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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잡부(天上雜夫)_ 사업관리 시즌 2 (해외영업 시즌 1) )

해외영업을 하면서 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차이

by Khori(高麗) 2012.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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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분야에 종사하다보면, 다양한 부서의 협력을 통해서 결과물이 나오다보니 피치못할 일이 많이 생긴다. On-line판매나 인터넷쇼핑은 유통업체들이 월별물량, 안전재고등을 확보하여 판매함으로 특별히 수요가 부족한 제품이나 일시적인 주문폭주등을 제외하고는 제조사보다는 대응이 보단 원활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조사의 해외수출, 해외법인거래등은 일반 소매거래가 아니라 도매상 거래, 즉시공급이 아닌 생산일정을 고려한 공급일조정을 해야하기 때문에 복잡한 일도 많이 발생하고, 부족할땐 더 악화되고, 풍족할땐 다들 비슷하다. 해외영업을 일종의 intelligent 3D업종이라고도 생각하면서 Intelligent Artist라고도 할 수 있는 것은 업무의 대부분의 구성이 조율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연구소 또는 상품기획과 개발일정을 조율하고, 생산공정 또는 SCM부서와 납기조율을 해야하고, 고객과 이를 바탕으로 일정과 가격, 물량을 조율, 고객불만을 접수하여 CS부서와 또 다른 조율을 진행하면서 결과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뛰어난 조정자의 역량을 많이 쌓아야한다. 즉 규모의 크고 작음을 떠나 leader로서의 역량과 자질을 개발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그 자리를 유지하기 어렵다. 어느 부서나 공통된 일이겠지만, 핵심을 간파하는 집중력, 사람을 배려하는 능력, 목표를 잊지 않는 감각, 도덕성과 상상력, 마지막으로 지속적인 공부가 필요한것 같다. 왜냐하면 기업의 맨 앞에서 부대이고, 여기서 전멸이면 뒤쪽은 그냥 손가락 빨고 놀게되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적인 특성과 함께, 내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경험해보면 확연한 차이가 있다. 그리고 이런 차이를 제외하고 스스로 노력하지 않는 자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 후미에 바둥거리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다. 다 뿌린데로 거둘뿐이다. 놀고먹고쉬고하면 왜 돈주고 시키나!


대기업은 어떤 면에서 학교와 같다. 전체의 꼼꼼한 시스템을 따라 그 틀에 맞춰 업무 pace를 맞춰가야한다. 그 속도가 대단히 빠르다. 정치적인 부분을 제외하면, 그 전체적인 시스템을 이해하고 업무를 하는가에 따라 장학생이 되느냐, 그저그런 대기업 해외영업사원이 되느냐의 차이가 발생한다. 놀려고 해도 수업시간에 강제로 들어가줘야한다. 시스템을 이해한다는 것은 나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명확하게 하는 일이다. 조금 비인간적인 측면이 있지만 그것이 분업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여기서 한가지 문제점은 그 역량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나랑 관계된 부서를 이해해야하는데, 그런 업무를 배우기가 쉽지않다. 영역이 명확하고, 침범하지 말하야 할 부분도 있고, 서로에게 피해가 발생시키면 책임의 구분이 명확하다. 그런데 그것을 넘어설때 더 위로 올라가는듯 하며, 이걸 또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것 같다. 냉정하게 적자생존의 법칙이며, 내 스스로 나의 지원부서가 무엇을 하는지, 어떻게 나를 도와주는지 그 핵심을 스스로 공부해야한다. 핵심적으로 보면 아무리 분업이라 하더라도, 사람과의 연대와 협조를 위해서는 시간과 정성, 노력을 투자해야한다. 그렇지 않고 왔다리갔다리만 하다보면 상품기획, 마케팅이 시키는데로 고객에 전달하게 되고, 이러면 농담삼아 이야기하는 국제택배사원이 되는것이다. 주문오면 수주처리하여 물건만 보내면, DHL, UPS, Fedex사원과 무엇이 다른가?  


결국 연구소나 상품기획과 회의나 접촉을 통해서 새로운 제품이 갖고 있는 기술의 변화, 특성의 변화를 파악해야한다. 이해하는 만큼 그 사람들과의 소통의 폭이 넒어진다. 그것이 내가 갖고 있는 영업외 자원이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고객이 요청하는 다양한 사항과 내가 갖고 있는 자원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를 찾아야한다. 거기서 창의적인 영업 기술과 노하우등이 발견된다. 재미있는건 SCM등과 협의시에는 구체적인 상황을 잘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 OJT등에서 신입사원들은 공장에 투입해서 몇일간 일을 시키는 의미를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노동의 대가를 이해한다면 기초수준이고, 어떤 흐름이 연속되어 결과물이 나오는지 시스템을 잘 이해하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한다. 그게 그 회사의 본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외영업사원은 연구소, 생산관련부서를 들어갈땐 눈과 귀를 활짝열고 입을 무겁게 하고 다녀야한다. 그 자잘한 것들이 모두 나의 예술활동에 쓸 귀중한 소재이기 때문이다. 대기업인력들의 지식적 수준이 높음에도 세월이 흘러 역량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다양한 이유가 있게지만 시계불알처럼 왔다리 갔다리만 한다고, 일을 배우는건 아니다. 처음엔 타박이 좀 있어도 어깨넘어서라도 내업무 이외의 것들을 스스로 티내지 않고 조용히 배워야한다. 꼭 쓸데가 있다.


년매출 천억미만의 회사를 보면서 기본적인 흐름은 비슷하다. 다만 위와같이 학교로 비교하면 유치원부터 대학생까지 같이 다니는 대안학교라고 생각하면 될듯하다. 대기업이 같은 학년으로 시작하여 월반하해 가는 사람이 있다면, 중소기업은 여러학년이 한반에 모여있다고 생각한다. 대기업처럼 강제수업이 적기 때문에 만고강산시스템으로 살면 곧 바보가 될수도 있긴하다. 스스로 절제하고 노력할 줄 알아야한다. 특히 불만을 찾으면 삶이 고달프고, 기회와 희망을 찾으면 대기업보다 좋은 부분도 있다. 대신 월반이 아니라 초등학교를 건너뛰거나, 중학교를 건너뛰거나 할수도 있긴하다. 그게 곧 그 연배에 아주 드문 좋은 경력이 된다는 말이다. 


중소기업에서 해외영업한다면, 시스템을 이해한는 수준이 아니라 어떤 시스템을 만들어갈 것인가의 고민이 함께 해야한다. 시스템이 대기업과 같이 촘촘하게 구성된것이 아니라 부족한 상태라는 전제로 일해야하고, 시스템이 있는 자원과 부족한 자원을 파악해야한다. 조금 짜증나는 것은 그 부족분을 연결하고, 만들어가는게 조금 고생스럽다는 것이다. 대신 이런 과정을 통해서 나와 연결된 부분의 업무는 빨리 배울수 있다. 빨리배우는 이유는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몸을 조금씩만 운동삼아 더 쓰게되닌다고 하면 충분한 설명이 되겠지요? 하지만 여기에 시스템의 개념이 서지 않으면 반쪽짜리 인력이 되기 쉽다. 반쪽이라는 것은 해외영업직원으로는 유능할 수 있지만, 경영의 본질에 가지 못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끔 괜찮은 중소기업이 조금 돈벌고 무너지는 것을 보면 그런 생각이 많이 든다.  사실 중소기업이나 벤쳐라면 더 많이 공부해야한다. 사람들이 봉급받는 것으로만 생각하지, 내가 당당하게 노동력을 팔아 고객인 기업을 만족시킨다는 마인드가 부족한 사람이 많다. 받고서 움직이는 수동적인 사고에서 움직여서 받는 능동적인 사고의 전환이 또 다른 동력이 될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대급부는 하나확실하게 있다. 이렇게 하다보면 대기업에서 배울 기회가 적은 능력이 한가지 생기는 것이다. 나는 실전의 힘이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해보니까"라는 말을 정말 당당하게 할 수 있다.(매체에 나오는 양반의 말과는 좀 다른 느낌입니다). 또 협력부서가 하는 말을 더 빨리 알아듣는다는 것이고, 몸으로 부디치다보면 좀더 빠른 소통의 깨우침도 있다. 머리쓰고 사는게 편하지만 이런 작은 움직임들이 또다른 예술활동을 위한 자원을 공급해준다. 다른 한가지의 매력일지도 모르겠다. 결정적으로 여기서 일정성과를 낸다면 대기업도 탐내는 인재가 될수 있고, 대기업부럽지않은 기회도 있다. 대기업에서 임원다는 것보단 쉬울지도 모르겠다. 그게 군인이 별다는거랑 별반 차이가 없을꺼다.


연봉만 따질꺼면 그냥 사채시장가서 일배우는게 낫고, 영업을 하고 싶다면 자기의 성향과 역량을 따져서 목표를 세우고 그 길을 향해 가면될듯하다. 내가 제일 혐오하는 말이 개나소나 할일없으면 장사나 하지 하는데, 참 무식한 소리가 아닐수 없다. 종합예술을 할일 없으면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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