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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연 (劇)

와호장룡2 - 청명보검

by Khori(高麗) 2017.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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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려서 명절이면 성룡 영화가 추석 명절과 함께 했다. 취권과 무협영화보다는 르와르풍의 폴리스 스토리, 용형호제와 같은 재미와 액션을 함께 볼 수 있어서 좋았다. 80년대의 홍콩 르와르는 영웅본색과 함께 대세를 구가하기에 충분히 재미있었다. 그중 양자경의 예스마담은 새로운 르와르 장르였다. 미모 일색의 영화, 한국의 아류작과는 확실히 달라 보였다. 


 그 후 다시 무협극은 역시 김용의 소설을 바탕으로 한 소호강호, 동방불패가 아닐까? 의천도룡기와 같은 시리즈물도 있지만 천녀유혼의 이미지가 오버랩되는 영화들이 넘쳐났다.  이연걸, 임청하 등 꽤 인상적인 무협 시대가 다시 열렸다. 물론 무협과 SF를 넘나드는 황당함도 없지는 않다.


 그 후 시대와 함께 잊혀가던 르와르와 무협을 넘나들던 배우들이 와호장룡을 통해서 새롭게 세상에 나왔다. 중후한 멋과 매력을 발산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사실적인 무협과 스토리를 통해서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명절을 맞이해서 보는 와호장룡 2는 주윤발과 양자경이 나오는 1편이 견자단과 양자경이 나오는 2편보다 훨씬 더 나을지 모른다. 와호장룡은 몇 번 짧게 짧게 보고 끝까지 보지 못한 기억이 있다. 나에게도 2편을 먼저 보는 영화는 매우 드물다. 하지만 중후한 노년의 양자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영화다. 참 잘생겼다는 생각을 여러 번 한다. 청소년 시절의 기억도 그러한데 말이다.


 이러쿵저러쿵 스토리는 생략한다. 무협 활극이란 권선징악과 선악의 대립을 헤쳐나가는 박진감 넘치는 전래동화와 같다. 화려한 무공이 아니라 그들이 지향하는 삶의 얽힌 실타래를 무협이란 언어로 해석하고 있을 뿐이다. 다다를 수 없는 것을 동경하고 욕심부릴 나이가 아니기도 하다. 이런 마음이 한편 편안하고 한편 아쉬울 때가 있는 시절이 된 것이다.


 "Code, Duty, Honor, I believe things worth fighting for", 마지막 대사가 한 번 더 영화를 생각해 보게 된다. 요즘은 영화를 보면서 대사를 음미하는 버릇이 생겼다. 세상을 살아가며 내면과 외면의 경계에 말들을 넣어본다. 비록 내가 무협영화의 주인공도 아니고, 화려한 무공의 소유자도 아니다. 하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은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역할과 역량으로 해야 할 가치가 있는 일을 한다. 영화와 다르다면 무공이 아니라 바로 삶이라는 것이다. 나도 누군가에게 배우고, 누군가에게 배움을 전해주는 것에 가치를 두고 살아봐야겠다. 생각이 많아지는 것이 어쩌면 나이 듦에 익숙함이라고 생각된다. 게다가 가을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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