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결과는 좋은 선택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믿는다. 좋은 선택이 꼭 좋은 결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말장난 같지만 살다 보며 느끼는 일이라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영화를 보며 '믿지 않으면 쓰지 말아야 하고, 썼다면 믿고 기다려야 한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그런 이유 때문일까? 많은 사람들이 초심을 말한다. 그러나 상황은 바뀌고, 상황이 바뀌면 판단이 바뀐다. 이것은 인간의 치명적인 결함이 아니라 탐욕의 유혹에서 자유롭기 힘들게 생겨먹은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나는 무엇을 잘 믿지 않는다. 'I don't believe'라는 의미가 'I don't trust'와 같은 의미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신뢰란 신뢰할 근거에 따르기 때문이다. 반드시 'I must verify'하려고 노력한다. 하나는 인간의 행동이고, 하나는 약속과 실행을 확인하는 일이다. 그것이 'I must doubt'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무신론자에 가까운 이유기도 하다.
많은 배우들이 카메오로 출연하고 있다. 잠시 뮤지컬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 것도 신선하다.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마동석류의 영화가 아니라는 점도 색다르다.
2007년 금융위기 전부터 시작하는 배경을 보면 압구정을 하나의 상징으로 보여주고 있다. 화려하고 부와 권력이 집중되어 있는 곳이다. 당연히 불나방들이 모여드는 것도 피할 수 없다. 성공의 모습을 갖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영화에서는 탐욕과 권모술수 속에서 떠오르고 주저앉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좋은 기회가 오고, 그에 걸맞은 실력을 갖고, 마음 맞는 사람과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은 행운이고 행복이다. 그것이 깨지기 시작하는 것은 머릿속에 항상 기억하는 안나 카레니라의 첫 구절이 잘 설명해 준다. 잘 되는 곳은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합심하고, 안 되는 곳은 제각각의 목표를 위해 제각각으로 복잡하게 돌아갈 뿐이다. 그런데 그것을 참 알기 힘들다. 아니 알 수가 없다. 사람이 행복과 성공의 근원이며, 동시에 좌절과 실패의 원인이기 때문이다. 그 한복판에 나라는 존재가 귀를 쫑긋 세우고, 머리를 굴리며 우왕좌왕하는 것은 아닐까?
현실에서 내가 하는 일을 보며 함께 하는 소중한 사람들을 의지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아쉽고 원망 섞인 생각이 들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하기로 한 일들을 잊지 않고 이루어 가는 것이고, 조금 섭섭한 날엔 그 중요한 것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뿐이다. 그렇게 모든 것이 잘 된다는 보증은 어디에도 없다. 단지 조금 잘 되는다는 확률이 나아질 뿐. 그 또한 시간의 굴레에서 길에 따라 변할 뿐이다.
읽고 있던 책에서 너무 꽉 쥐려고 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생각난다.
새해에는 좋은 선택과 좋은 결과를 위해 노력할 뿐이지.
#압꾸정 #탐욕 #초심 #신뢰 #협력 #영화 #마동석 #khori
'영화 공연 (劇)'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구에게나 시간속에 흩어지지 않는 순간이 있다 - 인생은 아름다워 Life is Beautiful, 2020(★★★★★) (0) | 2023.01.08 |
---|---|
고통 없는 자백은 없다 - 자백 Confession, 2020 (★★★★★) (0) | 2023.01.01 |
가족은 우리들의 요새 - Avatar: The Way of Water (★★★★+1/2) (0) | 2022.12.18 |
역사는 반복되지 않아, 단지 사람이 반복할 뿐 - 리멤버 (★★★★+1/2) (0) | 2022.12.04 |
Respect! -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2022 (★★★★) (0) | 2022.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