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실무 숙력도가 쌓이고, 사업모델, 제품전략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들에게 가볍게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책의 내용은 이해하기 쉽다. 그 내용을 만들어 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세상에서 성공하는 일들은 누가봐도 그럴만한 쉬운 사업, 제품, 서비스 모델을 갖고 있다. 그것이 너무나도 쉽게 구성되어 있지만, 쉽게 돌아가게 하기 위한 다양하고 난이도 있는 업무를 따라가지 못하기에 모방하지 못한다. 반면 복잡하고, 어떻게 돈을 버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세상에 널려있어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읽은 스핑클 (http://blog.yes24.com/document/7550968)을 보면 반대(역발상), 수정, 결합, 대체, 보완, 분리, 제거라는 사고를 통해서 새로운 혁신을 추구하거나 재정의를 시도한다고 말하고 있다. 나와 같이 제조업 해외영업을 하는 입장에서 가장 익숙한 방식은 수정, 보완, 대체가 일반적인 방식이고, 결합, 분리는 조금 어려운 수준의 일이다. 제거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효과는 후자로 갈수록 뛰어나다. 아마 일상에서는 통찰모형이 아니기에 나오지 안았지만 "결합"이란 평이한 방식이 가장 많다. 하지만 진정한 혁신은 빼기로 완성된다. 뺄것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는 충분하다.
이 책을 통해서 상당히 많은 기업들의 혁신 사례를 볼 수 있다. 내가 책속에서 언급된 기업의 성장과정을 함께 한 곳도 있다. 하지만 책이 씌여진 2012와 현재는 또 다른다. 언급된 기업들의 생각나는 기사와 2012년의 기록을 보면서 유효성을 함께 생각해 보는 재미가 있다.
복잡한 목차보다도 서문에 없던것을 찾는다, 있던것을 바꾼다. 있던거을 없앤다라는 말이 통찰과 혁신, 이를 총칭하는 의미의로써 창의성(creativity)을 끌어내는 방법이다. 사고와 틀이 전환되지 않으면 다다를 수 없고, 의문(why)과 견소왈명(見小曰明)하지 않으면 틀의 전환을 통한 진보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던데로 해서 될 일이 아니고, 틀의 전환을 하더라도 끈기를 갖고 실행하지 않으면 생각하지 못한것만도 못하다. 이런 본질적 insight는 삶에서도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목차를 보고 잘 이해가 되는 당연한 말이면 자기계발서이고, 목차를 보면서 그럴듯 한데 좀 읽어봐야 알 수 있다면 인문서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그럴싸하다. 하지만 진리란 보편화의 과정을 거친다고 가정한다면 딱 보고 이해가 되는 쉬운 말들이 진리에 가까울 수 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쉬운 말들이 어떤 영감을 끌어내는 가이다. 반면 복잡하고 고상해서 이해가 잘 되지 않는 진리를 잘 실행할 수 있겠는가? 지적유희와 실용성이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책을 쉽게 읽을 수 있고, 아는 말이니, 우스개소리로 자기계발서로 간주해야겠다. 그것이 나쁜가? 하지만 몇가지 배운 점과 나의 사고가 일치하는 점이 있다면 나는 괜찮은 책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책의 여러 사례에서 비슷한 것들을 모아서 나의 생각을 써보기로 했다.
1) 인간의 지속적 혁신 정신을 믿는 전제에서 성숙기업은 있어도 성숙시장은 없다는 글귀가 인상적이다. 성숙시장이란 곧 지는 해를 의미하는 부정적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책에서 언급된 몇개의 사례에서 불황기에 소비자의 심리를 많이 생각하게 된다. 솔직히 기업은 소비자의 심리보다는 자신의 이익과 매출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 더 사실에 가깝다. 생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이 강력한 실패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고객의 소리(VOC :Voice of Customer)와 현장에서 멀어질 수록 망하는 길이다. 소비자의 심리를 이해하는 한가지 방법 중 내 월급에서 이 가격만큼 제하고 이 제품을 받았을때 나의 만족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그때 더 냉정하게 현실을 볼 수 있다. 두번째는 내가 이것을 사용하는 사용자로써 만족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했을때와 전혀 다른 효용과 문제점에 직면한다. 나는 그것이 등가교환의 법칙을 측정하는 법이라고 생각한다. 정확한 등가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 믿음에 대한 합리적 동의를 추구하는 것이며, 등가교환의 믿음(Value = Price)만이 존재할 뿐이다. 이 믿음을 빨리 얻어내는 것은 먼저 주는 방법밖에는 없다. 아니면 더디게 빙빙 돌아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2) 고어(고어텍스 만든 회사)를 통한 제품개발 가이드
현장과 동떨어지면 이상적인 이야기와 교과서 수준(교과서 수준을 이해하는 것은 사실 대단히 중요하다..그 수준도 안되면 대단히 심각하기 때문이다)의 답보를 넘어서지 못한다. 아래의 글을 보면 제품, 서비스 기획이 모범 답안이 제시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현실적인 실행 가능성을 측정하는 질문은 사업성 분석의 모범에 가깝다. 특정 목표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도 있겠지만 대부분 창업이던 기존 업체던 그 분야에 존재할 때에 목표시장은 대부분 정해져있다. 목표시장을 모른다는 것은 자신의 업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기도 하다. 추가적인 확장등과 같은 예외의 경우가 존재하겠지만 아래의 질문은 제품기획, 사업성분석, 사업모델링에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3) 제거
있는 제품에서도 무엇하나 빼는 것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정적으로 반응한다. 꼭 어떤 기능과 제품, 서비스로 인해서 발생하는 문제의 심각성을 이해했을 때에야 사람들은 매몰비용의 공포에서 벗어난다. 책임과 결과의 두려움의 장막으로 인해서 소진한 시간, 자원의 낭비는 보이지 않게 한다. 그래서 위기일 수록 한발 물서서서 상황와 자신의 위치를 확인해야한다.
명품자켓이 나오기까지 취급하던 다양한 제품을 버리고 하나에 집중한다는 것은 말은 쉽지만 상당히 어려운 결정이다. 대기업에서 하나의 사업부가 사라질때를 상상해 본다면 쉬운 일이 아니다. 쉽게 이야기 하면 선발, 중간계투, 마무리를 다 뛸 수 있지만 특별히 한 부분에 나은 부분이 없는 것과 세 가지에서 하나의 특출난 선수를 본다면 감독으로 무엇을 택하겠는가? 우승이 목표가 아니라면 리그운영이 최우선임으로 전천후(실상은 땜빵용) 선수가 필요하겠지만, 우승을 목표로 한다면 각 분야의 최고 선수를 원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선수의 몸값은 그런 생각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잡동사니는 치워버려라는 말은 전략이 아니라 기본이다. 그 잡동사니가 자원의 기회비용을 갈가먹기 때문이다.
4) 마케팅 불편의 진리
22가지 마케팅 불변의 법칙이 상당히 공감가고, 명저라고 하지만 나는 명저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돈이 없으면 마케팅을 하지 못한다는 마지막 원칙에 절대 동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교과서와 현장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말이고, 그렇다면 이순신은 절대 나올 수 없다는 논리의 확장과도 같기 때문이다. 원균이 칠천량에 수장한 수군도 조선의 수군이며, 이순신이 연전연승한 수준도 동일한 조선이 수군이다. 그 차이는 장수에게도 있겠지만, 장수가 강조한 기본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이 사진에서는 중요한 두가지를 이야기 하고 있다. 가치사슬에서 부가가치와 고객의 느끼는 가치가 일치하는 지와 문제를 돌아볼 때 그 제품, 서비스의 본질에 대한 수준을 이야기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Back to Basics는 대단히 중요하다. 영업사원으로 뽑았는데, 다른 일은 최고 수준인데 영업만 못한다면 기본속성이 잘 못 된 것이다. (더 적합한 부서 이동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죽어도 이걸 하겠다는 분들도 있긴하다). 그런데 영업의 기초 숙련을 노력하지 않고, 회사의 지원이 없어서, 얼굴이 못생겨서, 고객의 수준이 떨어져서라고 백날 이야기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이 책을 보면서 혁신이란 어쩌면 너무 멀리 있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도 한다. 분명 새로운 사고와 사업모델링이 존재한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에서 성공하는 상당 부분은 꽤 합리적이고 당연하다. 그럼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못하는 나의 안목과 수준을 돌아보는 길이 상당히 빠른 길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