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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_예술 (冊)

정글만리 1

by Khori(高麗) 2014.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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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글만리 1

조정래 저
해냄 | 2013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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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라는 풍문이 대단한다. 나는 조정래하면 태백산맥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그 찰지고 구성진 대화와 사람들의 기막힌 심리묘사속에 한국사의 한 슬픔을 인간적인 측면에서 접근했다고 생각한다. 그 책을 정말 정신없이 읽었던 기억이 있다. 다만 군대간 녀석이 빌려가서 기증했다는 듣도보더 못한 간접기부가 허탈하긴 했지만..


이전의 책을 허수아비의 꿈을 몇년전에 보면서 사실 조금 그랬다. 내가 영업현장에 있기 때문이고, 내 업에 대한 자부심인지 편견인지때문이다. 정글만리를 보면 전작보다는 마음에 와닿는 부분도 많고, 현재의 세상의 변화중 중국이란 곳에 대한 여러가지 사고를 볼 수 있기에 좋은 점이 있다. 


관시를 중심으로 일본기업과 한국기업의 철강전쟁, 중국에 유학을 가서 사랑을 꽃피우고 상경계열에서 역사학으로 가는 조카(마치 최근의 인문학 열풍과 같이)등 다양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상당히 현실속에 있을법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업활동의 분야에 대한 소설의 상상력은 조금은 시대에 뒤떨어진듯 하다. 마치 통속소설속의 주인공의 기업활동과 난봉꾼과 같은 여성편력같이 그려지는 듯한 아쉬움이랄까? 


아직도 기업활동이 뇌물주고, 인연, 학연으로 서로를 아름아름 도와주고, 편법과 불법이 판을 치는 듯한 시각을 갖고 있음이 조금 아쉽다. 물론 그런 사람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상인은, 기초는 신용이다. 모든 상법의 기초 철학은 신의성실의 원칙(Utmost Good Faith)에 입각해서 만들어진다. 도덕도 모든 기본을 신용으로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하찮은 장사꾼은 모든 것의 시작과 끝이 신용이다. 


장사꾼은 말을 믿지 않는다. 물건을 믿고, 물건을 대신하는 문서를 믿는다. 도장찍힌서류는 믿고, 도장없는 서류는 무의미한 서류다. 말로만 하게되고 말을 보증하지 않으면 그게 사기꾼이다. Fraud라고 하는 사기는 어떤 것에서는 우리가 말로만 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사업, 비지니스라고 하는 자리에서 하는 말들은 모두 문서화하고 서명을 한다. 인간의 일탈과 작은 변심들을 막기 위한 조치이고, 신중을 기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나는 무역이 주역만큼 어렵다고 생각한다. 같은 나라사람끼리도 어려운데 하물면 세상물정 돌아가는 다른 나라 사람하고 이야기해서 무엇하랴?


책의 이야기를 풀어가지 위한 설정으로써만 이해하기로 한다. 관시의 중요성은 이해하지만, 상인들은 1차적으로 쇠고랑찰일은 잘 하지 않는다. 그런일을 할때라면 3-5대가 놀고 먹을 수 있는 일이라면 모르겠다. 그리고 그런 쇠고랑찰일을 하는 자는 상인이 아니다. 그런자들은 그냥 사기꾼인거다. 그래서 상인과 사기꾼의 구분이 모호한지도 모르겠다. 궤변같아 보이지만 진정한 상인의 길만 가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하고, 많은 유혹을 넘기고 그 길을 가는 사람은 주역을 이해한 사람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책속에서 작가만의 글들이 입에 짝 달라붙는 맛이 있다. 2권, 3권은 출장가기전에 다 털고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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