인사차 들렀고, 그 분은 그 부스에다가 제공품을 설치하고 있더군요. 서로 멋적기도 하지만 참 반가웠습니다. 그 부스 사장님은 3년뒤 은퇴를 하고 나면 유럽에 가서 살 계획이라네요.
가장 기분 좋았던 말은..저보다 좀더 성장하고 승진해서 3년뒤에 자기가 사업할때 무엇이 되었든 같이 해보자는 말을 듣고 나니 참 고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누군가에게 좋은 기억과 추억을 만들어 주었는지는 그 분의 생각이지만..저도 최선을 다해서 응대하고 빈말이라도 이런 말을 듣는다는 것은 영업쟁이에겐 행복이 아닌가 합니다. 하긴 연휴중에는 중국업체에서 이 나이에 잡오퍼도 받고요...뭐 일하는 것과는 상관없는 부분이지만 기분 좋은 것은 사실입니다.
전시회가 끝나고 현지 업체 사람들과 식사하고 맥주를 한잔 했습니다. 이쪽은 젊은 친구들이 많은 듯 해요. 11월에 시집간다는 매니저와 다들 빼더니 제가 맥주대신 맥캘란더불을 한잔 시켰더니 신이 났습니다.
비행기 시간이 저녁이라 호텔근처 쇼핑몰에 갔더니, heroes's shop이 있네요. 사진은 마음껏 찍도록 해 두었는데, 슈퍼맨과 원더우먼의 디오라마는 참 인상적입니다.
입구에 전시해둔 배트카도 멋지구요. 주인장이 오따꾸가 틀림없는듯 해요. 내년에도 오면 들를 듯 합니다.
비행기 타기전 밤하늘이 멋져서 공항에서 한장 찍었습니다. 망고젤리도 사고, 친절한 아가씨덕에 맥캘란 시음도 하고요...비싼거 시음인데 많이 줬다고 하길래 그중 제일 저렴한 걸로 하나 사게 되었습니다. 상술이란 다름아닌 친절과 신뢰, 과하지 않은 태도가 아닐까 합니다. 이렇게 한달 중 20일을 지구 한바퀴 반을 도는데 쓰고 사무실에 똭하고 왔더니....난리니라입니다.
출장을 가야하는 녀석은 신제품이 늦게 나와서 가방에 옷도 못넣을 정도로 제품을 가득 담고나서 하루종일 투덜투덜, 저녁에는 맥주사달라는 투정까지..출근 첫날부터 정신없습니다. 출장 다녀온 녀석은 한쪽눈이 토끼눈이 되서 왔는데 그래도 보람이 있었는지 시차적응도 안됬을텐데 팔걷어 붙이고 뭘 합니다. 추석연휴에는 아이가 아파서 응급실을 다니던데 참 미안하네요. 다음주 출근하면 또 나간녀석, 들어온 녀석들이 모여서 왁자지껄할듯 해요. 하여튼 Intelligent 3D업종인 해외영업은 참 익사이팅합니다. 아..사업계획도 해야하고, 팀원들 보낸 독서토론회에는 자기 출장간다고 저를 대타로 출전시키고 보낸녀석까지..9월은 정신없이 가네요.
연휴라고 해봐야 몸은 천근만근인데 아이들은 쑥쑥크고, 저는 천고마비라서 그런지 피곤한데 늘어난 살을 줄여보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할 듯 합니다. 푸샵을 30개 했더니 정신이 없는게 피곤해서가 아니라 늘어난 무게를 움직이느라 무리가 가는 것 같아요. ㅎㅎㅎㅎ 9월은 빨리 지나갔으면 해요.
하늘이 깊은 가을이 오래동안 지속되길 좀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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