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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 한마디 못하면서 일본과 관련된 이야기를 한번 더 해볼까한다.
그러저럭 사수가 나간 자리에 익수해질 때즘 일본 상사의 한국 연락사무소 2분이 방문했다. 한국분들이기도 했지만, 전에부터 이야기를 했었다고 하셔서 일단 미팅을 갖게 되었다. 그럭저럭 이야기를 해보니, 우리가 생산하는 제품을 사겠다는 것은 아니고, 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달라는 이야기였다. 두분이 일본쪽 영업을 대기업에서 하시다가 마음을 맞춰 차리신것 같다.
일단 이야기를 듣고 나니 신입티 좔좔흐르는 내가 개발 project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뭐랄까 해보고 싶다, 해보자라는 열정같은게 아니었나한다. 어제도 지인들 술자리에서 이야기 했지만, 요새는 총기가 떨어져서 이런 열정이 사그러 들은것인지, 열정의 대상에 혼란이 온것인지 좀 그렇다.
아는게 없으니, 일단 연구소로 직행했다. 지금은 미국에 계신 실장님이 이런 류의 제품은 잘 알고 계시기에 또 모르는것은 뭐든 배워야 구워먹던, 삶아먹던 하는게 아닌가? 첫번째 관문은 그쪽 장비와 맞추는게 쉬운일이 아니다. 게다가 좋게 말하면 꼼꼼하신 니혼진이고, 나쁘게 말하면 엄청나게 까탈스러운 초극세사와 같은 세밀함..인간적으로 좀 짜증일 올라올때도 많은...두번째는 원래 제품개발계획에 영향을 주고, 금형도 떠야하고 돈도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조금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저럭 정리해서 보고를 하고, 다들 우려의 눈빛과 안되도 그만이다..하지만 해보자는 결정을 전무님이 해주셨던것 같다. 거의 말씀은 되겠냐하는 눈초리지만 말씀이나마 젊은 것이 용쓰는데 함 해보라정도..어째던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불나방처럼 달려들었던것 같다.
재차 미팅에서 현재 쓰고 있는 것은 일본제품이고, 이제품을 교체하는 것이 목적인데 대만제품이 결정단계에 가까이 있다는 것이다..품질의 장벽은 높다고 생각했지만 세상에 거저먹는게 없다는 걸 일깨워 주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열어보니, 대만제품은 우리와 비슷한 수준인데, 제품사양서(specification)가 좀 높게 사용되었다. 사실 전자제품의 과당경쟁도 한가지 이유리라. 상사분들의 지적에 실재로 시연을 해주고, 품질의 차이라기 보다는 종이의 차이를 입증하는데는 시간이 그렇게 많은 시간이 들지 않았다. 또 워낙 제품을 잘 아시는 분들이니. 문제는 일본에서 교체대상 견본제품(현재 사용품)이 도착했을 때다.. 얼라리요였다...지금은 미싱만드는 회사 JVC로 기억하는데...참나 요상한 배선구조와 모양새, 10년전에나 쓰는 부품..우리 비슷한 제품모다 뭐가 들었는지 크기는 비슷한데 우리제품보다 딱 몸무게는 두배나 나간다. 도면자료나 이런것들을 주면 좋으련만 일단 기구팀에서는 이 제품이 대형 장비에서는 한 부품이기 때문에 똑같이 만들어달란다. 원 공급업자가 단종계획이 있어서 10월달에 견본주고 12월에 공급..그전에 제품심사통과까지 하라니..다들 이건 해보긴 하는데 안된다고 보는는 경향이 높았다.
그때부터는 연구소 실장님의 도움이 매우 컸다. 일단 기구설계, 디자인 하시는 분들이 제품을 실측하여 우리 제품에 없는 부품을 제작하기 위한 작업, 우리제품을 변형하기 위한 CAD작업등을 하고, 전자회로쪽에서는 품질기준을 맞추기 위해서 비교검토작업이 진행되었다. 일본제품과 우리제품의 차이는 기본적인 제품의 목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일본제품과 한국제품은 6시그마로 보면 정말 백만개에 불량 한개라면 우리는 백만개에 불량 엄청남정도의 차이랄까? 그리고 고급금형기술, 브랜드, channel leadership(유통망 장악력)은 일본이 앞서다보니 제품의 부품 품질의 좀더 높고, 꼼꼼한 마감도 높다. 한국의 경쟁력이라고는 얼추 비슷한 성능을 구현하는 저렴한 제품정도였다. 참고 검토목적때문에 추가로 받은 Sony제품은 위에서 말한 제품보다 한수는 위였다. 무게는 우리제품의 3배정도..전자제품을 말하는데 자꾸 무게를 말하는 이유는..농담일지 모르겠지만 비싼 제품, 성능이 뛰어난 제품일수록 무겁다는 것이다. 요즘 smartphone을 봐도 뭐가 제일 무거운지 한번 생각해보시라..난 iphone이 제일 묵직하던데..
어째던 한달간 밤마다 퇴근안하고, 연구소에가서 진도가 얼만큼 나갔는지 매일 확인하게 되었다. 실장님이 직원들과 스트레스 받아가면 매일매일 작업하시는데 매일 꼬맹이가 쫄랑쫄랑 다가와서 "얼마나 됬어요?", "내일 되요?", "이건 뭐에요", "내일까지 이거 해주세요"...도와주는것도 업고 입만 살은 내가 얼마나 얄미웠을까..ㅎㅎ 하루는 아침에 연구소 문을 열자마자 실장님과 마주쳤다 "너 오늘 한번더 문열고 여기에 나타나면 죽는줄 알아라?" 한번 화내시는 분이 아니셨는데, 위분들의 눈치도 있고 스트레스 엄청 받으셨나 보다. 그렇다고 내 버릇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저녁에 또 갔죠..하하...그런데 정말 죽을번 했습니다..^^;;
"너 오늘 여기나타나면 죽는다고 했지!"라는 말과 함께..연구소에서 사용하는 고무망치(목공예 조립할때도 씁니다)를 휘두르며 달려오시는 ㄷㄷㄷㄷ 분명히 들리는 소리는 '대갈통을 날려버리겠다'는 고함이 가물가물할때까지 3층건물을 초스피드로 달려내려갔던것 같습니다..대입 체력장이나 대학시절 데모해볼때보다 아주 빨랐던것 같네요. 조금 섭섭했지만..뭐 어떻게 하겠나..노인양반들도 당시 열성적으로 해주셨지만 엄청 힘들었을텐데..그정도 수준은 아니지만 세상에 없는 창작 개발도 어렵지만, 그 다음의 어려움이 남들 다 만드는걸 제일 싸게 만드는 과정이 두번째로 어렵다. 온갖 지식의 총합으로 기존의 대상의 기능을 유지하면 가격을 내리는건 정말 고난이 작업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다이어트 얼마나 힘든가?
연구소랑 영업팀이 마주보는 구조였기에...집에 가려면 가방도 갖고 와야하고..젠장..회사 근처 동네한바퀴를 슬슬 걸어가다보니..요상한게 있더군요. 아마 IMF가 끝나고나서 생기기 시작하여 요즘은 흔한데, 트럭에 장작을 떼며 닭을 구워서 파는...아무데서나 불장난하면 안된다고 했는데.. 닭을 두마리사고, 슈펴에서 막걸리도 좀 샀습니다. 먹고죽은 귀신이 떼깔도 좋고, 다들 스트레스는 좀 쉬고, 먹고하면서 풀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문을 빼꼼이 여니..역시 실장님 노기는 좀 가라앉았지만, 잡아먹을 기세라 그냥 비닐봉다리만 내밀었습니다. 어이없어 웃으시더니..들어오라고 하시더라구요..지금 생각해보면 출출한 저녁에 향이 많이 나는 음식은 절묘한 유혹이 되는것 같습니다.
연구소 직원들과 막걸리도 한잔하고, 닭도 먹고하면서 실장님이 그간 진행된 일, 평소 말씀은 안하시다가 어려운일, 또 제품속을 일일이 보여주면서 이건 뭐고, 저건 뭐고 차근차근 말씀해 주시는데 1/3쯤 알아들을동 말동이니...이 계기로 실장님과는 자주 저녁에 조촐한 치킨맥주를 미국으로 이민가실때까지 자주 먹었던것 같다.
그리고 첫 시제품(working sample)을 들고 상사직원1분, 나, 실장님 이렇게 일본 출장을 가게되었다. 상사 본사가 오사카증시에 상장되어 있고, 동경에는 지사가 있었다. 우리나라면 본사가 부산, 서울에 지사가 있는 셈이다. 동경에 가서 업체방문을 하고, 잠재고객업체를 방문하고, 오사카본사에 가서 임원들 인사를 하고 이렇게 7주일정도 계획이었다. 일본의 유통구조가 좀 복잡한건 제조업체들이 대부분 상사를 통해서 수출하고, 수입하고 했었다. 그리고 동경에서 오사카까지는 신간센을 탔는데, 93년에 타본 TGV랑 비슷했던것 같다.
동경에 도착해서 먼저 잠재고객을 만나고, 실질 하마마쯔에 있는 실질 구매자는 몇일 뒤에 보기로 했다. 이때 정말 새로운 기계들과 발전된 기술들을 많이 볼수가 있었다. 첫번째 방문한 업체는 PDP를 만드는 업체였는데, 현관에 있는 어항을 벽에 박아서, 멋진 물고기가 왔다갔다 하는 것이다. 자세히 가서보니 모니터였다..ㅡㅡ;; 당시 프로젝트TV와 5.1CH home theater가 막 시작될 때였는데 프로젝트TV가 당시 천만원정도..일본 양판점, 전자상가등에서 본 제품은 정말 기가막혔다.
두번째 업체는 배에 들어가는 장비를 만드는 업체였는데..이건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제품의 방진방수등 내가 몰때 거의 군수품수준이다. 이 미팅때 한가지 배운 일본말을 소개하면..어차피 일본어 못하니 챙피한 이야기도 아니다.
상사직원 " 3@$(#*#)%#_$#@"
업체직원 " 3@$(#*#)%#_$#@"
상사직원 질문 "이건 어쩌구, 저쩌구...무리겠죠"
실장님 "그런 어려울것 같습니다"
업체직원 "무리데스까?"
상사직원 "무리데쓰"
(결례지만 웃음참느라 한참 큭큭거렸던것 같다. 그 무리가 그 무리였었구나..조선말이 아닌가? 아마 한자일꺼다.)
하루하루 빡센 미팅, 지하철 ㅡㅡ;;이동등 힘들어하셨지만, 동양의 나라 여행을 거의 안해본 나에겐 이건 완전 재미있는 하루하루였다. 그리고 동경을 떠나기 전에 들른 곳은 세계최강 전자업체 중앙연구소, 마쯔시다(松下). 연구소 정문 통과하면서 완전 실망..슬레트지붕같은 모습..이게 연구소야?? 하지만 차에서 내리자마자 놀라움의 연속이랄까? 연구소출입문은 카드인식, 들어가면 touch screen으로 된 안되양식, 각 연구소 문앞에 달린 카드인식 그리고 미팅담당자 직통 연결로 허가가 되어야 연구소 미팅실에 들어갈수 있다. 껍데기는 슬레트지붕에 허름한데 안에는 난생 처음보는 최신 장비시설이었다. 뭐 결과는 별로 없었지만 정말 대단하다는 느낌이었다. 뭐 이쪽하고는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아쉬움이 좀 남지만.
다음날 일본 상사 본사에서 파견된 분이 오셨다. 정말 미남에 유순한고 친절한 성격의 사나이..공급업체 담당자가 일본어가 안되기 국제영업팀에서 지원나오신 분인데 그들의 배려를 보면서 참 고맙다는 생각을 하며, 하마마쯔로 이동. 야마하중앙연구소는 생각보다 조그마한데, 여기서 기막힌 광경을 많이 보았다. 시제품을 놓고, 회의를 시작한느데 한 열두명정도가 들어오는게 아닌가? 속으로, 갑을관계에 1:1도 불리한데 12:4는 너무한거 아니냐는 느낌과 중압감..하지만 미팅시작과 끝은 정말 다른 분위기다. 각 분야별 담당 연구원들이 분야별로 이야기를 하고, 연구소장이 취합하고..정말 꼼꼼한 일본사람들..나중에 캐나다에서 살다온 지인이 일본의 이런 모습속에 비효율의 극치라고 폄하하고, 그런 부분에 공감하지만, 다르게 보면 이런 모습이 제품의 본질을 높이기 위한 장인정신의 한모습으로 봐줄수 있지 않을까한다. 요즘 전자제품중에 천박하게 빵틀에 찍는 붕어빵같은 전자제품..사고나서 불쾌해지는 제품들이 사실 너무 많다.
미팅이 끝나고 생산라인에 들어가보니 야마하가 Juki, Philips제품을 OEM한다. 아 이렇게 기업들이 global network를 갖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실제 제품을 장착해서 테스트해보고, 기본동작 OK..일부 지적사항은 단가기준으로 부품선택시 지원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이것때문에 통제구역이 연구소에 들어가게 됬는데..첫째는 한국의 연구소들과 비교하면 일본 연구소내부는 한국의 대표이사 임원실만큼 깨끗하고 정돈이 잘되어 있다. 한평정도 사이즈의 공작용 책상위에 제품을 올리고 이것저것 보더니 그 큰 책상밑의 서랍이 쫙 열리는데 이건 감동이나.. 공구, 각종부품이 종류별 크기별로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아키하바라같은데 가면 일본의 정리정돈을 보면 감동한다면, 이 모습은 아트에 가깝다. 쓸꺼 딱 쓰고, 다시 원위치...영업부 내책상이 한국 연구소책상보다는 깨끗한데..여기에 비하면 완전히 쓰레기장었던거 같다. 그리고 제품검토를 위해서 장비를 들고 연구원 자리에 가니..이양반은 또 대단하다. 90년중반부터 TV수신카드, capture card등이 컴퓨터 용으로 나왔지만 화질이 좋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때 그양반이 capture해서 지적하고 잘 안보인다고 한 내용이 1*3mm종도의 글씨다. 에라이 스토커같은 녀석..그런데 sony나 jvc는 보이긴 하더라..ㅠㅠ 부품의 이유로 합의를 했지만..이건 기술의 한계였던것 같다.
다 정리하고 나오는데, 연구소장이 나오셔서 우리에게 90도로 인사를 했다. 아까 인사했는데 무슨일인가 했더니, 이수현씨가 사람을 구하고 본인을 희생한 사건에 대해서 일본인으로써 한국사람에게 대단히 감사하다고 말씀하셨다. 이건 완전 감동이었다. 한국에서도 단신으로 전해지고, 일본에서 더 열기가 많았던 사건...기업이 크면 소양과 품성도 같이 성장해야하는 구나...임원이 일뿐만 아니라 인격적 소양도 같이 올라야하는 것처럼. 그리고 이런 사회적 의식이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인가라고 생각했다.
직원식당은 아주 부러웠다. 지금은 대기업 직원식당은 외주로 아주 잘되었다. 가격좀 비싼 흠이 있지만..야마하식당은 정말 부러웠다. 내가 다니던 회사도 식당이 있긴 했지만 비교해보면 포장마차와 레스토랑차이정도랄까? 일본전통식과 서양식 메뉴를 골라서 먹게되있는데 회사밖 식당에서 사먹어도 손색이 없을 수준이었다.
미팅이 잘 마무리되고 신간센을 타고 오사카로 향했다. 당시 동경 오사카 신간센이면 거의 한국 오사카 비행기 비용이랑 비슷하지 않았나한다. 가물가물하지만 약 12800엔편도였던거 같다. 오사가 본사분들과 인사하고 향후 계획들을 정리하고...1차 선적은 200개로 했다. 원래 500개로 하기로 하였으나 시일이 촉박하여 양쪽다 불안하기도 했다. 대신 금형개발등의 내용은 일본상사에서 약 개발비를 받기로 했다. 이 문제로 본사랑 전화도 자주했지만 전무님왈 니 하고싶은데로 해라...ㅡㅡ;;; 사실 처음에 10만불을 달라고 했으니..옆자리 계신 실장님이 실제 집행내역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되었던것 같다. 마지막 남은 것은 가격밖에 안남았다. 요즘은 가격을 먼저 결정하고 살지말지 하는 모습이 거래에서도, 일상생활에도 많다. 하지만 물품을 구매할때는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었인지가 어떤제품이 그런 기능이 있는지, 어느수준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자는 쓸테없는 2불짜리는 1불에 사고, 남자는 꼭 필요한 1불짜리를 2불주고 산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는 것이 아닌가한다. 당시 내가 팔수 있는 가격은 그들이 사고 있던 제품가격대비 45%수준까지 내게 제량권을 위임받았다. 하지만 이쪽은 우리와 시장이 다르고 warranty도 다르기 때문에 또 같이 노력한 많은 사람들때문에서 싸게 팔고 싶지는 않았다. 실장님께 "이런 도둑놈" 소리를 들어가면 85%정도에 요청했다가 nego를 해서 72%정도로 결정을 했다. 개발비를 세트에 분할하는 일명 아모타이징을 하니 82%수준이 됬다.
오후내내 미팅하고 다들 즐거운 마음으로 일본전통 지지미, 회..또 일본상사도 우리도 서로 노고를 높이 평가하며 칭찬셔틀과 함께 즐거운 저녁을 만끽했었던것 같다. 마지막날엔 오므론 중앙연구소에 가서 미팅하고..훌륭하게 여권을 놓고 와서 일본 상사직원이 차로 오므론 연구소와 간사이공항을 몇시간만에 주파한 일이다. 어치나 미안하더니..문제는 다들 나 떼어놓고 한국으로 가고 나는 비행기가 떨어져서..운좋게 business를 만엔더내고 타고왔다. 이렇게 소란스러웠으니..지나온길을 봐도 소란스럽기는 했던것 같다.
이 거래를 통해서, 회사간 정식 공급계약서를 쓰느라 상사 국제법률팀이 붙었는데, 지원도 없이 예전 보던 계약론 책을 보며 문구하나나를 수정하고 교정하고, 꼭 넣어달라 땡깡부리고, 첫 출하할때 용달차짐칸에 타보고(겨울에 타면 죽어버리고 싶다..엄청 춥다)..제품검사 내가 일일히 하고, 수리업체랑 계약하고..첫 선적을 했더니 불량났다고 난리쳐서 봤더니..500개중 한개에 가슴을 쓸어내리고..재미있는 사실은 야마하에서 공급안될까 걱정되서 jvc모니터를 천개나 샀다가 미안하다고 공식 사과한일이 아닌가하다. 이로서 한국기업의 위상도 좀 높다고 봐야하나. 다양한 일이 있었지만 회사가 사장을 앞두고 일본업체등과 공급계약을 맺어서 큰 도움이 됬다고 한다. 개인적인 이유로 계약체결당시 회사를 다니지 않은 게 조금 미안하지만..마무리까지는 다 했으니까..세상 재미있는게 집나간 사수가 돌아와서 계약서싸인등..신문에 나왔다..또 상사 서울연락사무소는 지사가 됬는데, 후에 보니 같이 도와주시던분은 회사를 나오시고..잠시 찾아보니 한국지사도 엄청 커졌네요..그때 지사장이 일본어 일년만 공부좀 하고 와서 일좀 해볼생각 없냐고 했던 생각이 나네..풉~~
어째던 영업이란 사람과 관계가 결정지어지는 한가지 방법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나를 도와주고, 그걸 이끌어내고, 또 나도 내가 여력이 된느한 많은 사람들에게 마음쓰고 해야한느 일인데..나이를 먹어가면서는 욕심만 많이 커진게 아닌가하다. 하여튼 당시 같이 일했던 모든 분들께 고맙고..지금 미국에 계신 실장님께는 한번 facebook으로라도 인사를 해야겠다. 독립하셨는데..꼭 대박나시라고.
그러저럭 사수가 나간 자리에 익수해질 때즘 일본 상사의 한국 연락사무소 2분이 방문했다. 한국분들이기도 했지만, 전에부터 이야기를 했었다고 하셔서 일단 미팅을 갖게 되었다. 그럭저럭 이야기를 해보니, 우리가 생산하는 제품을 사겠다는 것은 아니고, 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달라는 이야기였다. 두분이 일본쪽 영업을 대기업에서 하시다가 마음을 맞춰 차리신것 같다.
일단 이야기를 듣고 나니 신입티 좔좔흐르는 내가 개발 project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뭐랄까 해보고 싶다, 해보자라는 열정같은게 아니었나한다. 어제도 지인들 술자리에서 이야기 했지만, 요새는 총기가 떨어져서 이런 열정이 사그러 들은것인지, 열정의 대상에 혼란이 온것인지 좀 그렇다.
아는게 없으니, 일단 연구소로 직행했다. 지금은 미국에 계신 실장님이 이런 류의 제품은 잘 알고 계시기에 또 모르는것은 뭐든 배워야 구워먹던, 삶아먹던 하는게 아닌가? 첫번째 관문은 그쪽 장비와 맞추는게 쉬운일이 아니다. 게다가 좋게 말하면 꼼꼼하신 니혼진이고, 나쁘게 말하면 엄청나게 까탈스러운 초극세사와 같은 세밀함..인간적으로 좀 짜증일 올라올때도 많은...두번째는 원래 제품개발계획에 영향을 주고, 금형도 떠야하고 돈도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조금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저럭 정리해서 보고를 하고, 다들 우려의 눈빛과 안되도 그만이다..하지만 해보자는 결정을 전무님이 해주셨던것 같다. 거의 말씀은 되겠냐하는 눈초리지만 말씀이나마 젊은 것이 용쓰는데 함 해보라정도..어째던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불나방처럼 달려들었던것 같다.
재차 미팅에서 현재 쓰고 있는 것은 일본제품이고, 이제품을 교체하는 것이 목적인데 대만제품이 결정단계에 가까이 있다는 것이다..품질의 장벽은 높다고 생각했지만 세상에 거저먹는게 없다는 걸 일깨워 주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열어보니, 대만제품은 우리와 비슷한 수준인데, 제품사양서(specification)가 좀 높게 사용되었다. 사실 전자제품의 과당경쟁도 한가지 이유리라. 상사분들의 지적에 실재로 시연을 해주고, 품질의 차이라기 보다는 종이의 차이를 입증하는데는 시간이 그렇게 많은 시간이 들지 않았다. 또 워낙 제품을 잘 아시는 분들이니. 문제는 일본에서 교체대상 견본제품(현재 사용품)이 도착했을 때다.. 얼라리요였다...지금은 미싱만드는 회사 JVC로 기억하는데...참나 요상한 배선구조와 모양새, 10년전에나 쓰는 부품..우리 비슷한 제품모다 뭐가 들었는지 크기는 비슷한데 우리제품보다 딱 몸무게는 두배나 나간다. 도면자료나 이런것들을 주면 좋으련만 일단 기구팀에서는 이 제품이 대형 장비에서는 한 부품이기 때문에 똑같이 만들어달란다. 원 공급업자가 단종계획이 있어서 10월달에 견본주고 12월에 공급..그전에 제품심사통과까지 하라니..다들 이건 해보긴 하는데 안된다고 보는는 경향이 높았다.
그때부터는 연구소 실장님의 도움이 매우 컸다. 일단 기구설계, 디자인 하시는 분들이 제품을 실측하여 우리 제품에 없는 부품을 제작하기 위한 작업, 우리제품을 변형하기 위한 CAD작업등을 하고, 전자회로쪽에서는 품질기준을 맞추기 위해서 비교검토작업이 진행되었다. 일본제품과 우리제품의 차이는 기본적인 제품의 목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일본제품과 한국제품은 6시그마로 보면 정말 백만개에 불량 한개라면 우리는 백만개에 불량 엄청남정도의 차이랄까? 그리고 고급금형기술, 브랜드, channel leadership(유통망 장악력)은 일본이 앞서다보니 제품의 부품 품질의 좀더 높고, 꼼꼼한 마감도 높다. 한국의 경쟁력이라고는 얼추 비슷한 성능을 구현하는 저렴한 제품정도였다. 참고 검토목적때문에 추가로 받은 Sony제품은 위에서 말한 제품보다 한수는 위였다. 무게는 우리제품의 3배정도..전자제품을 말하는데 자꾸 무게를 말하는 이유는..농담일지 모르겠지만 비싼 제품, 성능이 뛰어난 제품일수록 무겁다는 것이다. 요즘 smartphone을 봐도 뭐가 제일 무거운지 한번 생각해보시라..난 iphone이 제일 묵직하던데..
어째던 한달간 밤마다 퇴근안하고, 연구소에가서 진도가 얼만큼 나갔는지 매일 확인하게 되었다. 실장님이 직원들과 스트레스 받아가면 매일매일 작업하시는데 매일 꼬맹이가 쫄랑쫄랑 다가와서 "얼마나 됬어요?", "내일 되요?", "이건 뭐에요", "내일까지 이거 해주세요"...도와주는것도 업고 입만 살은 내가 얼마나 얄미웠을까..ㅎㅎ 하루는 아침에 연구소 문을 열자마자 실장님과 마주쳤다 "너 오늘 한번더 문열고 여기에 나타나면 죽는줄 알아라?" 한번 화내시는 분이 아니셨는데, 위분들의 눈치도 있고 스트레스 엄청 받으셨나 보다. 그렇다고 내 버릇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저녁에 또 갔죠..하하...그런데 정말 죽을번 했습니다..^^;;
"너 오늘 여기나타나면 죽는다고 했지!"라는 말과 함께..연구소에서 사용하는 고무망치(목공예 조립할때도 씁니다)를 휘두르며 달려오시는 ㄷㄷㄷㄷ 분명히 들리는 소리는 '대갈통을 날려버리겠다'는 고함이 가물가물할때까지 3층건물을 초스피드로 달려내려갔던것 같습니다..대입 체력장이나 대학시절 데모해볼때보다 아주 빨랐던것 같네요. 조금 섭섭했지만..뭐 어떻게 하겠나..노인양반들도 당시 열성적으로 해주셨지만 엄청 힘들었을텐데..그정도 수준은 아니지만 세상에 없는 창작 개발도 어렵지만, 그 다음의 어려움이 남들 다 만드는걸 제일 싸게 만드는 과정이 두번째로 어렵다. 온갖 지식의 총합으로 기존의 대상의 기능을 유지하면 가격을 내리는건 정말 고난이 작업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다이어트 얼마나 힘든가?
연구소랑 영업팀이 마주보는 구조였기에...집에 가려면 가방도 갖고 와야하고..젠장..회사 근처 동네한바퀴를 슬슬 걸어가다보니..요상한게 있더군요. 아마 IMF가 끝나고나서 생기기 시작하여 요즘은 흔한데, 트럭에 장작을 떼며 닭을 구워서 파는...아무데서나 불장난하면 안된다고 했는데.. 닭을 두마리사고, 슈펴에서 막걸리도 좀 샀습니다. 먹고죽은 귀신이 떼깔도 좋고, 다들 스트레스는 좀 쉬고, 먹고하면서 풀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문을 빼꼼이 여니..역시 실장님 노기는 좀 가라앉았지만, 잡아먹을 기세라 그냥 비닐봉다리만 내밀었습니다. 어이없어 웃으시더니..들어오라고 하시더라구요..지금 생각해보면 출출한 저녁에 향이 많이 나는 음식은 절묘한 유혹이 되는것 같습니다.
연구소 직원들과 막걸리도 한잔하고, 닭도 먹고하면서 실장님이 그간 진행된 일, 평소 말씀은 안하시다가 어려운일, 또 제품속을 일일이 보여주면서 이건 뭐고, 저건 뭐고 차근차근 말씀해 주시는데 1/3쯤 알아들을동 말동이니...이 계기로 실장님과는 자주 저녁에 조촐한 치킨맥주를 미국으로 이민가실때까지 자주 먹었던것 같다.
그리고 첫 시제품(working sample)을 들고 상사직원1분, 나, 실장님 이렇게 일본 출장을 가게되었다. 상사 본사가 오사카증시에 상장되어 있고, 동경에는 지사가 있었다. 우리나라면 본사가 부산, 서울에 지사가 있는 셈이다. 동경에 가서 업체방문을 하고, 잠재고객업체를 방문하고, 오사카본사에 가서 임원들 인사를 하고 이렇게 7주일정도 계획이었다. 일본의 유통구조가 좀 복잡한건 제조업체들이 대부분 상사를 통해서 수출하고, 수입하고 했었다. 그리고 동경에서 오사카까지는 신간센을 탔는데, 93년에 타본 TGV랑 비슷했던것 같다.
동경에 도착해서 먼저 잠재고객을 만나고, 실질 하마마쯔에 있는 실질 구매자는 몇일 뒤에 보기로 했다. 이때 정말 새로운 기계들과 발전된 기술들을 많이 볼수가 있었다. 첫번째 방문한 업체는 PDP를 만드는 업체였는데, 현관에 있는 어항을 벽에 박아서, 멋진 물고기가 왔다갔다 하는 것이다. 자세히 가서보니 모니터였다..ㅡㅡ;; 당시 프로젝트TV와 5.1CH home theater가 막 시작될 때였는데 프로젝트TV가 당시 천만원정도..일본 양판점, 전자상가등에서 본 제품은 정말 기가막혔다.
두번째 업체는 배에 들어가는 장비를 만드는 업체였는데..이건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제품의 방진방수등 내가 몰때 거의 군수품수준이다. 이 미팅때 한가지 배운 일본말을 소개하면..어차피 일본어 못하니 챙피한 이야기도 아니다.
상사직원 " 3@$(#*#)%#_$#@"
업체직원 " 3@$(#*#)%#_$#@"
상사직원 질문 "이건 어쩌구, 저쩌구...무리겠죠"
실장님 "그런 어려울것 같습니다"
업체직원 "무리데스까?"
상사직원 "무리데쓰"
(결례지만 웃음참느라 한참 큭큭거렸던것 같다. 그 무리가 그 무리였었구나..조선말이 아닌가? 아마 한자일꺼다.)
하루하루 빡센 미팅, 지하철 ㅡㅡ;;이동등 힘들어하셨지만, 동양의 나라 여행을 거의 안해본 나에겐 이건 완전 재미있는 하루하루였다. 그리고 동경을 떠나기 전에 들른 곳은 세계최강 전자업체 중앙연구소, 마쯔시다(松下). 연구소 정문 통과하면서 완전 실망..슬레트지붕같은 모습..이게 연구소야?? 하지만 차에서 내리자마자 놀라움의 연속이랄까? 연구소출입문은 카드인식, 들어가면 touch screen으로 된 안되양식, 각 연구소 문앞에 달린 카드인식 그리고 미팅담당자 직통 연결로 허가가 되어야 연구소 미팅실에 들어갈수 있다. 껍데기는 슬레트지붕에 허름한데 안에는 난생 처음보는 최신 장비시설이었다. 뭐 결과는 별로 없었지만 정말 대단하다는 느낌이었다. 뭐 이쪽하고는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아쉬움이 좀 남지만.
다음날 일본 상사 본사에서 파견된 분이 오셨다. 정말 미남에 유순한고 친절한 성격의 사나이..공급업체 담당자가 일본어가 안되기 국제영업팀에서 지원나오신 분인데 그들의 배려를 보면서 참 고맙다는 생각을 하며, 하마마쯔로 이동. 야마하중앙연구소는 생각보다 조그마한데, 여기서 기막힌 광경을 많이 보았다. 시제품을 놓고, 회의를 시작한느데 한 열두명정도가 들어오는게 아닌가? 속으로, 갑을관계에 1:1도 불리한데 12:4는 너무한거 아니냐는 느낌과 중압감..하지만 미팅시작과 끝은 정말 다른 분위기다. 각 분야별 담당 연구원들이 분야별로 이야기를 하고, 연구소장이 취합하고..정말 꼼꼼한 일본사람들..나중에 캐나다에서 살다온 지인이 일본의 이런 모습속에 비효율의 극치라고 폄하하고, 그런 부분에 공감하지만, 다르게 보면 이런 모습이 제품의 본질을 높이기 위한 장인정신의 한모습으로 봐줄수 있지 않을까한다. 요즘 전자제품중에 천박하게 빵틀에 찍는 붕어빵같은 전자제품..사고나서 불쾌해지는 제품들이 사실 너무 많다.
미팅이 끝나고 생산라인에 들어가보니 야마하가 Juki, Philips제품을 OEM한다. 아 이렇게 기업들이 global network를 갖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실제 제품을 장착해서 테스트해보고, 기본동작 OK..일부 지적사항은 단가기준으로 부품선택시 지원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이것때문에 통제구역이 연구소에 들어가게 됬는데..첫째는 한국의 연구소들과 비교하면 일본 연구소내부는 한국의 대표이사 임원실만큼 깨끗하고 정돈이 잘되어 있다. 한평정도 사이즈의 공작용 책상위에 제품을 올리고 이것저것 보더니 그 큰 책상밑의 서랍이 쫙 열리는데 이건 감동이나.. 공구, 각종부품이 종류별 크기별로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아키하바라같은데 가면 일본의 정리정돈을 보면 감동한다면, 이 모습은 아트에 가깝다. 쓸꺼 딱 쓰고, 다시 원위치...영업부 내책상이 한국 연구소책상보다는 깨끗한데..여기에 비하면 완전히 쓰레기장었던거 같다. 그리고 제품검토를 위해서 장비를 들고 연구원 자리에 가니..이양반은 또 대단하다. 90년중반부터 TV수신카드, capture card등이 컴퓨터 용으로 나왔지만 화질이 좋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때 그양반이 capture해서 지적하고 잘 안보인다고 한 내용이 1*3mm종도의 글씨다. 에라이 스토커같은 녀석..그런데 sony나 jvc는 보이긴 하더라..ㅠㅠ 부품의 이유로 합의를 했지만..이건 기술의 한계였던것 같다.
다 정리하고 나오는데, 연구소장이 나오셔서 우리에게 90도로 인사를 했다. 아까 인사했는데 무슨일인가 했더니, 이수현씨가 사람을 구하고 본인을 희생한 사건에 대해서 일본인으로써 한국사람에게 대단히 감사하다고 말씀하셨다. 이건 완전 감동이었다. 한국에서도 단신으로 전해지고, 일본에서 더 열기가 많았던 사건...기업이 크면 소양과 품성도 같이 성장해야하는 구나...임원이 일뿐만 아니라 인격적 소양도 같이 올라야하는 것처럼. 그리고 이런 사회적 의식이 선진국과 후진국의 차이인가라고 생각했다.
직원식당은 아주 부러웠다. 지금은 대기업 직원식당은 외주로 아주 잘되었다. 가격좀 비싼 흠이 있지만..야마하식당은 정말 부러웠다. 내가 다니던 회사도 식당이 있긴 했지만 비교해보면 포장마차와 레스토랑차이정도랄까? 일본전통식과 서양식 메뉴를 골라서 먹게되있는데 회사밖 식당에서 사먹어도 손색이 없을 수준이었다.
미팅이 잘 마무리되고 신간센을 타고 오사카로 향했다. 당시 동경 오사카 신간센이면 거의 한국 오사카 비행기 비용이랑 비슷하지 않았나한다. 가물가물하지만 약 12800엔편도였던거 같다. 오사가 본사분들과 인사하고 향후 계획들을 정리하고...1차 선적은 200개로 했다. 원래 500개로 하기로 하였으나 시일이 촉박하여 양쪽다 불안하기도 했다. 대신 금형개발등의 내용은 일본상사에서 약 개발비를 받기로 했다. 이 문제로 본사랑 전화도 자주했지만 전무님왈 니 하고싶은데로 해라...ㅡㅡ;;; 사실 처음에 10만불을 달라고 했으니..옆자리 계신 실장님이 실제 집행내역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되었던것 같다. 마지막 남은 것은 가격밖에 안남았다. 요즘은 가격을 먼저 결정하고 살지말지 하는 모습이 거래에서도, 일상생활에도 많다. 하지만 물품을 구매할때는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었인지가 어떤제품이 그런 기능이 있는지, 어느수준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자는 쓸테없는 2불짜리는 1불에 사고, 남자는 꼭 필요한 1불짜리를 2불주고 산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는 것이 아닌가한다. 당시 내가 팔수 있는 가격은 그들이 사고 있던 제품가격대비 45%수준까지 내게 제량권을 위임받았다. 하지만 이쪽은 우리와 시장이 다르고 warranty도 다르기 때문에 또 같이 노력한 많은 사람들때문에서 싸게 팔고 싶지는 않았다. 실장님께 "이런 도둑놈" 소리를 들어가면 85%정도에 요청했다가 nego를 해서 72%정도로 결정을 했다. 개발비를 세트에 분할하는 일명 아모타이징을 하니 82%수준이 됬다.
오후내내 미팅하고 다들 즐거운 마음으로 일본전통 지지미, 회..또 일본상사도 우리도 서로 노고를 높이 평가하며 칭찬셔틀과 함께 즐거운 저녁을 만끽했었던것 같다. 마지막날엔 오므론 중앙연구소에 가서 미팅하고..훌륭하게 여권을 놓고 와서 일본 상사직원이 차로 오므론 연구소와 간사이공항을 몇시간만에 주파한 일이다. 어치나 미안하더니..문제는 다들 나 떼어놓고 한국으로 가고 나는 비행기가 떨어져서..운좋게 business를 만엔더내고 타고왔다. 이렇게 소란스러웠으니..지나온길을 봐도 소란스럽기는 했던것 같다.
이 거래를 통해서, 회사간 정식 공급계약서를 쓰느라 상사 국제법률팀이 붙었는데, 지원도 없이 예전 보던 계약론 책을 보며 문구하나나를 수정하고 교정하고, 꼭 넣어달라 땡깡부리고, 첫 출하할때 용달차짐칸에 타보고(겨울에 타면 죽어버리고 싶다..엄청 춥다)..제품검사 내가 일일히 하고, 수리업체랑 계약하고..첫 선적을 했더니 불량났다고 난리쳐서 봤더니..500개중 한개에 가슴을 쓸어내리고..재미있는 사실은 야마하에서 공급안될까 걱정되서 jvc모니터를 천개나 샀다가 미안하다고 공식 사과한일이 아닌가하다. 이로서 한국기업의 위상도 좀 높다고 봐야하나. 다양한 일이 있었지만 회사가 사장을 앞두고 일본업체등과 공급계약을 맺어서 큰 도움이 됬다고 한다. 개인적인 이유로 계약체결당시 회사를 다니지 않은 게 조금 미안하지만..마무리까지는 다 했으니까..세상 재미있는게 집나간 사수가 돌아와서 계약서싸인등..신문에 나왔다..또 상사 서울연락사무소는 지사가 됬는데, 후에 보니 같이 도와주시던분은 회사를 나오시고..잠시 찾아보니 한국지사도 엄청 커졌네요..그때 지사장이 일본어 일년만 공부좀 하고 와서 일좀 해볼생각 없냐고 했던 생각이 나네..풉~~
어째던 영업이란 사람과 관계가 결정지어지는 한가지 방법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나를 도와주고, 그걸 이끌어내고, 또 나도 내가 여력이 된느한 많은 사람들에게 마음쓰고 해야한느 일인데..나이를 먹어가면서는 욕심만 많이 커진게 아닌가하다. 하여튼 당시 같이 일했던 모든 분들께 고맙고..지금 미국에 계신 실장님께는 한번 facebook으로라도 인사를 해야겠다. 독립하셨는데..꼭 대박나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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