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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연 (劇)

현실과 전설의 세계에 영원한 것을 알아가는 시간 - 나니아 연대기 캐스피언 왕자 (The Chronicles Of Narnia : Prince Caspian)

by Khori(高麗) 2020.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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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의 오르락 내리락처럼 좋은 때에 있으면 슬플 때가 다오는 것을 알고, 슬플 때에 있으면 좋을 때를 알아야 한다. 이런 변화가 당연하다는 것이 변하지 않는 일이다.

 

 전설의 세계에서 왕과 여왕이 되었던 피터, 에드먼드, 수잔, 루시는 현실의 평범한 학생으로 돌아왔다. 무릉도원에 들어갔다가 다시 찾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그들은 다시 돌아가지 못했다. 전설의 세계에서 영웅이 되는 곳에 갔다가 돌아온다면 현실의 격차가 큰 정신적 문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모두의 마음속과 머릿속에 이런 곳이 하나쯤 있는 것은 현실도피라기보다 즐거운 활력소가 될 수도 있다. 호기심과 상상력은 인간에 언제나 희망을 준다.

 

 그들이 현실에서 보낸 시간만큼 나니아에도 1300년의 시간이 흘르고, 많은 변화가 있었다. 나니아는 오랜 세월의 흐름 속에 폐허가 되고, 텔마린족이 새로운 왕국을 이루었다. 왕국이 강성하고 권력이 집권되면 투쟁이 생긴다. 삼촌인 미라즈는 조카인 캐스피언 왕자를 숙청하고 왕국을 차지할 꿈을 갖는다. 전설의 세계도 탐욕은 변하지 않는다. 이런 혼돈의 시대에 현자 캐스피언에겐 코넬리우스가 있다. 

 

 마법의 나팔로 피터, 에드먼드, 수잔, 루시는 다시 마법이 세계로 소환된다. 이들이 소환된다는 것은 '미래를 알기 위해서 과거의 역사를 돌아본다'는 말이란 생각이 든다. 과거가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과거를 보는 것은 추세를 보는 것도 있지만, 유사한 상황에 대처하는 인간의 사고력을 이해하는 것을 통해서 미래에 대한 변화의 대응책을 세우는 것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미래는 모두 처음이다. 하지만 상상하고 마음의 준비를 한 것과 닥치는 대로 하는 것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1300년의 시간은 많은 변화를 만들었다. 전설의 세상이 오래 전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은 신기하다. 마법과 전설의 기능은 쇠퇴하고 인간과 더딘 문명 발전만 남았다. 1300년 동안 마법을 잃고, 겨우 투석기 정도라니 좀 형편없는 텔마린족의 발전 속도가 재미있다.

 

 아슬란과 하얀 마녀로 갈라졌던 나니아는 생존을 위해서 뭉쳤다. 노회찬이 외계인이 침공하면 전 지구가 뭉쳐야 한다는 말처럼 연대와 협력은 세상에 필요하다. 당연히 하얀 마녀를 소환할 시도, 사라진 아슬란을 찾는 노력도 있다. 아슬란이 道나 善이라면, 하얀 마녀는 무엇이라고 해야 할까? 惡이라고 해야 할까? 선과 악도 시대의 문화에 따라서 차이가 존재하지만 본질적인 구분은 가능하다. 그렇게 보면 근원적 본질도 변하지 않는다.

 

 텔마린의 미라즈는 왕국을 장악하고, 캐스피언과 1300년 전의 전설의 왕과 여왕은 마지막 일전을 치른다. 그 열세를 모면하기 위해서 피터는 결투를 신청한다. 무모한 일처럼 보이고, 압도적 병력의 차이 속에서 이는 허세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런 일이 이루어지는 것은 소중한 것을 지키고자 하는 용기와 올바른 뜻을 갖은 명분과 명분에 맞는 일 때문이다. 올바른 뜻과 행동은 전설의 세계에서는 언제나 유효한 카드다. 현실에서는 이를 이룰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두 곳 모두에서 실력은 가장 쓸만하고 유용한 도구다.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서 아슬란이 돌아오고, 이익과 음모로 뭉쳐진 텔마린 족의 왕국 패한다. 신의와 올바른 명분이 머무는 곳이 득세하는 것은 당연하다. 승리를 확인하며 패자에게 혹독하게 대하지 않는다. 현실이나 전설의 세계나 나아갈 미래는 오늘보다 더 좋은 세상, 어제보다 아주 조금이라도 나아진 세상을 꿈꾼다. 희망도 절대 버릴 수 없는 일이며, 용서와 화해도 져버릴 수 없는 의무다.

 

 피터는 여전하고, 에드먼드는 1편의 과오를 넘어서 더욱 멋지게 성장하고 있다. 수잔은 그만그만하고, 루시는 영특함과 자신이 간절한 마음과 꿈을 절대로 잊지 않는다. 아슬란이 만들어 준 길을 통해서 다시 현실의 세계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 피터의 말처럼 누군가는 다시 나니아의 세계로 올 수 있고, 누군가는 그렇지 못하다. 그것이 잃어버린 아이와 같은 순수함 때문일까? 나이 먹으면 알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크게 많이 알게 된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 나의 문제 아닐까? ㅎㅎ

 

 수잔과 캐스피언의 미묘한 시선과 감정을 보면 재미있다. 1300살이 많기에 이루어질 수 없다는 것, 1300년의 세월이 흘러도 마음이 간다는 것이다. 인간 세상과 전설의 세상에도 사랑은 또 변하지 않고 풍부하게 남아 움직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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