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직급없이 평사원(물론 월급은 좀 올랐으면 하는 얍삽함이지만)인데 좋아하지도 않는 자리에 앉아 완장을 차게되니 본의 아니게 남의 인생에 개입을 하게 되는것 같다. 마음 한켠이 또 복잡한걸 보면 난 정말 덕후일지도 모르겠다. 회사에 필요한 인재, 아니 당장 부려먹을 아니 동업자를 뽑는 일이 내 입장에서는 여러가지로 마음을 심란하게 한다. 또 내가 면접보고 하던 시절과 교차하는 감정도 있고, 결정권을 갖는 다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다. 어찌됬던 권한은 필요에 따라 사용하는 것이고, 의무는 반드시 해야하는 것이니..
이력서를 보면서 여러가지 상상을 하게된다. 자기 자랑이 구구절절 늘려있다거나, 자신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듯한 글 어째던 젊은 청춘들이 자신을 스스로 깊에 들여다 보는 시간이 적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개인적인 차이보단 바쁘게 시간을 보내고 능력을 쌓는 시간은 많지만, 인생을 살아가는 시간엔 그런것도 중요하다는 말은 좀 해주고 싶다. 그런 혼자만의 작은 시간들이 나의 장점과 단점을 냉철하게 돌아보는 길이기 때문이고, 험란한 사회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나의 길을 잘 찾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IMF때에 취업을 했지만, 요즘 젊은 청춘들의 이력서를 보면 참 대단하다. 상위권대학이던, 그렇지 않은 대학이건 모두들 1-4년정도 사이의 어학연수, 외국대학 유학등 다양한 경험과 이력을 갖고 있음에도 그들이 면접을 보고 있는 상황은 그들이 그리던 삶과 너무도 다른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많이 들고, 한편 미안하기도 했다. 그래도 2-3년정도씩의 경력이 있음에도 이정도이니 더 젊은 청춘들의 고충이 크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말도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보다 형편없는 스펙을 갖은 80년대, 90년학번까지만 해도 에수전자, 에루전자같은 회사 입사지원서로 딱지치기까지 할 정도였는데..그래서인지 나는 386세대와 차이는 적지만 그들이 대학때의 사회적 저항능력과 사회에 들어가서의 책임의식에 너무나 극단적인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정치가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 그들이 거의 황금열차의 마지막 칸에 타고, 사다리를 걷어차는듯한 느낌을 받을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게 짧은 시간에 극과 극으로 변한 세대도 드물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 세대들이 매일 조금씩 전진하기보다 꼰대화되가는 모습을 보면 사실 역겹기도 할때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다 그런것은 아니고..시대적 흐름이 그러했을 것이고 물론 세대차이로 이야기해도 받아 줄만하다. 다만 그들중 젊은청춘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청춘일때 받았던 만큼만 못한건 사실이라는 것은 그들도 좀 알아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어째던 재미있는 사실은 죄다 수컷 남자 청춘들이었는데, 실물들이 사진보다 훨씬 낫다. 되려 뽀샵이 아니라 마이너스샵을 한게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였다. 전엔 신입사원들 뽑을땐 몇가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질문에 엉뚱한 대답이 나오면 바로 NO였다. 하긴 observer의 입장이었는데, 다양한 청춘들과 대면하며 이야기를 하다보니 젊은 청춘들의 매력에 빠지기도 하는듯하다. 왜냐하면 이젠 되도록 직무와 그들의 장점, 생각들을 맞춰가야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몇일 계속하다보니, 처음엔 되도록 품성을 보게되고, 준비자세, 예상되는 열정들을 최대한 알려고도 노력하고 또 그들의 질문에도 성실하게 답해주었는데...나의 결정은 실력보다는 일정 수준이 되기까지 삶 속에서 인내의 흔적을 찾던 청춘들을 선택하게 되는 듯하다. 마음같아선 다들 같이 일해도 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들지만(물론 한둘은 곤란할듯도하다), 여건이 그렇지만은 않으니 조금 아쉽다. 그들도 그들이 찾고자 하는 길을 잘 찾아 가기를 조금 앞서서 살아본 경험자로써 바랠뿐이다. 내가 적십자나 유니세프가 아니니 할수 있는 한계내에서 선택을 했지만 그 선택에서 빗나가 사람들이 더 좋은 기회를 찾아갈 기회를 뺏지 않았길 바래야 내 마음이 좀더 편할것 같다. 힘내라 청춘들아..사는게 다 쉬운게 없고, 쉬운건 남는것도 없다!!
내가 한 몇가지 질문과 의도는 다음과 같다.
1. 해외영업을 꼭 해야되는 이유?
- 사실 어떤 제품을 다루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그들의 직업에 대한 열정을 보기 위해서
2. 자신에게 가장 힘들었던 고난과 그 고난에 대한 대처방법과 결과
- 삶의 태도, 사물과 사건을 접근하는 방식을 이해하기 위해서. 사실 가장 중요한건 why와 how라는 고정관념이 내게 있다. 따라서 끊임없는 질문이 없다면 다 알던가 하나도 모르는 것이다. 직장생활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발전은 궁극적으로 스스로 해가는 것이고 이왕이면 좋게 발전해야한다.
3. 최근에 읽었던 책이나 영화에 대한 질문. 실실 웃으면 이야기 하다 대답은 3분이내 english speech로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 면접자 대부분 멘탈붕괴가 왔다. 대부분이 예상을 전혀못한듯하다. 우리 사장님은 안철수 읽었으면 무조건 뽑으라고 했는데..ㅎㅎ 제일 괜찮아 뵈는 놈은 자포자기가 되고, 4년이나 외국대학나온 녀석은 버벅거리며 횡설수설하고, 제일 고생했던 녀석이 멘붕이 왔다 바로 정신차리고 한듯하다. 이런 질문은 삶을 살아가면서 공부하는 자세, 삶을 즐기는 자세가 있는지 짧게 생각해보고, 돌발적인 질문을 통해 상황대처능력과 외국어 수준을 파악하려는 의도였다. 해외영업이란게 문화적 차이보단 충격과 상황적 충격이 오면 사람이 멍하니 훅가기 때문이다. 어째던 삶이란게 무엇인가 돌발적으로 인생에 찾아올때 잘 대처해야하기 때문이다. 인사팀장이 좋아 죽을라고 하던데..난 좀 미안하다. 제한된 시간이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니..사실 기회가 되면 옛날처럼 1개월 수습제도등이 많이 있으면 서로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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