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전 칼의 노래를 보고, 최근에 흑산이란 책을 보면서, 아직도 김훈씨의 소설에 다가가기 어려움을 많이 느낀다. 문맥의 어려움보단 익숙치 않은 몇몇단어, 힘이있거나 또는 건조한 문체, 절제된 감정 또는 목석같은 담담함, 생각이 많아지는 결론과 좀더 더 써줘야하지 하지 않나라는 아쉬움이 상존한다. 그의 글에 익숙해지는데 대략 책 반을 넘긴것 같다.
나는 책은 주연은 정씨 집안 4형제도, 황사영도 아닌것 같다. 책의 흐름에 따라 등장하는 나오는 천민, 양민들의 모습속에 그 내용이 있는게 아닌가한다. 그런점에서 제목이 왜 흑산인가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작가는 창대와 정약전의 대화를 통해서 흑산과 자산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데 왜 흑산이라고 제목을 정했을까? 후기에 적은 '나는 말이나 글로써 정의를 다투려는 목표를 갖고 있지 않다'라는 말이 더 다가오는 이유다.
책의 내용은 글을 통해서 영조말엽부터 그리는 내용이다. 백성들의 탈출구 없는 삶과 세상의 타락을 차분히 기술하고 있다. 물론 주요인물들의 순교도 그리고 있으나 극적이거나 하지는 않다. 건조한 문체가 제3자로서 관찰한다기보다는 방관자적인 관점에서 그리는 것 같아 그들의 삶이 더 애절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 고해에서 벗어나느 선택으로 천주교가, 그리고 세상의 체제인 성리학의 탄압이 병행되었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는 이야기다. 어쩌면 진부할지도 모르는 이야기를 왜 또 하는지..사실 천주교에 대한 내용도 그리 많지 않다. 다시 왜 흑산이 제목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는 이유다.
작가는 인간의 고통, 슬픔, 소망을 그리고자 했다는 말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흑산이란 제목과 등장인물을 통해서 해석함으로, 그는 세상에 하고자 하는바를 아주 상징적이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는것 같다. 문학적인 감흥이라기보단 자꾸 생각의 굴레에 쳇바퀴를 돌게하는듯한..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장편소설이라고 씌여있는 표지가 상당히 멀게 느껴진다. 아마 작가는 자신의 의도를 이 책을 통해서 만족할만하게 이룬게 아닌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